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겨울나눔도 부익부 빈익빈
기자수첩/ 겨울나눔도 부익부 빈익빈
  • 李周映
  • 승인 2015.12.17 14:19
  • 댓글 0

   
이주영 기자

[시정일보 이주영 기자] 해마다 겨울이면 곳곳에서 추운겨울을 보낼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기 위해 다양한 봉사가 펼쳐진다.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것은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함께 고민해야할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모두 이런 마음에서인지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개인은 물론 단체도 많고 지원되는 품목도 많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가장 힘들고 길게 보내는 계절이 겨울인 만큼 겨울이면 각 단체에서 연탄나르기, 김장나눔, 쌀나눔 등이 줄을 잇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돕겠다고 나서니 보는 이의 마음마저도 따뜻하게 한다.

그런데 조금만 관심을 갖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에서도 지원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지원을 받는 사람들 중에는 후원ㆍ지원품이 너무 많아 넘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관 후원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실제 생활은 어렵지만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한 채 겨울을 견뎌내야 하는 사람들도 많다.

게다가 물품을 지원하는 곳도 여러 곳에서 각자 지원하고 있어 중복되는 일도 종종 발생하지만 이에 따른 대책은 아직 없다.

한 수급자는 지역의 교회, 동주민센터, 새마을운동본부 등에서 쌀이 계속 지원돼 남아도는 쌀로 떡을 만들어 먹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기부문화가 발달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기부한 돈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지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적십자회비의 수납률을 보면 부유한 강남보다는 상대적으로 가난한 강북쪽이 훨씬 높다.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의 마음을 더 잘 안다고 실제 불우이웃돕기를 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한번쯤은 어려운 시절을 겪어본 사람들이다. 

이렇게 따뜻한 마음이 모여 만들어진 다양한 후원품들이 제대로 임자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동주민센터, 적십자사, 새마을운동본부, 구세군함, 각 기업 후원 등 어려운 이웃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르게 배분될 수 있도록 컨트롤 해 줄 수 있는 곳은 없다.

모든 지자체에서 촘촘한 그물망 복지를 얘기한다.

이제는 지자체에서 열심히 짜놓은 그물망 복지시스템을 활용해 지원이 한 곳에 편중되는 일 없이 우리 모두가 따뜻함을 나누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부문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