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제가는 수신에 달려 있어
<시청앞>제가는 수신에 달려 있어
  • 시정일보
  • 승인 2016.01.0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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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故(고)로 諺有之(언유지)하되 曰(왈) 人莫知其子之惡(인막지기자지악)하며 莫知其苗之碩(막지기묘지석)이라 하니라. 此謂身不修(차위신불수)면 不可以齊其家(불가이제기가)라.

이 말은 大學(대학) 修身(수신)편에 나오는 말로서 ‘그러므로 속담에도 있다시피 말하기를 사람은 자기 자식의 나쁜 점은 알지 못하는 법이며 자기 싹이 큰 줄은 알지 못하는 법이다. 이런 것을 두고 자신이 수양되지 않으면 자신의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 수 없다고 한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인간관계의 첫 걸음이 부모·자식·형제·친척으로 이루어진 가족 또는 집안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른 어떤 인간의 관계보다도 가까운 만큼 편애하는 것도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이기 쉽다. 특히 대표적인 것이 부모의 자식 사랑이다. 자식의 잘못을 꾸짖는 이웃을 오히려 탓하는 부모, 자식이 원한다면 무엇이든 해 주려는 부모, 자식의 출세를 위해 비리도 서슴지 않으려는 부모 등 모두가 한치 앞을 못 보는 맹목적인 편애이다. 그런 가정에서 자란 자식이 사회에 봉사할 리 없으며 그런 사람만이 가득 찬 사회에 화평이 있을 리 없다. 자기를 수양하는 것은 집안을 화목하게 이끌고 나아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경영하는 것의 뿌리요 첫걸음이다. 자신이 수양돼야만 형제와 다툼이 없게 되고 부모가 되어 자식을 편애하지 않게 되고 자식이 되어 부모를 저버리지 않게 되어 집안이 가지런히 된다. 

작금에 들어 11살 된 딸을 집에 감금한 채 때리거나 굶기는 등의 학대를 일삼아 온 30대 아버지에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그는 8년 전에 이혼해 직업도 없이 온종일 컴퓨터 게임에 빠져 살면서 어린 딸을 내팽개쳤다. 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해 1년 반만 학교를 다녔고 그 후 2년 동안 집안에 갇혀 지냈다. 이런 실상은 아이가 맨발로 집 밖으로 탈출하고서야 세상에 알려졌다. 아이의 키는 120cm, 몸무게는 16kg에 불과했다. 정말 끔찍한 아동학대 범죄라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동학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방지 장치는 여전히 부족하다. 피해 아동이 2년 동안 학교에 가지 않았는데도 정부 관련 기관 어디서도 이런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니 정부의 아동 관리에 큰 구멍이 나 있는 셈이다. 인천 아동학대 사건이 알려지자 교육부는 부랴부랴 초등학교 장기결석 아동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진작에 이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다면 끔찍한 일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선진국은 아동학대에 대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미 이뤄져 있다. 영국은 정신적 학대도 처벌한다는 신데렐라법을, 일본은 학대 아동뿐만 아니라 학대 의심 아동도 신고하도록 범위를 넓혔다. 우리도 명백한 범죄이자 심각한 사회문제인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한 근본적 대책과 적극적 인식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