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천소방서 건립, 더 많은 관심 필요
<기자수첩>금천소방서 건립, 더 많은 관심 필요
  • 이승열
  • 승인 2015.07.1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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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성동구와 금천구의 공통점이 뭘까? 이 어려운 질문의 정답은 ‘소방서’다. 성동구와 금천구는 소방서가 없는 유이(唯二)한 자치구다.

하지만 2017년 6월이 되면 금천구만이 소방서가 없는 유일한 자치구로 남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성동소방서가 지난해 건립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성동소방서는 현재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며 올 연말 공사를 시작해 2017년 5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천구는 현재 구로소방서 관할 지역이다. 1995년 금천구가 구로구로부터 떨어져 나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구로소방서 관할 면적이 턱없이 넓다는 점이다. 지난 1월 한 언론사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구로소방서의 관할 면적은 서울에서 가장 넓고, 구로소방서에서 서울의 남쪽 끝 ‘땅끝마을’인 시흥3동까지는 자동차로 30분이 걸리는 거리라고 한다. 화재 진압 골든타임인 ‘5분’ 안에 소방차가 도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금천소방서가 건립되기까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우선 부지 선정이 이뤄져야 한다. 애초 금천구는 시흥대로변에 소방서를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가장 빠르게 금천구 전역을 커버할 수 있는 도로다. 하지만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의 타당성용역조사(2013.10~2014.1)에서는 대한전선 남측부지가 가장 적당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대해 금천구는 소방차량의 신속성이 떨어지고 진입로 여건이 좋지 않다는 입장이다. 구는 다시 추가로 7곳의 후보지를 조사했고 다행히 현재는 토지주와의 협상 단계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언제쯤 부지가 확정될 것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부지 선정 이후에는 예산편성이라는 난제가 남아 있다. 소방서 건립은 100% 시 소방재난본부의 예산으로 이뤄진다. 금천구는 약 340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금천소방서가 후순위로 밀려있다는 점이다. 소방재난본부는 성동소방서 및 은평소방행정타운 건립에 우선적으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천소방서는 성동소방서 완공 이후에야 첫 삽을 뜰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금천구는 소방재난본부가 내년 본예산에 금천소방서 설계비를 반영하고 2017년에는 공사를 시작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소방서 건립이 구민의 20년 숙원임을 감안해 서울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고 있는 것. 앞으로도 적지 않은 관문을 거쳐야 하고 각각의 관문 통과조차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쯤 숙원이 이뤄질지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서울시를 비롯한 모두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는 있다. 솔직히 이 현실이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에서 상식적으로 용납되는 상황은 아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