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2년 만에 계약자 힘만으로 정상화 굿모닝시티 ‘힘찬 출발’
부도 2년 만에 계약자 힘만으로 정상화 굿모닝시티 ‘힘찬 출발’
  • 시정일보
  • 승인 2005.06.02 17:33
  • 댓글 0

굿모닝시티 기공식.
굿모닝시티가 23개월 만에 착공했다.
굿모닝시티계약자협의회(회장 조양상)는 지난 28일 쇼핑몰 건립예정부지에서 기공식을 가졌다. 이날 기공식에는 계약자 등 3500여 명이 참석, 쇼핑몰 착공을 축하했다. 계약자들은 이날 윤창열 사기분양사건 이후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던 응어리를 여름날 무더위에 증발시켰다.
굿모닝시티 쇼핑몰은 사업부지 2362평에 지하 7층, 지상 16층, 연건평 2만8051평으로 건설된다. 사업완공은 2008년 봄이다. 이 곳에는 5200여 상가와 극장, 피트니스센터, 사무시설과 오피스텔, 멀티플렉스 극장 등이 들어선다. 시공은 공개경쟁입찰로 선정된 풍림산업(주)이 맡고 (주)정림건축에서 감리한다.
기공식은 경과보고에 이어 정리회사 관리인 길순홍 씨의 대회사, 조양상 계약자협의회장과 새정치국민연대 장기표 대표 등의 인사말, 감사패증정 순으로 진행됐다. 조양상 회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소리 죽여 울었는데 우리는 기어이 해냈다”며 “재산도 되찾고 위상도 회복했다”고 말했다.


5월28일 ‘감동의’ 기공식개최 계약자 등 3500여명 축하

사업비 1조원 ‘매머드 급’쇼핑몰 2008년 봄 완공 목표






굿모닝시티 조감도
사업을 주관하는 굿모닝시티계약자협의회는 “굿모닝시티가 완공되면 1만5000여명에 달하는 젊은이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 국가적으로 심각한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며 기대하고 있다. 또 “연간 2조원이 넘는 매출은 장기간 침체된 국가경제 및 동대문쇼핑관광특구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공식 후 2부 행사로 열린 축하한마당은 ‘뽀빠이’ 이상룡 씨의 사회로 뿌리패의 큰북 공연으로 막을 올렸고 성악가 김동규 씨는 <그리운 금강산>을 불렀다. 또 개그맨 김형곤 씨는 조양상 회장과의 인연을 소개하며 웃음을 선사했으며, 계약자 이국승 고문의 딸인 가수 이안과 국민가수 김수희 씨가 자신들의 히트 곡을 불러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이날 계약자협의회는 계약자들이 기증한 의류 등 성품 1만 여점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이웃사랑 자선바자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수익금은 백혈병소아암으로 투병중인 소아암어린이 4명에게 치료비로 2000만원을 지원하고, 중구가 작년부터 벌이고 있는 ‘중구사회안전망구축사업’에도 적극 동참해 지역 불우이웃에게 성금 및 성품으로 전달된다.
계약자협의회는 또 부도에 따른 파산과 회생의 갈림길에서도 이웃사랑 운동을 전개해 백혈병소아암어린이, 불우 독거노인, 사할린 영구귀국 동포, 수재민 등에게 성금을 전달하는 등 선행을 해 왔다.
한편 이날 쇼핑몰 건립착공은 당초 예정보다 약 3개월 정도 늦어졌다. 계약자협의회는 이 이유를 사업당사자의 어려운 사정을 이용, 부당이득을 취하기 위해 개발사업을 가로막는 알박이꾼들과 세입자의 명도거부 때문으로 설명했다.
계약자협의회는 이와 관련, 정리회사와 이들 알박이꾼과 세입자들을 대상으로 명도소송 및 명도단행가처분소송을 제기해 승소해 명도를 완료했고 알박이꾼들을 부당이득죄로 형사고발하는 등 사회정의 정립에도 노력했다.
方鏞植 기자 / argus@sijung.co.kr




인터뷰 / 조 양 상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장



“대한민국 최고 쇼핑몰 만들겠다”



조양상 회장
“굿모닝시티는 재래시장과 백화점, 아웃렛 등 유통의 모든 장점을 흡수해 최고의 쇼핑몰이자 동대문관광특구를 상징하는 쇼핑몰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부도났던 굿모닝시티를 정상화시켜 지난 5월28일 기공식을 가진 굿모닝시티계약자협의회 조양상 회장(46세)<사진>은 굿모닝시티의 앞모습을 이렇게 전망했다. 조 회장의 이런 당찬 포부는 3442명의 계약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그 기반으로 한다. 그에게 계약자들은 단순한 쇼핑몰 수분양자가 아니다. 23개월여 동안 공원에서, 거리에서 날을 새우고 뼈가 시리도록 찬 바람에 등을 맞댄 사람들이다. 형제와도 같다고 할까.

우리는 ‘기어이’ 해냈다


조양상 회장은 기공식이 있던 날. 그는 “우리는 ‘기어이’ 해냈다”고 강조했다. 북풍한설, 삼복더위에도 소리죽여 울었고, 하루하루가 ‘인고의 세월’이었다고 말했다. 기공식 때의 감격이 아직도 얼굴에 남아있는 조양상 회장에게 소회를 물었다.
조 회장은 ‘지성이면 감천이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와 계약자들이 겪었던 일은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을 향해 가는 유대인들의 ‘시오니즘(Zionism)’으로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조양상 회장은 정부와 행정기관, 시민단체들의 무관심을 느꼈다. 서럽기조차 했다. 3442명을 울린 윤창렬 사기분양사태 속에서 정부 등은 ‘나 몰라라’했다. 국가의 존재가치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지켜야하는 것임에도 할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민단체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롱뇽을 지키는데 그렇게 앞장섰고 사사건건 전면에 나섰던 시민단체가 왜 팔짱만 끼고 있었는지 궁금하기만 했다. 법원과 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하던 그는 결국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고 한국을 떠나는 이유를 알았다고 했다. ‘살려 달라’는 아우성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지혜모아야


조양상 회장은 굿모닝시티는 우리나라 쇼핑몰 건설사에 많은 걸 시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중 하나가 법정관리제도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유용하고, 100만인 서명으로 쇼핑몰 분양제도를 개선했다. 또 계약자 3442명이 자금을 모아 사업에 착수한 것도 처음 있는 일로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정치인들이 각성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제2의 굿모닝시티 사태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그는 “정치헌금이 안 걷힌다 하더라도 국민에 피해가 예상되면 개혁해야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는 아파트, 상가 등 불특정다수가 계약하는 건축물의 경우 계약자가 의견을 개진하는 절차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똑똑한 생산자적 소비자(프로슈머; Prosumer)가 고객으로서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과 쇼핑몰 문화 나눌 터


그러나 아직 조양상 회장에게는 욕심이 많다. 고통을 겪고 이겨 낸 쇼핑몰인 까닭에 ‘대한민국 최고의 쇼핑몰을 만들어야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남이 흉내 내지 못하는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는 부담도 생긴다.
그래서 조 회장은 굿모닝시티가 ‘유통의 장점을 모두 흡수’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기존 쇼핑몰의 경우 재래시장을 현대식 건물에 옮겨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조 회장은 최고의 쇼핑몰, 관광특구의 상징쇼핑몰로 만들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또 굿모닝시티가 쇼핑몰 문화를 고객과 함께 나눌 수 있는 ‘휴먼 몰(Human Mall)’이 됐으면 한다.
“굿모닝시티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쇼핑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는 조양상 회장. 그는 쇼핑몰이 완공되고 운영이 본궤도에 올라서면 백혈병소아암환자를 돕는 일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3442명의 희망 ‘조양상 회장’


부도 굿모닝시티 기공 일등공신
백혈병소아암환자 돕기에도 앞장






굿모닝시티 계약자협의회 조양상 회장은 계약자 3442명의 희망이다.
조 회장은 건국 이래 최대의 분양사기로 불리는 굿모닝시티 사태에서 계약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다시 뭉치게 했다. 조양상 회장은 자신이 아니라도, 계약자 누구라도 굿모닝시티를 정상화시켰을 것이라고 손사래를 치곤 한다. 그러나 그가 아니었더라면 지난 5월28일 굿모닝시티 기공을 가능하게 했을까.
굿모닝시티 사태는 특히 집권여당의 대표를 비롯해 국무총리실 비서실장, 검찰, 경찰 등 권력자들이 연루됐고 약 50명이 기소되는 등 희대의 사건이었다. 이 과정에서 계약자들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사무국장이던 조양상 씨를 계약자협의회 회장을 선출했다.
평소 눈물 많고, 정(情)에 약한 조양상 씨가 투사(鬪士)로 바뀌게 된 계기다. 조 회장은 사태수습을 위해 서울지방법원 파산부에 회사정리절차를 신청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앞서 지휘했다. 특히 사기피해로 가정경제가 파탄에 이른 수분양자의 102억 원 어치의 분양권을 공동 매수해 주고, 전 회장이던 윤창열 씨의 뇌물후원금과 무상 증여된 분양권 등 800여억 원을 반환받아 회사정상화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 결과 조양상 씨는 임기 1년인 초대회장에 이어 2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또 굿모닝시티는 부도 처리된 회사의 피해자들이 법정관리를 신청, 인가를 얻은 최초의 사례로 법조계와 학계의 연구사례가 됐고 상가분양비리를 막는 ‘선(先)시공 후(後)분양’제도 시행의 노리쇠가 됐다.
조 회장과 그의 동지들은 하루빨리 대한민국이 부패와 비리가 없는, 서민에게서 희망을 빼앗지 않는 ‘선진한국’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方鏞植 기자 / argus@sij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