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엄은 처음부터 엄격하게 시작해야
위엄은 처음부터 엄격하게 시작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05.06.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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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恩宜自淡而濃(은의자담이농)이니 先濃後淡者(선농후담자)는 人忘其惠(인망기혜)하며 威宜自嚴而寬(위의자엄이관)이니 先寬後嚴者(선관후엄자)는 人怨其酷(인원기혹)이니라.”
‘은혜는 처음 가볍게 시작하여 무겁게 나아가라. 먼저 무겁고 나중에 가벼우면 사람들은 그 은혜를 잊어버린다. 위엄은 처음 엄격하게 시작하여 관대함으로 나아가라. 먼저 너그럽고 나중에 엄격하면 사람들은 그 혹독함을 원망한다’는 의미이다.
왜 ‘감중련(坎中連)을 하였노’란 속담이 있다. 불상이 까닭없이 점잖게 바로앉아 있기만 하듯이 서로 어울려 다정하게 지내지 않고 각기 따로따로 위엄을 가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위엄이란 의젓하고 엄숙한 모습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위엄이 처음과 끝이 한결같다면 그것은 이미 위엄이 아니라 공포의 대상일 수가 있다. 참으로 위엄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은 그것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다. 무의식 중에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는 것이 곧 위엄이다. 그런 위엄은 곧 관대함을 수반하고 있다. 관대함이 없는 위엄은 향기없는 꽃과도 다름없다.
작금에 전방부대 총기난사 사건과 중부정선 철책선 침투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군기를 생명으로 하는 군부대에서 과연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북한군 한 병사가 철책을 뚫고 내려와 주민들의 신고로 발견되기까지 과정을 보면서 뭔가 나사가 풀려도 한참 풀린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렇게 온통 나라가 들끓고 있는데도 누구하나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으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국적을 포기하는 젊은이 문제로 나라가 시끌벅적하다가 이제는 군부대마저 이렇다면 국민들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하는지 불안하기 그지없다. 차제에 정부는 이번 일련의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더불어 국방총수는 진퇴를 분명히 하고 책임자는 엄벌해 흔들린 군 기강을 다잡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며 국방역량을 재정비 강화하여 안보태세를 확립하는데 전심전력을 기울여 진정한 국민의 군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