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칼럼>복지의 미래, 지역에서 답을 찾다
<단체장 칼럼>복지의 미래, 지역에서 답을 찾다
  • 시정일보
  • 승인 2015.11.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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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현 용산구청장

[시정일보]지난 2월 일용직 오토바이 퀵 배달원 현영수(가명ㆍ46세) 씨가 퀵 배달을 가던 중 빙판길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져 응급실로 이송됐다. 가족 한명 없이 오토바이와 월세 방이 전부인 그에게 교통사고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상황에서 당장 병원비부터 걱정이었던 현 씨는 치료를 받던 중 몰래 도망쳐 세상을 등지려고까지 했다.

급박한 현실에 내몰린 그를 구한 것은 다름 아닌 이웃이었다. 30만 용산구민의 따뜻한 손길이었던 것이다. 코흘리개 아이들부터 80세가 넘은 어르신들까지 우리 용산구민이 모은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으로 한영수 씨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

용산구는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을 통해 2014년 11월17일부터 2015년 2월16일까지 3개월간 약 10억원의 성금ㆍ성품을 모금했으며, 이는 다시 생활이 어려운 용산구민의 생계ㆍ의료비를 지원하거나 저소득층 아이들의 학원비를 지원하는 호프업 드림업 사업, ‘사랑의 김장나눔 행사’를 비롯해 꿈나래ㆍ희망플러스ㆍ청년두배 통장 등 ‘희망드림 프로젝트 기금’으로 쓰였다. 올해도 지난 16일부터 ‘따뜻한 겨울나기’ 모금을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웃과 함께하려는 용산구의 세밑 풍경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지난 6일 연탄을 사용하는 저소득층 70가구에 2만5000장의 연탄이 배달됐으며, 용산구청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에게 방한복도 기부할 예정이다. 기부 받은 의류는 수선과 세탁 후 동자희망나눔센터를 통해 주민들에게 전달된다.

‘어려운 이들에게는 한없이 추운 겨울, 소외되는 구민 없이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자치구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다. 기초연금이다 무상보육이다 해서 복지비용은 늘어나는데 이를 뒷받침할 예산이 수반되지 않아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살림살이는 더욱 더 힘들어졌다. 재정분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앙정부로부터의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지역에서 답을 찾았다.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처럼 지역사회와 함께한다면 행복도시 용산은 물론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 민선6기 용산구 최대역점사업인 ‘용산복지재단’도 이런 고민에서 출발했다. 용산구는 내년 상반기 재단 설립을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용산복지재단은 지역 내 다양한 사회복지기관들과 연계해 정보를 공유하고, 중복되는 사업들을 조정해 꼭 필요한 구민들에게 맞춤형 복지를 지원하며, 주민 모두가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 ‘지역복지의 구심점’이 될 것이다. 용산복지재단의 성공여부는 지역의 참여에 달려있다. 복지기금이 정말 어렵고 힘든 구민을 위해 투명하게 쓰여진다면 기금은 자동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기업들과 단체, 구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질 수 있도록 용산구도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한 개의 촛불로 많은 촛불에 불을 붙여도 처음 촛불의 빛은 약해지지 않는다’는 탈무드 명언이 있다. 명언처럼 어려운 이웃들과 나눈 작은 희망이 여러분들께 더 따뜻한 빛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다면, 어렵고 소외된 이들이 맞이할 올해 겨울은 조금은 덜 춥고, 덜 외롭지 않을까?

올 한해도 이제 달력 한 장만을 남겨두고 있다. 정들었던 지난 시간들은 추억으로 남기고, 다가올 새해 새아침을 희망으로 맞이하길 진심으로 기원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