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바뀌어도 ‘지속가능한’ 도시계획 수립 이 창 우 구청장
선장 바뀌어도 ‘지속가능한’ 도시계획 수립 이 창 우 구청장
  • 최희주
  • 승인 2015.12.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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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號 ‘수변도시 동작’ 미래를 띄우다
   
▲ 이창우 동작구청장

여의도 집중된 ‘한강변 관리계획’에 동작구 포함
컵밥거리 특화, 도시재생ㆍ혁신교육 선정 등 ‘쾌거’
어르신행복주식회사·한부모안심주택사업‘자부심’
‘공직혁신’ 필두 1년 6개월, 숨가쁜 변화 이끌어

 

[시정일보]이창우 동작구청장(45)은 25명의 서울시 구청장 중 가장 젊다. 당선 이후 그는 “제가 구청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동작구를 더 젊고 더 새롭게 만들어 달라는 구민의 열망이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연소’라는 타이틀 만큼 변화와 혁신이라는 기치로, 지난 1년여 동안 동작구를 ‘가장 살맛나는, 사람 사는 도시’로 만들고자 노력해 왔다.

이창우 구청장은 지난 1년에 대해 “지금까지 숨 돌릴 틈조차 없을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면서도 “구민들과 공직자들이 함께 ‘사람 사는 동작’을 위한 미래 비전을 다질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동작구청장에 취임한지 1년 6개월,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구청장이 그간 동작구에서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결코 작지 않았다.

거의 모든 사업이 여의도에 집중되며 ‘그림의 떡’으로만 여겨지던 ‘한강변 관리기본계획’에 ‘수변도시 동작’을 위한 구의 요청안을 대부분 포함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여기에는 노량진과 여의도간 보도육교부터 수도자재센터 부지 문화공간 조성, 노들나루공원과 노들섬 그리고 현충원과 한강공원을 연결하는 보행로 조성까지 반영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흑석동에 고등학교를 재조정하겠다는 교육감의 약속, 보라매쓰레기 적환장을 완전 이전하겠다는 관악구의 약속도 이 구청장의 끈질긴 협상과 지속적인 요구가 이끌어낸 결과였다.   
그러나 이 구청장은 이렇게 수많은 변화들 중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변화로 ‘공직문화 혁신’을 꼽았다. “공직자의 변화가 구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노량진은 동작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노량진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얘기가 있다.
“지난 10월18일, 35년 만에 노량진역 육교가 철거됐다. 지하철이 지나가면 따라서 출렁거리던 육교 대신 횡단보도가 생겼다. 좁은 보도에 밀집돼 있던 ‘컵밥거리’도 옮겼다. 노량진하면 떠올리던 풍경이 바뀌자 주민들이 먼저 놀라신다.

‘컵밥’은 노량진의 문화이지만 좁은 보도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식품을 판매하는 인근 상인들과의 갈등도 컸다. 실제로 지난 2013년에는 컵밥 노점 4개소를 강제 철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라 갈등을 봉합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이러한 규제위주의 정책을 바꾸게 된 건 지난해 10월10일 ‘노점정책 토론회’을 통해서다. 여기서 ‘주민과 노점의 상생’이라는 대원칙을 세웠다. 이어 설문조사, 공청회 등을 열었고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했다. 마침내 올 5월, 노점 상인들께서 자체투표 등을 거쳐 이전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구에 알려온 것이다.

무엇보다 노점 이전을 반기는 것은 바로 주민과 학생들이다. 기존 장소인 노량진역 앞은 노점으로 인해 주말이면 통행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이제는 노점이 사라지고 노후화된 육교도 함께 철거돼 거리풍경이 확연히 달라졌다. 노점이 있던 자리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보도로 돌려진 것이다.

이 같은 컵밥거리의 사례는 최근 서울시에서 갈등해결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모든 일의 목표는 사람이고, 그 수단은 대화다. 끊임없는 소통으로 일궈낸 상생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도시재생사업 주민설명회.

-초선 구청장인 만큼 새로운 정책을 기대하는 주민도 많을 것이다. 동작구만의 사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전국 최초를 염두에 두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사업을 추진하고 보니 우리구만의 정책이 생겼다. 바로 ‘어르신 행복 주식회사’와 ‘한부모 모자안심주택’이다.

어르신 행복주식회사는 지난 11월 회사설립을 마쳤다. 구에서 자본금을 전액 출자해 만든 상법상 주식회사다. 이 회사는 일반적인 회사와는 조금 다른 점이 있다. 회사 이름대로 직원들이 60세 이상 어르신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최종 고용목표는 150명까지 일하실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정년인 70세까지 근무를 하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업종을 정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 기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야 하고, 특별한 기술 없이도 참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물 청소업으로 시작하지만, 세차업, 택배업 등 어르신들이 일하기에 적합한 업종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고용이나 복리후생면에서는 사실상 정규직에 준해서 일하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고무적인 사실은, 구청과 시설관리공단의 청소용역만 해도 약 1억원의 수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자본잠식과 추가적인 재정지출 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부모 모자안심주택도 소개해 달라.
“올 9월중 전국 최초로 모자안심주택 26세대를 공급했다. 현재 입주자를 계속 모집하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치구 단위에서 임대주택을 추진하는 것은, 중앙부처에서 공급하는 임대주택에만 의존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부모 모자가정의 주거 환경이 너무나 열악하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동작구에 차상위계층 이하 한부모 모자가정이 425가구가 있다. 그런데 이들의 15.5%가 지하나 반지하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거 환경은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가치다. 임대주택에 한부모 모자가정이 살게 되는 만큼 지역에 있는 여러 공공기관들의 도움을 받아서, 복지와 안전부분에 대한 여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는 학습도우미를 파견해 주고, 인근 동작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한부모역량강화 모임을 지원하는 식이다. 안전을 위해 여성안심택배가 설치됐고, 또 동작소방서의 지원으로 안심콜 서비스도 지원한다.

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저소득층의 주거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민낯이다. 동작구의 작은 시도가 서민 주거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라고 있다.”

 

   
△범죄청정 안전동작 실현을 위한 4대 기관 업무 협약.

-취임 초 범죄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잘 진행되고 있는가.
“범죄청정 동작을 만들기 위한 기반을 착실히 다져가고 있다. 동작구는 전형적인 주거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강력범죄 발생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도시 전체에 범죄예방디자인을 도입하겠다고 주민들께 약속드렸다.
지난 1년은 충분한 성과를 얻었다. 정부, 서울시의 안전 관련 공모사업에서 3곳이 선정돼 7억6000만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제도적 기반도 갖췄다. 지난해 12월 서울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범죄예방디자인 조례>를 공포했다. 이어 올 1월부터는 소규모 건축물과, 15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대해 범죄예방환경설계를 적용토록 하는 <소규모 건축물 범죄예방설계 세부기준>과 <주택사업지 범죄예방환경설계 적용 가이드라인>을 차례로 마련했다.

내년 8월까지 범죄발생에 대한 보다 정밀한 분석과 대책 마련을 위해 범죄예방디자인 기본계획을 수립해 안전마을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마을안전의 파수꾼, 마을안전봉사단을 중심으로 생활안전망을 확대해 나가고,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도 활성화해 주민이 주도하는 안전커뮤니티를 형성하겠다.”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보람된 점을 꼽는다면.
“구청장이 되고나서 가장 큰 보람이라면 공직문화의 변화를 들 수 있다. 공직자의 변화가 우리구의 변화와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청 직원들이 달라졌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다.

저는 취임 전부터 공직문화를 바꾸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목적은 간단하다. 공직자의 노력이 정책의 수혜자인 주민에게 온전히 전달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사실, 취임 초만 해도 동작구가 타 자치구에 비해 조금 뒤처져있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래서 공직문화 혁신에 중점을 두고, 크게 인사와 업무시스템을 바꾸고자 했다.

인사의 경우 직위 공모제와 부서장 추천제를 시행했다. ‘행정타운추진단’ 같은 부서의 직원은 직원들에게 리포트를 받아서 선발했다. 일자리부서의 팀장은 과장이 원하는 대로 인사를 했다. 이 같은 시도는 직원들에게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모든 부서와 구청장이 릴레이 토론을 실시하는 등 토론문화를 적극 도입했다. 새로운 온라인 업무관리시스템인 ‘동작e지’를 도입해 부서 간 장벽을 없애고, 노점정책토론회, 보육정책토론회 등을 열어 수혜자 중심의 정책을 우선하는 조직문화도 확산시켰다.

공무원이 달라지니까 성과도 달라졌다. 올해에만 정부와 서울시의 각종 공모사업에서 26개 사업에 선정돼 170억원을 확보했다. 덕분에 우리 동작구를 공모왕이라고 불러주고 노하우를 묻는 곳도 생겼다.
서울 서남권에서 유일하게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됐고, 모두가 어렵다고 했지만 혁신교육지구 우선지구에 선정됐다. 보건복지부 ‘민간협력 활성화사업’의 경우 복지 인프라가 뛰어난 타 자치구를 제치고,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집중할 사업이 있다면.
“동작구의 미래비전을 향한 로드맵을 완성하는데 집중하겠다. 누가 구청장이 되든지 흔들리지 않는 동작구만의 이정표를 세우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동작구 전반에 대해 30년을 바라보는 새로운 도시계획부터 수립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새로운 환경과 미래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과 우리의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을 함께 담고 싶다.

종합행정타운 조성을 통해 명실상부한 동작구의 중심으로 태어나는 장승배기와 현 청사부지 개발로 새로운 경제중심으로 거듭나는 노량진을 중심축으로 삼을 것이다. 또 수산시장 2단계부지 관광개발과 한강문화관광벨트를 포함한 관광활성화 방안도 함께 연계해 우리구의 ‘미래 먹거리’로 준비하고 싶다.”
최희주 기자/ sijung1988@naver.com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사업 추진에 대한 영도시장 주민들과 간담회.

 

 

새로운 100년의 마중물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노량진과 투 트랙 경제거점 육성…소비-일자리-주민소득 ‘선순환 경제구조’ 창출

 

동작구는 상업기능지역(상업지역+준주거지역) 비율이 전체 면적의 2.95%에 불과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최하위 수준이다. 게다가 전체 상업지역 중 절반 가까운 47.6%가 노량진 역세권에 편중돼 있다. 
더 큰 문제는 구의 열악한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구청과 경찰서 등 공공기관마저 노량진 상업지구의 노른자위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 25개 구청사 부지 공시지가 순위에서 동작구청은 송파와 종로에 이어 3위이며, 강남구청 공시지가의 2.1배나 된다.

이러한 불합리는 지역발전에 한계를 가져왔다. 이창우 구청장은 “동작구민들은 밖에서 일자리를 찾고, 밖에서 소비하고, 집에서는 잠만 잔다. 이러한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동작구에는 미래가 없다. 소비, 일자리, 주민소득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경제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구청장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그동안 동작구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전무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구청장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동작의 미래 100년을 위한 비전을 고민하고 전략을 세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런 점에서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은 동작구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장기 비전이다. 동작구가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장점이 있다면 전 지역이 역세권이라는 점이다. 이 역세권을 중심으로 상업지역을 확대한다면 부족한 상업기능지역을 늘릴 수 있다. 그 마중물이 바로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이다.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은 노량진과 장승배기의 동반 발전을 꾀하는 ‘투 트랙 전략’이기도 하다.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 건립계획은 지하철 7호선 장승배기역 주변 일대 2만3415㎡(7083평)에 구청(구의회 및 보건소 포함), 경찰서, 소방서, 문화예술회관 등을 이전하는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동작구 종합행정타운 건립 기본방침>이 수립됐고 올해 3월부터 연말 완료를 목표로 ‘건설기술진흥법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행정자치부 지방재정법 타당성조사 시행이 확정됐고 10월14일 타당성조사 업무수행 약정이 체결돼 내년 4월까지 타당성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구는 내년에 서울시 투자심사, 구의회 및 주민설명회 등을 실시하고, 2017년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및 현 청사 부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후 2018년 토지수용 및 보상을 거쳐 2019년 착공, 2021년 준공하는 것이 목표다.

동작구는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의 건립으로 노량진과 장승배기 두 지역이 모두 새로운 경제 중심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창우 구청장은 “현 청사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장승배기로 이전하고 노량진 현 청사부지에는 민간투자를 유치한다면, 노량진 지역은 민간개발로 지역상권이 더욱 활성화되고, 침체된 장승배기 일대는 새로운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승배기 종합행정타운은 또한, 그동안 분산돼 있던 행정기능을 집중화해 구민들에게 양질의 공공행정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행정수요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종합행정타운과 함께 건립될 문화예술회관은 지역의 문화인프라 역할을 함으로써 그동안 문화적으로 소외돼 있던 동작구민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 지역 간 문화격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창우 구청장은 “지난 1년간 이전에 대한 지역 공공기관의 공감을 얻어냈고, 자문단과 주민협의회를 구성해 주민들의 의견도 들었다”면서 “장승배기 행정타운은 동작구를 ‘주거중심의 소비구조’에서 ‘경제중심의 생산구조’로 바꾸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