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인간과 자연의 공존, 마을공동체를 꽃피우다
<단체장칼럼>인간과 자연의 공존, 마을공동체를 꽃피우다
  • 시정일보
  • 승인 2015.10.22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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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노원구청장

[시정일보]최근 ‘마을공동체 회복’으로 소통없는 도시가 아닌 동네라는 개념으로 이웃 간의 벽을 허물고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에 많은 자치구가 관심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동네에 모여 서로 사는 얘기를 나누고 옆집의 숟가락이 몇 개인지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살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농촌공동체 붕괴와 가족공동체 해체가 가속화 되고 있는 요즘 도시에서 수용적 관계를 쌓고 호혜적 생활 관계망을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이웃이 되어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해 지역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고민이 많다.

우리 동네 노원구에서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 그 공존 속에서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환경과 공동체회복이라는 두 가지 미션을 함께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노원구에는 약 20만 세대가 살고 있고 이 가운데 아파트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아파트가 많은 지역적 이유로 마을공동체 회복에 어려움이 있을 듯 하지만 오히려 반대다.

올해 마을공동체 복원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녹색이 미래다’의 친환경 정책은 마을에서 지구를 살려보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도시 생태계 보전과 사회 공동체 회복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도시농업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노원구의 ‘도심형 비닐 하우스 보급 사업’은 한번쯤은 추전하고 싶은 사업이다.

비닐 하우스는 승용차 1대 주차할 공간과 비교적 볕이 많이 드는 곳이면 어디든지 설치가 가능하다. 올 초부터 노원구는 장수필름 비닐 및 아연도금 지주 파이프의 재질, 7.2㎡ 규격의 ‘보급형 소형 비닐 하우스’를 아파트 내 경로당 20개소와 관내 학교 등에 보급했다.

그 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특히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경로당을 오가는 어르신들이 상추와 쌈배추 등 계절 채소를 재배하는 소일거리도 하나의 효과이겠지만, 외로움을 해소하고 정서 안정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우주와 같다는 것으로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더불어 아파트 지하 공간을 활용한 버섯재배도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냉전시대 북한과의 긴장상태에서 적의 공습에 대비해 의무적으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거의 방치 공간으로 전락한 아파트 방공호 지하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버섯재배관리교육만 받으면 누구나 손쉽게 재배할 수 있는데, 다 자란 버섯은 소외계층이나 지역주민들에게 전달하면서 이웃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물론 재배장을 아동과 초ㆍ중학교 학생들을 위한 생태체험학습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우리 사회는 분명 과거보다 살기는 좋아졌지만 살아가기는 힘들어졌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환경을 생각하면서 마을공동체를 꽃피워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빠른 속도로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신자유주의 문화가 확산되고 황금문화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해진 지금 두꺼운 콘크리트 벽 속으로 숨어버린 공동체 문화를 외면하고 환경문제를 경시한다면 100년 후, 1000년 후 후세에게 우리는 부끄러운 선조로만 기억될 것이다.

‘생각은 세계적으로(Think Globally), 행동은 마을(지역)에서 하라(Act Locally)'라는 말처럼 이웃 관계망을 촘촘히 엮는 일, 도시농업으로 생명사랑도 실천하고 지구환경도 보호하는 일, 지금이 아니면 늦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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