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우 영 은평구청장/민본과 실용으로 은평경제 일으키겠다
김 우 영 은평구청장/민본과 실용으로 은평경제 일으키겠다
  • 문명혜
  • 승인 2015.12.1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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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민선6기 은평구의 비전을 듣는다
   
 

[시정일보 문명혜 기자] 민선6기 4년 대장정이 서반부를 넘긴 지금 서울의 자치구들은 어떤 꿈을 꾸고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지난 민선5기를 돌아보면 많은 자치구들은 지역특성에 맞는 특화사업을 벌이기도 했지만 곁눈질과 정보공유로 비슷한 유형의 사업을 펼치며 거대한 트렌드를 이루기도 했다.

민선5기 시절 은평구는 주민참여예산제와 산새마을 재생으로 지방행정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많은 지자체들이 은평구의 발자국을 쫓아갔다.

본지는 두 사업의 연출자이자 6년째 ‘은평호’ 선장으로 대장정을 이끌고 있는 김우영 구청장에게 민선6기 은평구정의 항해 계획과 최종 목적지를 들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90년대 초 성균관대학교 부총학생회장을 지낸 김우영 은평구청장은 민선 5기초 전국최초로 주민참여예산제를 구정에 접목해 그동안 목소리만 높던 구민의 구정참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지방정가의 파이어니어다.

공동체 붕괴라는 치명적 한계를 가진 ‘뉴타운’의 대안으로 번듯하게 산새마을을 ‘재단장’해 세상에 내놓은 것도 창의와 실험적 행정가의 면모를 보여준 ‘충격적’ 데뷔작으로,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의 새로운 트렌드가 되었다.

그는 최근 알렉스 펜틀런드의 <창조적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와 김양회의 <부르면 희망이 되는 이름>을 읽고 창조적 조직운용과 희망의 가치를 구정에 녹여낼 궁리를 하고 있다.

김우영 구청장은 민선6기 은평구정을 어떻게 이끌어 가고 있을까. 그의 육성을 들어본다.

   
▲ 일자리창출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김우영 구청장(좌측 두 번째)이 아파트 시니어 택배사업 지점 오픈식에 참석, 택배를 배달하고 있다.

 

민선6기 은평구정을 맡은지 1년 6개월째인데 소감은.

“구청장도 하루하루 열심히 하고 있지만 간부들과 팀장들이 혼연일체가 돼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든든하다. 민선6기 역점사업인 교육과 문화부분에서 대외적으로 인정받아 보람을 느끼고 통일로와 경의선 통과지역인 교통요충지인 장점을 살려 은평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걸 고민하고 있다.”

 

년 구정을 처음 시작했을 때와 현재의 은평구는 얼마나 변했는지.

“구민들의 구정만족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고 서울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수색역세권 개발과 은평뉴타운으로 대표되는 개발측면으로 보나 주민참여예산제로 대표되는 풀뿌리 민주주의 발전 측면에서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민선6기 구정목표를 요약한다면.

“민본과 실용이다. 민본은 조상대대로 이어져 온 사상 그대로 구민이 구정의 대상이 아니라 주인임을 말하는 것이고 실용은 이념이나 철학에 치우치지 않고 구민들의 실생활 편익을 높여주는 일자리, 복지, 교육 등 여러분야에서 끊임없이 개혁과 진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은평경제의 미래랄 수 있는 수색역세권 개발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수색역은 경의선과 인천공항이 만나는 교통의 요지이자 대북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며, 배후에 상암DMC가 있어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갖고 있는 곳으로 문화, 쇼핑 상업시설을 갖춘 제2의 타임스퀘어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대략 7만평의 부지를 4개권역으로 나눠 개발할 계획인데 DMC역 구역에 롯데측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최종결정만 남겨놓은 상태로 머지않아 수색역세권은 눈부신 발전이 예상된다.”

 

또 다른 경제비전인 서울혁신파크 조성 사업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옛 국립보건원 부지에 들어설 서울혁신파크는 창의와 혁신의 전진기지다. 청년 벤처 사업가들에게 사업자금과 공간, 공동전시 판매장을 지원해 상주인력 2300명이 일하는 일터와 어린이 복합문화공간, 호텔, 어르신 인생이모작지원센터, 숲체험공간 등 다양한 시설이 완공되면 연간 200만명 이상이 찾는 명소로 바뀔 것이다.”

 

은평구는 민선5기 전국최초로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해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타 자치단체의 롤모델이 된 바 있다. 민선6기에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주민참여예산제는 작년에 유엔 공공행정부분 본선에도 진출한 은평의 특화사업으로 동 지역사업 위주로 실시하던 것을 구단위의 일반사업으로까지 확대하는 중이며, 주민참여예산규모도 민선5기에 비해 50% 늘어나 질적인 면으로 보나 양적인 면으로 보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민선6기 들어 은평구정에 청렴이 강조되고 있는데 청렴에 대한 의지와 계획이 있다면.

“청렴은 당연히 해야 할 의무고 문화다. 그동안 지표관리를 안했는데 작년 이후부터 바꿔서 서울시 자치구 최초 직원 근무성적 평정등급을 공개하고 공무원 행동강령을 전부 개정했다.

전 직원이 참여하는 청렴실천 결의대회에 제가 직접 청렴강사로 나서 강의하는 것도 청렴문화가 은평구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고 싶어서다.”

 

   
▲ 은평뉴타운 도서관을 방문한 김우영 구청장이 어린이에게 책을 골라준 뒤 독서를 지도하고 있다.

은평구는 얼마전 ‘2015 대한민국 지방자치 발전대상’에서 지역발전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배경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열심히 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주민참여예산제와 마을공동체 등 다양한 참여행정 사업들과 산새마을에 들인 공, 4년연속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일자리창출 노력들을 종합적으로 인정해준 것이라고 본다.”

 

요즘 서울시 대세는 도시재생이랄 수 있는데 서울시 도시재생사업의 대표주자격인 ‘산새마을’의 진행현황은.

“뉴타운 사업이 개발시대의 환상이고 출구전략을 알 수 없는 난해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한데 산새마을은 공동체를 살리는 방향성을 제시한 선구적인 사업으로 주민들이 자신의 마을의 경관을 가꾸고 자율방범활동을 펼치는 살기좋은 마을로 만들어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 대상을 받는 등 많은 관심을 끌었다.

금년 10월 초엔 마을카페, 공동육아방, 게스트하우스를 갖춘 산새마을 마을회관 ‘산새둥지’가 문을 열어 마을공동체 활성화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산새둥지 완공으로 하드웨어적으론 완료된 것이고, 산새마을 외에도 구 곳곳에 주민참여형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제활성화는 온 자치구의 큰 현안 중 하나인데 은평구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은평은 타 지역에 비해 산업기반이 취약한 곳이라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복지라는 신념을 갖고 구정과제중 최상부에 올려놓고 전력을 다해 임하고 있다.

다수의 구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의 창업을 지원하고 어르신들의 일자리 제공에 각별히 공을 쏟아 2012년 이후 4년연속 일자리창출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해 왔다.”

 

오랜기간 풀리지 않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이 있다면.

“서울도심으로 가는 주요도로인 통일로 정체 때문에 주민들이 출퇴근하는데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과거에는 도로를 넓히거나 새롭게 만드는 방법으로 교통문제를 해결했지만 최근의 추세는 대중교통 활용도를 늘리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꾀하고 있는데 우리구도 트렌드를 쫓고 있다.

하지만 은평뉴타운과 고양시 삼송 지축 지구 등 대단위 도시개발로 교통량이 폭주해 은평새길 건설, 광역급행철도, 신분당선이 건설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구정을 이끌어 나가는데 어려운 점이 있다면.

“자치단체장을 주민들 손으로 직접 선택하는 본격적인 지방자치가 실시된지 20년이 지났는데, 최근에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사회복지비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안전관련 예산인 도시기반시설 유지관리비도 제대로 편성하지 못하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는 현재의 재정위기를 지방정부의 낭비적 재정형태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고 있지만 국세 대 지방세가 8 대 2인 점을 보면 중앙정부의 진단이 옳지 않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 김우영 구청장(중앙)이 지역 봉사자들과 관내 저소득층에게 전달할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

은평구정을 맡아오면서 보람을 느꼈던 일들이 있다면.

“은평성모병원 규모를 500병상에서 800병상으로 키울 때 보람있었다. 서울시 소방본부에서 반대했는데 설득해서 은평의 의료서비스 규모를 늘린 것이다.

한옥마을을 다 분양한 것도 뿌듯하다. 북촌에 한옥마을이 있어 무리한 도전이라는 예상을 뚫고 은평뉴타운에 역사와 전통을 입히자는 전략이 통했다.”

 

남은 임기동안 은평구정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지.

“규모가 크진 않지만 ‘구산동 도서관 마을’ 사업을 사업제안과 설계, 운영까지 모두 구민들이 맡았는데 이는 제임스 서로위키의 <대중의 지혜>가 간파했듯 평범한 다수가 탁월한 소수보다 현명하다는 것을 증명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봐도 뛰어난 개인보다 다수가 선택한 쪽을 가면 살아남는 경우가 많고 주민참여예산제나 산새마을 재생사업은 다수 주민의 뜻을 따르는 철학ㆍ사회학적 틀에서 추진한 사업으로 남은 임기동안 구민들의 지혜를 모으고 구체적 사업으로 표현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

 

구정발전을 위해 구민과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구민들께는 어려운 이웃돕기 등 여러방면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신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과 즐거운 연말 보내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고, 직원들에게는 주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하면 공직자로서 보람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문명혜 기자 / myong5114@daum.net

김우영 민선6기 은평구정 1년 6개월/ 조선 실학가의 치밀한 후예
   
▲ 구청 여직원 봉사단이 손뜨개로 마련한 목도리와 모자를 홀몸어르신에게 전달하기에 앞서 김우영 구청장(중앙)과 여직원 봉사단이 사랑의 하트를 그리고 있다.

김우영 구청장은 조선 영ㆍ정조시대를 풍미했던 실학가의 면모를 느끼게 한다.

민선5기초 말만 요란했던 구민의 구정참여와 미로에 갖혀있던 서울시 도시재생 문제를 맨 앞에 서서 주민참여예산제와 산새마을 살리기로 풀어내 타 자치단체의 길잡이가 된 것을 보면 그의 ‘실사구시’ 실험이 매우 치밀한 계획하에 진행됐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민선6기 들어 김우영 구청장은 민본과 실용이라는 커다란 가치에 도전하고 있다.

구정의 지향점이 구민이라는 점을 확인하면서 허상을 쫓지않고 구민의 실생활을 이롭게하는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는 것이다.

은평구는 최근 10년 이상 빚독촉에 시달리던 저소득층의 부채 10억원을 ‘은평구민과 함께하는 빚탕감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당일 소각해 97명 주민에게 재활의 길을 열었다.

신용불량, 가족해체, 노숙자 양산 등 사회적비용을 구정으로 해결한 것인데, 이 사업이 향후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사뭇 궁금해진다.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야말로 최고의 민본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김 구청장은 일자리창출에 혼신을 쏟아 2012년부터 올해까지 내리 4년동안 서울시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노인층 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구의 특성을 감안해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는데,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손잡고 시니어인터넷콘텐츠사업장을 은평구에 유치해 노인일자리 300개를 만들어낸 건 우연이 아니라 치열한 노력의 결과로 해석하는게 합당하다.

김우영 구청장이 개발지상주의가 아닌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은평경제의 규모와 활력을 비약적으로 늘리는 수색역세권 개발, 서울혁신파크 조성, 은평성모병원 건립 등 ‘은평발전 3대축 완성’ 사업에 쏟는 공은 개발지상주의자 못지않다.

미개발지와 다름없는 수색역 일대를 은평의 새로운 문화ㆍ상업ㆍ쇼핑 중심지로, 서울혁신파크를 청년 야심가들이 들끓는 창조경제단지로 건설해 내려고 부지런히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다.

은평성모병원의 경우 애초 500병상으로 계획됐지만 ‘밀당’을 거듭한 끝에 800병상 규모로 키우는데 성공한 김 구청장은 주변의 북한산과 한옥마을을 은평성모병원과 묶어 첨단의료관광단지로 키워내는 전략을 가다듬고 있는 중이다.

김우영 구청장의 ‘밀당’ 실력이 더 크게 발휘된 적이 있다.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사무총장을 맡아 정부의 복지매칭 때문에 신분증밖에 없는 자치구청장들의 빈지갑을 박원순 시장에게 보여주며 2800억원이 넘는 조정교부금을 내놓도록 한 것이다.

지금 조선 실학가들의 세계관을 이어받은 ‘목민관’들이 대한민국 도처에서 활동 중이고 김우영 구청장도 그중 한사람이다.

은평구민들은 ‘후예’의 실험이 성공하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고, 김우영 구청장은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는 중이다.  문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