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놀거리 가득한 중구, 관광르네상스 연다
볼거리 놀거리 가득한 중구, 관광르네상스 연다
  • 윤종철
  • 승인 2016.02.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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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관광만으론 부족, 역사ㆍ문화 등 ‘미래 관광 콘텐츠’ 발굴나선 최창식 중구청장
   
최창식 중구청장

[시정일보 윤종철 기자] ‘서울의 심장’ 중구는 명실공히 문화ㆍ관광의 중심지다. 거주인구가 채 13만명도 되지 않지만 명동이나 동대문 등 하루 유동인구만 350만명에 달한다. 역사문화자원도 풍부하고 쇼핑거리도 잘 형성돼 있어 찾는 이가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전까지는 새로운 관광지 개발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던 반면 최창식 중구청장 취임 이후 관광지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창식 중구청장은 “중구는 관광지다. 그러나 구의 관광 패턴을 분석해 보면 대부분 쇼핑관광으로 이는 한계가 있어 언제든지 무너질 수도 있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 구청장이 중심에 두고 있는 대안이 ‘1동 1명소’ 사업이다. 각 동에 있는 다양한 역사적 장소들을 개발해 결국에는 15개 동 전체를 역사문화 관광벨트로 묶겠다는 목표다.

‘서소문 역사문화공원 조성’, ‘다산동 성곽예술문화거리 조성’, ‘필동 서예광장’, ‘동화동 역사문화공원’ 등 모두 최 구청장의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최 구청장은 “역사문화관광 명소를 만드는 것은 불변가치 있는 일”이라며 “이는 도시를 한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1동 1명소 역사문화관광벨트 조성...‘관광 인프라’ 모자이크 차곡차곡

동화동 역사공원, 박정희와 무관...주차장 건립 171억원 구비 충당

-‘1동 1명소’ 사업, 어떤 것인가.

“중구는 서울 방문 외국인 관광객의 78%가 찾아온다. 수치로는 그럴듯하나 대부분 동대문이나 명동 등 쇼핑 목적이다. 외곽지역에는 관광효과도 없다. 특히 쇼핑 관광은 대외경제에 민감해서 언제 어떤 상황에 따라 급변할지 모른다.

역시 불변가치가 있는 것은 많은 역사문화관광 명소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1동1명소 사업은 중구만이 마련할 수 있는 대비책이다.

다행히 중구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채 잠재된 역사문화자원이 많다. 그동안 방치되다시피 했던 이 자원들을 부각시켜 새로운 명소로 개발하는 것이다.

1동1명소 사업을 통해 중구의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늘려 관광 콘텐츠를 다양화할 수 있다. 또 지속 가능하고 재방문율을 높이는 관광을 펼칠 수도 있다.

특히 명동과 남대문시장, 동대문 등 기존 명소와도 연계하면 중구 전역을 관광객들로 북적이도록 하는 것도 실현 가능하다.”

   

공영주차장 공사와 관련 주변환경 개선책을 논의하고 있다.

- 최근 움직임이 빨라졌다. 어떤 명소를 구상중인가.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구정비전 추진단’을 구성했다. 여러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다보니 시장경제과, 주차관리과, 도심재생과 등 담담 부서가 많아 이를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 이에 추진단을 만들어 매주 점검을 하고 투자유치 등 체계를 단순하게 만들어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부여하니 일이 한결 빨라지고 쉬워졌다.

가장 가시화되고 확실하게 추진되고 있는 사업은 서소문 역사공원 조성이다. 현재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고 있고 2월 중순 기공식을 거쳐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하주차장 4층 중에 3분의 2는 털어내고 침묵의 광장, 순교의 광장 등 역사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며 지상에는 근린공원을 조성하게 된다.

서소문 공원은 19세기 천주교 박해로 많은 천주교인들이 처형됐고 이중 44인은 성인으로 시성됐다. 지난 2014년 8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으로 주목을 받기도 한 세계적인 성지임에도 그간에는 노숙자 밖에 찾지 않았다.

공원은 오는 2018년 완공될 예정인데 명동성당과 약현성당, 새남터 등과 연계하면 손색없는 도보 성지순례 코스가 조성될 것으로 생각한다.

중구 필동에 있는 금속활자를 최초로 만든 주자소도 4년전부터 박물관으로 구상해 현재 서울시에서 검토 중에 있다.

또한 유성룡 집터가 있는 대한극장 뒤, 한옥마을이 있는 곳에는 서예 대학문화거리를 만들 계획이며 다산동에는 서울성곽길 문화예술거리 조성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광희문도 전부 개방했다. 공공주차시설도 만들고 DDP와도 연계해 관광객을 유입할 계획이며 동화동에도 역사문화공원 조성이 추진중이다.”

- 동화동 역사문화공원 조성의 경우 논란이 많은데.

이 사업은 구 소유의 공영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부족한 주차장과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박정희를 기념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800평 부지에 127대 주차 공간밖에 없다. 비싼 땅을 그렇게 쓸 수 없다. 주차장을 지하로 만들면 지금보다 2배 이상의 주차면수를 만들 수 있다. 지상에는 800평의 공원이 생긴다.

거기다 인근에는 박정희 가옥이 있다. 진영빌딩 등만 매입하면 200평의 녹지가 더 늘어나면서 훌륭한 관광자원도 얻을 수 있다.

박정희 가옥은 엄청난 관광자원이다. 두 대통령이 살았다는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자리에서 5.16쿠데타를 모의하고 결의한 장소로 역사적 의미가 깊다. 객관적인 사실을 가감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나타내 준다면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역사적인 문화공원으로 중림동에서 신당동까지도 명소가 될 수 있다”

- 추가 예산 확보 방안이 따로 있는지.

“작년 구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125억원 중 41억원이 삭감됐다. 진영건물 매입을 추진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올해 예산 84억원으로 계획된 단계들을 추진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주차장 건립비 171억원도 100% 구비로 충당하겠다. 따라서 별도의 국ㆍ시비 요청은 없을 것이다. 다만 지하 전시공간은 재원을 기부하겠다는 지역 여론이 있어 민간 조달을 통해 조성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약수시장 상인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 도시경관을 위해 현수막 지정 게시대도 철거했다.

“대표적인 전시행정이다. 선진도시에 가면 현수막이 없다. 후진성이다. 연간 약 800만명의 외국인이 찾아오는 국제도시 중구에 걸맞는 경관을 갖출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구에는 30여개의 지정 게시대가 있는데 모두 용처가 별로 없다. 경관도 합법적으로 해치고 있다. 이에 합법, 불법 여부를 떠나 우리 구에서는 아예 현수막 ‘제로화’를 선언했다.

또한 걷기 편하고 안전한 도시를 주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이유도 있다. 게시대가 대부분 15년이 넘어 강풍 등에 취약하고 시야를 가려 사고의 원인이 돼 왔다.

이번 철거를 계기로 불법 현수막에 대한 단속도 한 층 강화할 생각이다.

쾌적하고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데 중요한 것은 법과 질서 확립이라 생각한다. 기업형 노점, 짝퉁판매, 불법주차, 불법건축물 등 법질서를 무색하게 하는 행위도 제자리로 돌려놔야 된다. 원칙을 지키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선진도시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런 기초를 다지는 것이 우리 구청이 할 일이다고 생각한다.

 

다산동 성곽길 ‘예술마을’로 다시 태어나다

공영주차장~절개지 사이 빈 공간 활용…사진ㆍ한지공예 등 예술가 모집

 

   

지난해 여름 최창식 구청장은 수차례 다산동 성곽길을 방문해 세계적 문화유산인 성곽길과 주변 지역을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구상했다. 이 구상은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돼 주민들과 관광객이 머물고 싶은 ‘예술마을’로 다시 태어난다.

올해 가시적인 추진 성과를 보이고 있는 또 하나의 1동1명소 사업은 다산동 성곽예술문화거리 조성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난해 9월 서울시가 투자심사를 열고 중구청이 제출한 ‘성곽길주변 공영주차장 건립’ 계획을 통과시키면서 본격화 됐다.

좁은 도로를 걷기 편하도록 인근의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을 폐지하고 주택 인접 지역에 보행전용 공간을 설치하는 한편 한전과 협의해 이 구간의 전선을 지중화해 예술문화거리에 어울리는 도시 경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자인, 회화, 조각, 영상, 사진, 원예, 한지 등 예술ㆍ공예 분야에 종사하는 예술가들도 모집해 ‘예술마을’로 재탄생시킬 생각이다. 신라호텔과 장충단 공원, 장충체육관 등을 잇는 관광 벨트도 만들면 젊은이들이 다니고 문화도 향유할 수 있는 멋진 관광 콘텐츠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이를 위해 구는 현재 실시설계에 착수하기 위해 공모작 심사, 입찰준비 등 사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 사업의 핵심은 현재 건립이 추진 중에 있는 다산 공영주차장이다. 건물 3층 높이의 절개지 앞에 지어지는 공영주차장은 총 7층 규모로 절벽지형을 이용해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진다. 특히 지상 2층~4층까지는 공연장과 전시공간 등 문화거점시설로 활용된다.

또한 공영주차장은 주택밀집지역 중앙에 위치하고 있지만 성곽길에서 주차장으로 바로 이어지는 주도로가 만들어 진다.

이 도로 주변에 다양한 카페나 미술관 등 좋은 투자를 유치해 마을 중심부까지 동네 사람들이나 관광객이 머물고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거리로 만든다는 것이 이 사업의 포인트다.

그러나 최창식 구청장은 문화거점시설이라는 용도 이외에도 이곳 공영주차장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최 구청장은 “그 동안 이 지역은 지형 특성상 성곽길을 둘러본 관광객들이 동네 깊숙히 유입되기 어려웠으며 마찬가지로 주민들도 성곽길로 올라가기 힘든 지형이다. 절개지에서는 낙석도 떨어져 주민 안전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었다”며 “이곳에 들어서는 공영주차장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나 주민, 관광객들이 성곽길과 동네를 오고갈 수 있는 훌륭한 통로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절개지와 공영주차장 사이 빈 공간도 메워 평지 공간으로 만들어 활용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건물 3층 높이의 절개지 앞에 4층의 주차장이 들어서고 그 사이를 메워 공터를 만들면 1개 층의 건물과 앞마당이 생길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 구청장은 “주자창 건물과 절개지를 메우면 약 500평 가까운 평지 공간이 만들어 진다. 주차장 마지막 층에는 문화예술시설을 만들고 평지에는 놀이터와 공원 등을 설계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당 주차장 부지 일부가 주택가 부지에 조성되는 만큼 아직 풀어야할 숙제도 남아 있다.

현재 이곳은 공공용지와 사유지가 각각 비슷하게 나눠져 있으며 사유지에는 다세대 주택 등 34필지에 52가구가 살고 있다. 토지나 건물 등의 수용문제다.

당장 오는 2월 중순 실시계획 인가고시가 되면 2월말부터는 보상협의가 진행될 예정으로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는다는 이유로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최 구청장은 사업 자체에 대한 반대는 아니며 결국은 보상액 문제로 귀결되는 만큼 합리적이 제안과 충분한 소통으로 풀어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최 구청장은 “앞으로 수용대상자들과 계속해서 간담회를 가질 생각이다. 그분들의 원망을 듣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다 보면 진심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구청과 주민추천 등을 통해 3곳의 감정평가사가 공시지가와 실거래가 등 산정기준을 놓고 평균금액을 산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최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