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욕심의 불길은 반드시 스스로를 태워
<시청앞>욕심의 불길은 반드시 스스로를 태워
  • 시정일보
  • 승인 2015.07.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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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生長富貴叢中的(생장부귀총중적)은 嗜欲如猛火(기욕여맹화)하며 權勢(권세)가 似烈焰(사열염)하나니 若不帶些淸冷氣味(약불대사청랭기미)하면 其火焰不至焚人(기화염부지분인)이라도 必將自 矣(필장자삭의)니라.

이 말은 菜根談(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써 ‘부귀한 집에서 성장한 사람은 그 욕심이 사나운 불길 같고 그 권세가 날카로운 불꽃과 같다. 만약 조금이라도 맑고 신선한 기운을 지니지 않는다면 그 불길이 남을 태우지는 못하더라도 반드시 그 자신을 태워버리고 말 것'이라는 의미이다.

모든 욕심은 지극한 이기심에서 비롯한다. 과거의 모든 도덕률은 우리들로 하여금 결코 이기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일러주지만 어느 누구나 자기 자신을 버릴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기의 행복만을 위하여 행동하는 자기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그 이기심이 타인의 기쁨에게까지 미치는가 아니면 타인의 기쁨을 짓밟는가에 있다. 사랑은 두 사람의 에고이즘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우리의 옛날 속담에 부잣집 가운데 자식이란 말이 있다. 흔히 부잣집 자식은 일하지 않고 방탕하다고 하여 무위도식하는 사람쯤으로 인식되어 온데서 나온 말이다. 부잣집 가운데 자식이니 그 욕심이 오죽하랴 싶은 의구심에서 비롯된 것이리라. 부잣집일은 부잣집 밖으로 끌어내지 마라. 오직 그대자신의 일에 충실하라.

작금에 들어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전 국가보훈처장이 자신의 주소지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법인 명의로 해외 방산업체와 고문 계약을 맺은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김 전 처장은 차세대 해상작전헬기로 ‘와일드캣(AW-159)’이 선정되도록 힘을 써준 대가로 제작사 아구스타웨스트랜드(AW)로부터 14억 원의 고문료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사실여부는 차체하고라도 백범의 손자가 우리 군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방산비리와 연관된 것 자체가 가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독립운동가의 자손은 어렵게 산다’는 일반적 통념과 달리 미국 유학을 다녀와 임시정부 무대였던 중국 상하이의 총영사까지 지냈다. 역대 정부가 백범의 국가적 기여를 잊지 않고 후손들에게 공직을 배려한 점을 거꾸로 이용했다면 이는 국가와 국민에 대한 배은망덕이 아닐 수 없다. 어떠한 경우라도 방산비리를 뿌리 뽑지 않으면 유사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없으므로 이는 중차대한 범죄라 아니할 수 없다. 욕심의 불길은 반드시 스스로를 태우게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