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 도시와 농업이 다시 만나다
단체장칼럼/ 도시와 농업이 다시 만나다
  • 시정일보
  • 승인 2016.02.04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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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필 관악구청장
   
유종필 관악구청장

[시정일보] 최근 도시의 텃밭이나 주말농장에서 내 손으로 신선채소를 기르는 도시농부가 늘고 있다.

본래 농업과 도시는 하나였지만 산업화와 함께 진행된 ‘도시화’로 인해 현재처럼 도시와 농업이 분리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건강과 환경, 공동체 가치를 추구하는 흐름 속에 농업이 도시를 다시 만나기 시작했으며 그 가치와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이제 농업은 단순히 국민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산업을 넘어 도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산업이 되었다.

이는 요즘 말로 가장 ‘핫’한 ‘먹방’의 유행과 함께 견주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던 사람들이 이제 기본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것이 아닐까한다.

특히 도시농업은 개인적인 체험과 만족의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도시 텃밭은 먹거리, 생명과 환경, 농민, 농촌에 대한 이해가 자라나는 교육의 장소다. 백악관 안주인 미셸 오바마가 ‘키친 가든(kitchen garden)’을 만들어 도시 텃밭 가꾸기 운동의 불을 지피고 백악관 인근에 ‘농민장터’를 개설한 일도 농업이 지닌 교육적 가치를 높이 샀기 때문이다.

도시농업은 몸과 마음의 건강, 가꾸는 재미, 나누는 행복, 먹는 즐거움, 환경을 지키는 자부심 등 도시의 다른 활동에서 찾을 수 없는 색다른 행복으로 이끄는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다.

이제 도시농업의 확산은 우리 도시에 찾아온 새로운 기회이다. 도시농업이 주는 매력과 가치를 극대화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농업에 참여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포함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우리 관악구는 지난해 ‘친환경 도시농업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도시농업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동주민센터, 사회복지시설, 학교, 어린이집 등 29곳에 2천여㎡에 달하는 옥상텃밭을 만들고 청룡산, 남현동 등 자투리땅을 찾아 마을텃밭, 나눔텃밭 7개소를 만들어 주민들에게 분양했다.

지난해 도시양봉 활성화를 통해 도시환경을 개선해 보려는 취지로 청룡산 마을텃밭 부근에 ‘도시양봉장’ 설치했다. 먼 곳이 아닌 도시속에서 생산된 벌꿀을 보고 지역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앞으로도 버려진 땅이나 여유 공간 등을 찾아내 경작할 수 있는 옥상, 자투리텃밭을 확대해가고 삼성동 관악산 도시자연공원 내 15,000여㎡ 규모의 ‘도시농업공원’을 조성해 주민들이 도시농업에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도시농업의 최종 목적은 먹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이를 넘어 자연과 공존하거나 교감하는데 있다. 무엇보다 정서적으로 지친 도시민들에게 녹색이 주는 쾌적함, 자발적인 공동체 참여정신이 도시농업을 통해 하나씩하나씩 싹터가야 할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과 서점에 들러 텃밭가꾸기 책자 한권을 구입하여 씨앗을 뿌리고 함께 키워보자. 자녀들에게는 농산물을 직접 생산한다는 자부심과 함께 가족간 이야깃거리가 많이 생겨날 것이다. 앞으로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도시농업이 관악구 주민들의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