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서울시장들과의 해외순방 에피소드 솔깃
역대 서울시장들과의 해외순방 에피소드 솔깃
  • 이승열
  • 승인 2015.06.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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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팀장의 해외출장 레시피> 책 출간 화제
   
▲ 이남형 과장(왼쪽 두번째)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에서 박원순 시장(가운데)을 수행하고 있다.

서초구 이남형 과장, 자타공인 ‘국제업무통’

공직 30년, 출장 30여회 110개 도시 방문

 

 

[시정일보]지난 2012년 2월, 박원순 시장을 포함한 서울시 대표단이 일본 요코하마의 홍수방지시설을 시찰했다. 귀국 하루 전 도쿄의 한 호텔에서 박 시장은 순방에 동행한 실무 과장들과 순방 성과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러던 중 박 시장은 문득 당시 국제협력담당관 팀장이었던 이남형 서초구 건강정책과장에게 물었다. “이전 해외출장은 어땠나요?”

이 과장은 자신도 모르게 역대 시장들과의 순방 에피소드를 20분간 얘기해버렸다. 이야기를 들은 박 시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지금 이 팀장이 말한 모든 것들은 서울시 국제업무의 산 역사입니다. 혼자서 간직하고 있으면 안 돼요. 후배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회고록을 남기세요” 박 시장의 권유는 이 과장이 <이팀장의 해외출장 레시피>라는 책을 내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남형 과장(56)은 자타가 공인하는 서울시의 ‘국제업무통’이다.

지난 30년의 공직생활 중 시청에서 근무하는 19년 동안 주로 국제분야 업무를 담당했다. 총 30여회의 해외출장으로 110여곳의 도시를 방문했고, 이중 서울시장을 직접 수행한 것만 20회에 이른다. 주로 시장 순방 전 사전답사 업무를 맡은 탓에 수많은 어려운 문제들을 겪어야 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2년 사이에는 미국 LA서울홍보센터에서 주재관으로 2년2개월을 일하기도 했다. 이번에 낸 책 <이팀장의 해외출장 레시피>에는 이러한 국제 업무 경험들이 녹아들어 있다.

책에는 해외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뿐만 아니라 다양한 주변 이야기들도 실려 있다. 18장 ‘통역은 아무나 하나’에서는 1993년 송파구청 시민봉사실에서 근무하던 8급 시절 갑작스레 통역을 맡았던 일화를 볼 수 있다. 이 일은 영문과를 나온 이 과장이 ‘영어공부를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됐다.

2장 ‘장례는 치르고 가야지’는 읽는 이들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을 주는 에피소드다. 아들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출장에 임해 감정을 억누르며 묵묵히 일하던 선배를 보고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가다듬었다는 일화다.

이와 함께 부족한 영어실력을 늘리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도 책 전편에 걸쳐 살펴볼 수 있다. 역대 서울시장이 등장하는 다양한 사진들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이 과장은 “세월이 지나면 남은 것은 추억과 교훈”이라며 “그걸 표현하는 사람과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전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또 “이번에 낸 책은 알려진 이야기들이 중심이 됐지만, 더 숨겨진 얘기들과 공직 생활 전반에 대해 얘기하는 속편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국제업무의 경험과 방향을 후배들에게 모두 전해주고 싶다”면서도 “물론 지금은 서초구에서 메르스와 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게 웃었다.

이승열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