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도봉구 벼룩시장 ‘通通한’ 이야기
<기자수첩>도봉구 벼룩시장 ‘通通한’ 이야기
  • 李周映
  • 승인 2015.10.2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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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도시로, 서울로 밀려드는 사람들로 언젠가부터 빌딩과 함께 아파트는 도시를 대표하는 대명사가 됐다. 문만 닫히면 완벽한 개인생활이 가능한 아파트에서 ‘이웃’이라는 개념은 점점 없어지기 시작했고, 엘리베이터나 놀이터에서 이웃에게 먼저 인사를 건내는 것도 여간 어색한 일이 아니게 됐다.

소통이 단절된 어색함은 사소한 일로 이웃간 칼부림을 부르며 사회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는 도시 주민들의 소통을 위한 공동체 생활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차가운 벽에 둘러쌓여 있지만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온기 있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우리 삶에서 소통은 모든 것의 시작점이자 해결점이 되기도 하고 때론 감동을 나누며 도시만의 새로운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기 시작했다.

우선 지자체에서 도시를 마을이란 단어로 바꿔 부르기 시작했고, 소통하는 마을만들기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펼쳤다.

최근 소통하는 마을만들기의 좋은 사례로 환경부의 지속가능발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도봉구 ‘릴레이 벼룩시장’은 환경-성장-복지의 완벽한 조화로 이웃간의 소통을 이끌어내 눈길을 끈다.

주말이면 어느 지역에서든 흔하게 열리는 벼룩시장이지만 도봉구 릴레이 벼룩시장에는 그만의 남다른 매력이 있었다.

도봉 릴레이 벼룩시장은 행정기관이 아닌 각 동에서 민간추진위원회를 모집해 실제 소통이 필요한 다양한 주민단체가 참여해 스스로 필요한 부분을 채워 나갔다. 이렇다 보니 획일적인 물건판매와 교환 방식을 넘어 각 동만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창의적인 장터로 발전해 가기 시작했다.

각 동별로 꾸준히 벼룩시장이 열리면서 다른 동네에서 펼쳐지는 벼룩시장에 특색있는 또 다른 동네의 벼룩시장이 찾아가는 등 서로 왔다갔다 왕래하면서 자생적으로 마을만들기가 확대되어 갔다.

장터라는 공간이 그 의미가 확장돼 지역과 가족을 넘어 다양한 세대가 소통하는 광장이 되기도 하고, 나눔과 재활용을 통한 착한 소비문화로 수익금을 기부하는 나눔의 장터가 되기도 했다.

일상적이고 평범했던 벼룩시장이 주민의 관심으로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자발성을 입고 꾸준히 이어져 가면서 마을축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완벽한 계획이라도 관의 힘만으로는 제대로 된 마을만들기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마을의 주인공인 주민들이 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

도봉구의 릴레이 벼룩시장은 이런 면에서 민과 관의 완벽한 조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결과이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이런 노력들이 모이고 모이다보면 마을에서 희망을 보고, 마을에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