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밋밋한’ 서울시 국정감사
<기자수첩>‘밋밋한’ 서울시 국정감사
  • 문명혜
  • 승인 2015.09.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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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헤 기자/ myong5114@daum.net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9월17일에 실시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는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전에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국정감사는 의원들의 질의시간을 5분으로 할 것인지 7분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갑론을박 하며 30분 가량을 소모한 끝에 간신히 5분질의로 결론을 낸 후에야 시작됐다.

예견됐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박원순 시장에 대한 공격은 논란을 빚었던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에 집중됐고, 삼성동 한전부지와 잠실운동장을 연결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사업과 메르스 사태 당시 박원순 시장의 밤 10시 기자회견이 거론되는 정도에 그쳤다.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사용됐다. 만리동 주민들의 추진 반대 여론과 경찰청, 코레일, 도로교통공단의 부정적 의견이 공격의 근거가 됐고,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사업은 박원순 시장의 치적쌓기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보내졌다.

메르스 사태 당시 박 시장의 행적을 따지는 질의도 있었는데, 국가재난 상황에서는 국민의 혼선과 불안을 낳을 수 있다는 논리로 박원순 시장의 ‘심야회견’을 깎아 내렸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예상대로 자당소속 박 시장에 대한 옹호에 나섰다. 박원순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중앙정부의 예산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하고, 메르스 기자회견은 메르스 확산을 막은 ‘위기관리능력’으로 평가했다.

박원순 시장은 국제교류복합지구개발 사업이 전임 오세훈 시장이 계획한 것이고, 자신의 임기 중엔 착공정도만 할 수 있는 시간적 제약이 있다는 점을 밝히며 ‘치적쌓기 주장’을 반박했다.

메르스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와 각을 세울 필요도 없고 혼란을 자초할 이유도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날 서울시 국정감사를 지켜본 내외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새로운 게 전혀 없는 밋밋한 국감이었다는 반응을 보였고, 심지어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보다 퀼리티가 많이 떨어진다는 시니컬한 얘기도 나왔다.

그 흔한 호통소리도 없고 사업추진시 시민들의 의견수렴에 좀더 신경써 줄 것을 당부하는 정도에 그쳤으니 그런 말이 나오는 것도 전혀 무리가 아니었다.

차기 총선을 앞둔 마지막 국정감사. 민족의 2대 명절인 한가위 대보름을 앞두고 지역구 민심잡기가 최대현안인 국회의원들에게 이번 국감은 전념할 수 없는 ‘연례행사’라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