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회 민생현안 뒷전 - 유종환 기자
구의회 민생현안 뒷전 - 유종환 기자
  • 시정일보
  • 승인 2005.05.2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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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악구의회 의장불신임을 둘러싼 의원들 사이에 감정대립이 극에 달한 가운데 이를 지켜보던 지역주민들의 우려도 차츰 불만으로 치닫고 있다.
구의회 홈페이지 ‘의회에 바란다’라는 게시판에 의장불신임안이 가결된 이후 지역주민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는 것.
사건의 단초는 김형복 의장이 결산검사위원회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모 의원을 선정하고 경쟁에 나선 동료의원에게 활동비에 걸맞은 돈(용돈)을 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양보’를 권유했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이에 구의회는 지난 13일 열린 제128회 관악구의회 임시회에서 의장실과 의원연구실을 오가며 의장불신임안 상정을 놓고 설전을 벌인 가운데 오후 11시경 본회의장이 아닌 제 1회의실에서 찬성 18명으로 의장불신임안을 가결했다. 이 과정에서 의사봉은 내던져지고 심한 욕설이 오가는 등 민주주의를 실현해야할 회의장은 순간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지역주민들의 불만은 좀 다른데 있다. 이번 임시회에서 서울특별시관악구세조례중개정조례안 등이 보류됐고 서울특별시관악구세감면조례중개정조례안은 아예 상정조차하지 않는 등 구민생활과 직결되는 민생현안들은 뒷전이라는데 있다. 이전투구의 분쟁과 자기합리화나 편 가르기 논쟁이 지역주민들을 분노하게 한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가슴에 담아둔 말들을 하나둘 꺼내기 시작했다. 한 누리꾼은 게시판을 통해 “지역현안을 해결하기에도 바쁜데 빗나가고 있는 의회를 쳐다보면 가슴이 답답하다”며 성토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보류 또는 상정되지 않은 안건 처리를 위해 하루 빨리 임시회가 소집돼야 한다”며 의정의 장기표류를 우려했다.
관악구의회의 의장불신임 문제는 이제 구의회만의 문제를 넘어서 50만 관악구민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의원들 사이의 신뢰엔 금이 가고 상처만 남은 셈이다.
의회는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라는 말처럼 이번을 반성의 기회로 삼아 더 이상 구민들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파행을 중단하고 믿음과 확신을 주는 열성적인 의정활동을 펼쳐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