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칼럼> 이상한 이야기
<시정칼럼> 이상한 이야기
  • 시정일보
  • 승인 2015.08.0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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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 논설위원
   
 

[시정일보]사람은 누구나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음미하면서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기쁨과 슬픔의 파장은 판이하게 다를 수 있다. 필자는 그 감정의 결과들이 인간이 가진 나름대로의 합리적 사고와 태도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옛날 한 나그네가 페르시아 사막을 걸었다. 한참 그 길고 긴 사막을 고달프게 걷고 있는데 하늘에서 이상한 이야기가 들렸다. “쉬지 말고 계속 북쪽으로 10리만 가라. 그러면 네가 갈구하던 오아시스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오아시스에 있는 많은 조약돌을 네 마음대로 주머니에 넣고 하룻밤을 자고나면 이튿날 아침잠에서 깨자마자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맛보게 되리라” 라는 얘기였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나그네는 한번 믿어 보기로 하고 그 길을 걸었다.

그러자 정말로 오아시스가 나왔고 그 주변에는 조약돌이 많이 널려 있었다. 나그네는 이 조약돌을 두 주머니만 넣을 것인가 아니면 모든 주머니에 전부 넣을까 망설이다가 잠자리가 불편할까봐 양쪽 바지 주머니에만 넣고 잠을 잤다.

나그네는 날이 새자마자 호기심으로 주머니에 있는 조약돌을 조심스럽게 꺼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어제 하늘에서 들려오던 이상한 소리대로 정말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안게 되었다.

주머니 속의 조약돌을 꺼냈더니 모두 황금덩이로 변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조약돌이 황금덩이로 변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던들, 잠자리가 아무리 불편했더라도 모든 주머니에 돌을 가득 넣고 잘 걸, 하는 후회가 밀려온 것이다. 그래서 나그네는 두 가지 감정을 모두 느끼게 된 것이었다.

이 우화는 우리들에게 좋은 교훈을 던져 준다. 우선 쉽게 깨달을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다’는 사실이다. 황금을 양쪽 바지주머니만큼 얻은 것은 조약돌을 양주머니에만 넣은 탓이었다. 만약 전날 밤 열 개의 주머니에 모두 돌을 넣었다면 황금덩어리는 열 주머니만큼 생기지 않았겠는가!

‘매사 자기가 할 탓’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필자는 이 우화에서 다시 읽어낼 수 있다. 바꾸어 말해서 그만큼의 황금덩어리가 생겼다는 것은 양 주머니만큼의 조약돌 밖에 넣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이는 곧 무슨 일이든 성공과 실패는 자기 행위의 결과라는 사실을 강변하고 있지 않은가!

이를 반추해 보자. 이 우화에서 누구든 ‘올바른 이야기를 할 때는 잘 받아들일 줄 아는 개방적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남에게서 배운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가? 인간은 각자 인생관과 가치관이 다르고, 개성 그리고 사고방식 등 무엇 하나 나와 똑같은 사람을 찾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말이 ‘이상한 이야기’로 들리는 것이다.

남의 의견을 경청하고 이해시키는 유일한 길은 바로 대화이다. 필자는 평소에 겸허한 마음으로 상대방과 대화를 통해 의견을 개진해 나가는 습성을 기르도록 젊은이들에게 강조하곤 한다. 세상을 살다 보면 종종 다수의 의견에 갈팡질팡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중지를 모아야 하는 작업은 필수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남이 잘 한 것을 보고 모방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이 하기 전에 먼저 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1492년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달걀을 어떻게 세웠는지 떠올려 보라. 상식을 깨고 상식을 벗어나는 것이 혁신이다. 요즘 잘 풀리지 않는 일이 있다면 혁신적인 방법을 생각해 보시라.

사막을 걷던 나그네가 하늘에서 들려오는 ‘이상한 이야기’를 유심히 듣고 행동으로 옮겼다는 사실은 중요한 것이다. 그가 만약 이 소리를 듣지 않았거나 한 귀로 흘려버렸던들 적어도 두 주머니만큼의 황금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가정에서나 또는 사회생활 속에서 주변 사람과 윗사람 또는 아랫사람들의 이야기를 개방적으로 듣고 대화를 하는 사람은 적어도 두 주머니만큼의 황금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이다. 긍정적인 사고가 행복의 지름 길이다. 이렇게 ‘이상한 이야기’를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더 값진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이 우화를 통해서 얻길 기대해 본다.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