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 포기하지마
기자수첩/ 다 포기하지마
  • 李周映
  • 승인 2016.04.0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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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영 기자

[시정일보 이주영 기자] 부모의 재력으로 자식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금수저,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라는 말이 언젠부턴가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다.

재력을 기준으로 한 삶의 평가는 이전에도 있어 왔다. 부모가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 종부세를 내느냐 마느냐가 인생을 좌우한다는 등의 말들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부모의 교육열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우리나라는 교육에서도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아이들 교육의 시작점이 달라지는 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이젠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진짜 옛날 말이 됐다. 일명  ‘SKY’ 상위권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유아조기교육을 받고, 족집게과외를 받는 아이와 학교 수업만으로 시험을 치르는 아이의 시작점은 너무도 멀다.

흙수저들은 어렵게 대학에 들어갔지만 입학과 동시에 또 한번 높은 벽에 부딪힌다.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수업시간을 쪼개가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자금 대출도 받는다. 여유롭게 캠퍼스 생활을 누리고, 어학연수와 여행을 즐기며 미래를 위한 스펙을 쌓는 금수저들과 다시 한 번 멀어진다.
이런 현실은 어쩌면 청년들에게 미리 포기하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희망을 포기하는 청년들에게 노원구에서 다시 한 번 청년들이 꿈을 꾸고 가슴 속에 새로운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하는 ‘청년취업준비지원금제도’를 실시한다.

사실 노원구 또한 25개 자치구 중에서 재정자립도면에서는 흙수저에 속해 청년들을 지원할 만한 여유는 없다. 이에 노원구는 민간자금을 활용해 청년들에게 취업준비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지원금은 청년들의 안정적인 취업을 위한 직업학교 등록금, 어학· 기술자격증 등의 수강료로 활용된다. 특히 지자체 최초로 민간자본을 활용한 점은 더욱 눈길을 끈다.

물론 청년지원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젊은 나이니 무슨 일이라도 하면 된다던가, 청년수당이나 지원은 인기에 영합한 복지포퓰리즘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정말 모든 청년들이 일이 하기 싫어서 취업을 하지 않는 것일까.  미래에 대한 준비조차 할 여력이 없는 경우 비전있는 일을 할 수 없는 것이 진짜 현실이다. 조금은 더디게 가더라도 길게 오랫동안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있도록 어려운 청년들을 돕는 것이 우리 사회가 미래를 위해 할 수 있는 투자일 것이다.

이번 지원금이 저소득층 청년들에게 일하고 싶은 의욕을 다시 북돋아주고, 사회의 안전망 속에서 행복을 꿈꾸고 사회의 일원으로 첫걸음을 떼놓을 수 있는 작은 디딤돌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