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공직자는 안분지족할 줄 알아야
<시청앞>공직자는 안분지족할 줄 알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15.11.12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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君子素其位而行(군자소기위이행)하며 不願乎其外(불원호기외)니라. 素富貴(소부귀)하얀 行乎富貴(행호부귀)하며 素貧賤(소빈천)하얀 行乎貧賤(행호빈천)하며 素夷狄(소이적)하얀 行乎夷狄(행호이적)하며 素患難(소환난)하얀 行乎患難(행호환난)하니 君子無入而不自得焉(군자무입이불자득언)이라.

이말은 中庸(중용)에 나오는 말로서 ‘군자는 자신이 처한 처지와 분수에 따라 처신하고 행동하며 그 외의 것은 바라지 않는다. 부귀에 처해서는 부귀한 처지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빈천에 처해서는 빈천한 처지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이적의 입장에 처해서는 이적의 입장에 마땅한 처신을 하고 환난의 지경에 처해서는 환난의 지경에 마땅한 처신을 하니 군자는 어떤 처지이든 그 처지에 들어가 스스로 바른길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없다’는 의미이다.

이는 결국 安分知足(안분지족)을 말한 것이다. 분수를 지키고 만족할 줄 아는 것은 가장 편안하고 이상적인 인생태도로 지극히 평범한 말이되 최고의 가치를 담고 있다. 또한 이것이 바로 어떤 경우이든 최선의 마땅한 길을 찾아 처신하는 중용의 길이다. 사람들이 서로 다투고 빼앗으며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도 결국 분수를 깨닫지 못하고 만족을 모르는 것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부귀빈천 이적 환난 등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그에 합당한 바른길을 찾아 행하는 군자의 자득을 말했다. 부귀를 손에 넣고도 만족한 줄 모른 체 끝없이 탐욕을 부리며 요행을 바라서 일확천금을 노리거나 그 외 자신의 처지를 자각하지 않고 허황된 것을 추구하는 것은 자득과는 거리가 먼 것이니 이는 자신을 망치는 일이다. 어떤 처지에 있거나 삶의 본분을 깨달아 그것을 충실히 실현하려 노력하는 군자의 경지를 達觀(달관)이라고 한다.

작금에 들어 경제검찰로 불리며 현장조사권, 자료 제출 명령권, 자료 영치권 등의 권한을 행사할 뿐 아니라 심결까지 하는 준사법기관인 공정위 공무원의 비리에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 대전사무소 5급 사무관의 뇌물비리 혐의는 비리 백화점이라 할 정도로 다양하다. 그는 2011년 가격담합 혐의로 단속에 걸린 골프업체 대표에게 접근해 조사 담당 공무원을 소개해주고, 자신의 지인이 취업해 월급 받는 것처럼 꾸며 2년4개월간 총 5060만원을 받았는가 하면 차명 계좌 2개와 타인 명의 체크카드 등으로 돈을 이중세탁하기까지 했다. 또한 공정위 조사를 받는 부산의 레미콘업체 대표에게 부산사무소 직원을 소개한 뒤 3차례에 걸쳐 룸살롱 등에서 술값 266만원을 대신 내게 했다고 한다. 공무원의 부패 정도는 그 나라의 수준을 말해주며 공무원이 공정하고 청렴해야 국가가 정상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다.

군자는 자신이 처한 처지와 분수에 따라 처신해야 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