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복지 원조 ‘행복다온’ 설계 주역
찾아가는 복지 원조 ‘행복다온’ 설계 주역
  • 윤종철
  • 승인 2015.10.0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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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약수동주민센터 이 수 정 주민생활지원팀장
   
중구 약수동주민센터 이수정 주민생활지원팀장

[시정일보 윤종철 기자] “지금 가장 힘든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내 그에 맞는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분들과 30분만이라도 이야기하고 공감하면서 내일을 살 수 있는 에너지를 드리는 것이 더 좋은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얼마전 통화 중 쓰러진 홀몸어르신을 구해 화제가 된 약수동주민센터 이수정 주민생활지원팀장의 말이다. 중구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맞춤형 통합 서비스 ‘행복다온’에 대한 올바른 방향을 함축하고 있는 듯 하다.

사실 이 팀장이 처음 ‘행복다온’을 설계할 때 복지실태에 대한 문제 해결을 위해 이런 모양을 그렸다 한다. 단순히 찾아가 서비스만을 연계해 주는 것이 아니라 방문에 대한 목적을 질적으로 높여야 된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의 이 같은 생각과 실천은 현재 서울시가 전 구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모태가 됐으며 얼마전에는 자칫 있을 뻔한 불행을 막고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사례를 낳기도 했다.

 ◆ 단순 ‘실적’ 아닌 ‘질적’ 향상 필요

‘행복다온’은 행정과 복지, 보건의료 기능을 업무 구별 없이 주민을 잘 아는 지역 담당자들도 하여금 이 모든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전달하는 혁신 모델로 2년전 중구가 처음으로 시작했다.

처음 아이디어 회의부터 참여해 모델을 설계한 이 팀장은 시범동으로 선정된 약수동으로 자리를 옮겨 도움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직접 이 모델을 적용해 서울시 민원행정개선분야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선봉에 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 팀장이 이렇게 새로운 복지전달 모델을 자리 잡아 가기까지 그리 순탄치 만은 않았다.

처음 ‘행복다온’을 시행했을 때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의 업무를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행정직의 경우 행정적 처리 업무 외에 잘 모르는 전문분야인 복지서비스 업무 현장에까지 투입되면서 한 때 불만이 쌓이기도 했다. 단순 실적이 아닌 질적 향상이 필요한 이유다.

이 팀장은 “약수동은 중구에서도 어려운 분들이 많은 동으로 힘들긴 하지만 점점 일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어 감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 노인이면서 장애인이고 기초수급자

‘행복다온’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기존 노인복지, 장애인복지, 기초수급자 등 각자 따로 분리돼 있던 분야를 그 어떤 제도보다 효율적으로 통합했다는 데 있다.

이 팀장도 기관과 기관, 부서와 부서 간에 서로 분리되지 않고 같이 한 테이블에서 의논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한 팀으로 만들었다.

매주 화요일은 보건지소와 함께 각자가 각자 파트에서 방문한 특이사항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보를 공유하고 방법을 찾는 사례회의를 하고 있다.

한 달에 한번은 정신건강증진센터나 교육복지 센터 등 외부 기관과도 함께 해결되지 않는 문제나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자원 연계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 팀장은 “거의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노인이면서 장애인이고 기초수급자’라는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각자가 조각조각 가지고 있는 한 가정에 대한 정보를 한 테이블에서 의논을 하면 생각지도 못한 해결책과 방법을 찾을 수도 있고 모르는 사이에 양산될 수 있는 부정수급자 등의 오류도 방지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 업무부담 줄이는 것이 관건... ‘인사이동ㆍ인력문제’ 해결 숙제

한편 아직까지도 업무 집중현상은 ‘행복다온’이 풀어야할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다. 약수동의 경우 총 14명의 직원이 기초 수급자와 차상위 장애인, 한부모 가정 등 모두 570가구를 맡고 있어 업무 부담으로 다가온다.

평균 직원 1인당 30~50명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 팀장 역시도 80명을 감당하고 있다. 매월 1번씩은 방문해 보려 하지만 시기적으로 바쁜 날은 두 달에 한 번 꼴도 힘들다.

이 팀장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제로 ‘인력문제’와 ‘인사이동 문제’를 꼽았다. 원래 하던 일에 더해 다양한 주민들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야 할뿐더러 마인드 공유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팀장은 “주민의 욕구를 미리 파악하고 이를 매칭했을 때 가장 큰 효과와 만족감이 있다”며 “이를 위한 가장 큰 숙제는 마인드를 공유하는 문제로 이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