<단체장 칼럼> 자식된 도리로 어르신을 섬기다
<단체장 칼럼> 자식된 도리로 어르신을 섬기다
  • 시정일보
  • 승인 2015.05.0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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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어버이날을 앞둔 지금, 민선 5기 구청장이 되는 것을 못보시고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만 하면 아직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아버지께서는 늘 “너는 용산의 아들이여, 용산 구민들의 자식으로 살아야한다”고 하셨다. 그 말씀은 지금도 구정을 이끄는 큰 힘이 되고 있다.

 감사한 이름, 어머니

5년 전, 57년을 함께 살아온 남편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절대로 고향을 떠나시지 않으시겠다는 어머니를 설득해 간신히 서울로 모셨다. 가족들이 일터에 나가 있는 동안 텅 비어버린 집에서 적적하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노인정이며 노인대학에 나가보시라고 몇 번이나 권유를 했지만 번번이 거절하셨다. 그 때마다 어머니가 촌사람이라 부끄러워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모처럼 일정이 한가했던 지난 주말, 어머니와 모처럼 함께 산책을 나가기로 했다. 현관문 밖으로 나서면서 어머니가 걷기 불편하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손을 잡아드렸다. 그런데 가슴 한 켠이 아려왔다. 오랜만에 잡은 어머니의 손이 많이 쭈글쭈글하고 거칠어져 있었다.

내 기억 속 어머니의 손은 항상 부드럽고 따뜻했다. 그 손으로 내가 지쳐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잡아주셨다. 내가 잘 해내면 머리를 쓰다듬어 격려해주셨고, 동네 어귀에서 ‘엄마’라고 부르면서 집으로 뛰어가면 두 팔 벌려 맞아주셨다. 친구들을 잔뜩 데리고와 배고프다고 투정부리면, 없는 살림에 인상한번 찌푸리지 않으시던 어머니셨다. 내가 끙끙 앓을 때는 그 손으로 머리를 짚어주시고 배를 만져주시며 함께 아파 하셨다. 어머니의 손을 잡으니 어릴 적부터의 오래된 추억들이 샘물처럼 솟아났다.

“내가 동네 노인정이나 노인대학 안가고 싶은게 아니다. 혹시 내가 거기 갔다가 행동이나 말실수 하면 어떡하나... 구청장 에미가 아들한테 피해가 가면 어쩌냐... 차라리 그냥 안가는게 낫지...” 동네를 걸으시며 어머니는 느린 말투로 속내를 드러내신다. 당신 보다는 아들을 먼저 생각하셨던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었던 것이다.

가난한 농사꾼의 아내로, 칠남매를 낳고 팔십 평생을 사셨던 어머니가 지금 편찮으시다. 세상의 병명으로는 치매 초기라고 한다. 편찮으신데도 그저 아들 걱정뿐이시니 그 사랑을 어찌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최근 만 65세 이상 어르신 인구뿐만 아니라 중풍,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 치매로 고통 받는 어르신과 가족의 마음이 지금 딱 내 심정이기 때문이다.

이제 어르신 복지는 한 개인, 한 가족의 문제가 아닌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할 문제다. 그래서 나는 지역의 어르신을 존경하고 섬기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용산의 어르신들을 제대로 모시는 일이야말로 가장 큰 보람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다.

올해부터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어르신의 날’ 조례를 제정하여 특별한 이벤트가 열린다. 5월 16일(토) 용산가족공원에서 어르신의 날 행사가 열린다.

다양한 행사와 공연을 통해서 어르신들을 위한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 드릴 예정이다. 대사증후군 검사, 치매 검사 등 다양한 건강 진단을 직접 받을 수 있고 발마사지, 이미용, 네일아트, 실버요가, 체조, 스마트폰교육 등 다양한 체험도 해볼 수 있다.

이외에도 ‘어르신 전문 복지 서비스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인들의 여가 지원 시설 '서계 노인여가 복합센터'가 지난 4월 7일 문을 열었다. 마을의 사랑방 역할은 물론 독거노인을 위한 공동주거 공간도 마련됐다.

용산은 구립한남노인요양원과 효창동 구립용산노인전문요양원 등 서울에서 80병상 이상의 도심내 노인 요양원을 2곳 운영하는 자치구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노인복지시설 보수와 경로당 프로그램 다양화, 어르신 일자리 사업 내실화로 어르신들의 건강과 노후를 책임지는 용산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다.

나는 우리 어르신들이 “용산에 살아서 참 좋다”라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 싶다. 앞으로도 무엇보다 자식된 도리로 용산 구민을 섬기고, 부모된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보며 구정을 펼쳐나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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