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청렴은 목민관의 본무요 모든 덕의 근본이다
<시청앞>청렴은 목민관의 본무요 모든 덕의 근본이다
  • 시정일보
  • 승인 2015.09.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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廉者(염자) 牧之本務(목지본무) 萬善之源(만선지원) 諸德之根(제덕지근) 不廉而能牧者(불렴이능목자) 未之有也(미지유야).

이 말은 <목민심서>에 나오는 말로서 ‘청렴이라고 하는 것은 목민관의 본무요 모든 선의 근원이고, 모든 덕의 근본이니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는 의미이다.

상산록에 의하면 청렴에는 세 등급이 있는데 나라에서 주는 봉급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설령 먹고 남음이 있어도 집으로 가져가지 않으며 벼슬에서 물러나 돌아가는 날에는 한 필의 말만을 타고 숙연히 가는 것이니 이것이 소위 옛날의 廉吏(염리)이며 이것이 바로 최상 등급이다. 그 다음은 봉급 외에 명분이 바른 것은 먹되 바르지 않은 것은 먹지 않으며 먹고 남은 것을 집으로 보내는 것인데 이것이 소위 中古(중고)시대의 廉吏(염리)였다. 가장 아래로는 무릇 이미 규정이 서 있는 것은 비록 그 명분이 바르지 않더라도 먹되 아직 그 규정이 서 있지 않은 것은 자기가 먼저 죄의 전례를 만들지 않으며 鄕(향)이나 任(임)의 자리를 돈 받고 팔지 않으며 재해를 입은 수확량에 대해 감면해 주는 세금을 중간에서 착복하지 않는 것 이것이 당시 소위 淸白吏(청백리)이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仁(인)한 사람은 인으로써 편안하니 슬기로운 사람은 인을 이롭게 쓴다고 했다.

작금에 들어 국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원에 대한 특혜 채용 의혹, 사무총장·감사위원의 중립성이 도마에 올랐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그 어떤 기관보다 도덕성과 독립성이 요구되는 국가 최고 감사기관인 감사원이 이런 논란에 휩싸인 것 자체가 매우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지난 4월 감사원에 채용된 로스쿨 출신 변호사 4명 중 3명이 각각 전직 감사위원과 감사원 국장, 전직 여당 의원의 아들이라면서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공정한 경쟁을 통해 뽑아놓고 보니 우연히 감사원 간부 출신 자녀였을 뿐”이라며 “성적이 우수한데 일부러 탈락시킨다면 역차별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런 감사원 해명은 ‘현대판 음서제’ 논란만 부추긴 꼴이 아닌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는 말이 있다. 감사원은 어떤 공직보다 가장 청렴과 도덕성을 요구하는 기관으로 공무원들의 청렴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번 국감 지적도 진위여부를 떠나 감사원으로서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며 청렴이라고 하는 것은 목민관의 본무요 모든 선의 근원이고, 모든 덕의 근본이니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는 <목민심서>의 律己六條(율기육조)에 나오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