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 / 한 점 부끄럼 없는 몸짓으로 세상을 나서야
시청앞 / 한 점 부끄럼 없는 몸짓으로 세상을 나서야
  • 시정일보
  • 승인 2015.12.1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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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 君子之心事(군자지심사)는 天靑日白(천청일백)하여 不可使人不知(불가사인부지)요 君子之才華(군자지재화)는 玉?珠藏(옥온주장)하여 不可使人易知(불가사인이지)니라

이 말은 채근담에 나오는 말로서 ‘참된 사람은 마음을 하늘처럼 푸르고 태양처럼 밝게 해 모든 사람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재주와 지혜는 옥돌이 바위 속에 박혀있고 구슬이 바다 깊이 잠겨있는 것처럼 남들이 쉽게 알지 못하게 하라’는 의미이다.

마음을 밝게 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 있게 자기 자신을 외부에 드러내 놓는다는 말이 된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몸짓으로 세상에 나선다는 것은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마틴 루터는 우리가 매일 수염을 깍아야 하듯 그 마음도 매일 다듬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그것은 마치 한번 청소한 방이 언제까지 깨끗하지 않은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어제 지닌 마음을 오늘 새롭게 하지 않으면 그것은 곧 우리를 떠나게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처럼 맑고 밝은 마음을 서슴없이 드러내 놓는 것과는 달리 그대가 지닌 지혜의 샘은 될수록 감춰두는 것이 좋다. 가장 아름다운 지혜는 지나치게 영리함이 없는 데에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타인의 속마음을 확실하게 읽어가면서 자신의 속뜻을 타인에게 드러내지 않고 있을 수 있는 것은 훌륭한 지혜의 본보기다. 공자는 “남이 알아주지 않는 것은 근심치 말고 내가 남의 재능을 알아 줄 만한 슬기가 없음을 근심하라”고 했다. ‘지혜로운 자는 귀가 길고 혀가 짧다’는 영국의 격언을 꼭 명심해 둘 필요가 있다.

작금에 들어 국민권익위원회가 2013년부터 올해까지 국고 보조금 비리사건 신고를 통해 모두 438억원을 국고 환수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특히 올해 환수한 금액은 285억6668만원에 이른다니 규모만으로도 놀랄 일이 아닐 수 없다. 국고 보조가 증가하는 만큼 보조금에 빌붙어 도식하려는 좀비기업이나 좀비단체들만 늘고 있다. 연구개발 분야나 건설교통, 농수축산, 노동, 문화체육 등 사회 전반에서 이런 눈먼 보조금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국가보조사업 1422개를 대상으로 타당성을 조사한 결과 정상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51.6%에 불과했다. 정부가 보조금을 정리하고 보조금 비리를 차단하기 위해 국회에 제출한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아직도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국회는 즉각 ‘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의결해 보조금 비리를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