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맹목적인 편애가 사람을 망쳐
<시청앞>맹목적인 편애가 사람을 망쳐
  • 시정일보
  • 승인 2015.09.1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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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故(고)로 諺有之(언유지)하되 曰(왈) 人莫知其子之惡(인막지기자지악)하며 莫知其苗之碩9막지기묘지석)이라 하니라. 此謂身不修(차위신불수)면 不可以齊其家(불가이제기가)라.

이 말은 大學(대학) 修身(수신)편에 나오는 말로써 ‘그러므로 속담에도 있다시피 말하기를 사람은 자기 자식의 나쁜 점은 알지 못하는 법이며 자기 싹이 큰 줄은 알지 못하는 법이다. 이런 것을 두고 자신이 수양되지 않으면 자신의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 수 없다고 한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인간관계의 첫 걸음이 부모·자식·형제·친척으로 이루어진 가족 또는 집안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른 어떤 인간의 관계보다도 가까운 만큼 편애하는 것도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이기 쉽다. 특히 대표적인 것이 부모의 자식 사랑이다. 자식의 잘못을 꾸짖는 이웃을 오히려 탓하는 부모, 자식이 원한다면 무엇이든 해 주려는 부모, 자식의 출세를 위해 비리도 서슴치 않으려는 부모 등등 모두가 한치 앞을 못 보는 맹목적인 편애이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자식이 사회에 봉사할 리 없으며 그런 사람만이 가득 찬 사회에 화평이 있을 리 없다. 자기를 수양하는 것은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고 나아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하는 것의 뿌리요 첫걸음이다. 자신이 수양돼야만 형제와 다툼이 없게 되고 부모가 되어 자식을 편애하지 않게 되고 자식이 되어 부모를 저버리지 않게 되어 집안이 가지런히 된다.

일명 현대판 음서제 논란을 부른 국회의원들의 자녀 취업 청탁 의혹에 대한 여야대응이 미적지근하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당초 실정법 저촉 여부가 아니라 국회의원의 직업윤리나 책임의식이 문제된 논란이어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나 소속 정당의 대응이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회부 절차 결여로 국회 윤리특위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소속 정당의 정치적 징계 또한 석연찮은 이유로 무위로 매듭되거나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는데 대해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새정연 윤후덕 의원은 2년 전 변호사인 딸을 LG디스플레이에 취직시키기 위해 회사 대표에게 청탁 전화를 건 사실을 인정하고 딸을 퇴사시켰으며 새누리당 김태원 의원도 공공 기관에 변호사인 아들의 취직을 부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로스쿨 출신 변호사인 이주영 의원의 딸이 네이버에 특채된 의혹까지 받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여야 가릴 것 없이 스스로에 대해서는 유난히 너그러운 정치권의 행태를 보면서 정치불신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새삼 실감한다. 이런 국회의원들을 그대로 놔두고 김영란법으로 공무원·사립학교 교원·언론인들의 부패를 막겠다고 해봤자 우리 사회가 과연 맑아질 리 있겠는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