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다가서는 ‘삶의 멘토’ 역할 톡톡
마음으로 다가서는 ‘삶의 멘토’ 역할 톡톡
  • 李周映
  • 승인 2015.07.02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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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방학2동 방문복지팀 김재호 팀장
   
 

행정직으로 출발, 15년째 ‘복지 한우물’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시범, 더 바빠져

“복지는 희생정신보다 ‘인간愛’에서 출발”

 

[시정일보]“방학2동에는 특히 어려운 분들이 많아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분들도 많으시지만 마음이 외로운 분들도 참 많죠. 15년 동안 복지 관련 업무를 해오다 보니 한 가정 가정이 도움을 받고 지원을 통해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 그것이 제 행복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방학2동 주민센터에서 만난 김재호 팀장은 행정직으로 입사했지만 15여년을 복지 관련 업무를 맡고 있어 구에서 복지관련 업무를 가장 오래한 직원으로 꼽힌다.

가장 일이 많고 힘든 업무 중 하나로 꼽히는 복지 업무를 오랫동안 맡아온 그에게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했다.

“특별히 지원을 한 건 아닌데 어쩌다보니 계속해서 복지 업무를 담당하게 됐네요. 사실 1979년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시골출신으로 자리를 잡는데 형편도 넉넉지 않은 상태로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그렇다 보니 어려우신 분들을 보면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막막했던 생각이 나더라구요. 남일 같지 않아 좀더 마음으로 그분들께 다가갈 수 있었죠.”

수많은 사연 많은 사람들을 만나온 그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분이 한명 있다고 했다.

하루는 70대 중반의 할아버지 한분이 1평 남짓한 고시원에서 어렵게 살고 계시다는 이야길 듣고 찾아갔다. 어르신은 5번 이혼하고 자식들도 많이 있지만 처지가 어렵다보니 연락을 못하고 지내고 있는데 계속해서 마음이 쓰이고 생각나는 딸이 두 명 있다고 김 팀장에게 털어 놓았다.

이야길 들은 김재호 팀장은 어렵게 두 딸에게 연락해 아버지의 소식을 전했지만 교사와 대기업 직원으로 근무하는 이들은 아버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만나길 거부했다. 이에 김 팀장은 두 딸에게 아버지의 어려운 상황을 여러 차례에 걸쳐 설명하고 어렵게 설득해서 금전적으로라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두 딸들이 매달 일정액을 어르신 통장으로 보내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드렸어요. 끝까지 어르신과 만나길 거부했지만 고령의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그것도 하나의 후회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러번 설득을 했죠. 어르신께서는 수급자를 면하게 됐고 지금까지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시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도봉구 방학2동은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시범동으로 선정돼 지난 3월부터 65세와 70세 어르신들의 보건ㆍ복지 서비스를 실시해 왔다. 어려움도 많았다.

주민들에게 홍보가 부족했던 탓에 보이스 피싱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고, 때론 아직 현직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데 보건ㆍ복지서비스를 왜 받아야 하느냐며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다.

이때도 김 팀장이 택한 방법은 꾸준히 설득하고 이해를 시키는 방법이었다.

“처음에는 화만 내시던 어르신들도 나중에는 이렇게 좋은 서비스가 있었냐며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을 하시기도 했죠.”

그는 이렇게 사람들을 직접 만나면서 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됐고, 경제적 지원뿐이 아닌 촘촘한 복지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방학2동에서는 삶이 힘들어서, 외로워서 자살하시는 분이 한 분도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주민들이 언제든지 힘든 일이 있거나, 외로우실 때 편하게 들러 차 한잔을 나누며 이야기 할 수 있는 동네 사랑방 같은 곳으로 동 주민센터를 이용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