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청 여직원 손뜨개 봉사모임 ‘다솜타래’
도봉구청 여직원 손뜨개 봉사모임 ‘다솜타래’
  • 李周映
  • 승인 2016.04.1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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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땀 한 땀 정성 알아봐주시는 어르신 미소에 힘이 나요”
   
▲ 강향화 팀장(오른쪽)과 이슬비 주임이 생활지원과 상담실에서 손뜨개로 만든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사진을 찍고 있다.

매년 어르신들에게 털목도리ㆍ털모자 등 선물

너음목도리 등 디자인에 신경, 올풀림 AS도 OK

알록달록 소품들로 복지상담실도 화사하게 바꿔

 

[시정일보]중국에서는 보이지 않는 붉은 실이 서로의 인연을 맺어주고 있어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각자의 인연은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가늘고 얇아 연약해 보이지만 사실 실을 가위나 칼 같은 도구 없이 끊기는 쉽지 않다.

이런 이유에선지 우리도 의미있는 인연을 이야기할 때 ‘인연의 실, 인연 끈’이라고 표현한다.

도봉구청 소속 여성직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모임 ‘다솜타래’에서도 실을 통해 따뜻한 인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다솜타래는 순우리말로 사랑을 뜻하는 다솜과 실 뭉치를 뜻하는 타래를 합친 것으로 손뜨개 모임이다.

2011년 11월 몇몇 직원들이 손뜨개를 서로 익히면서 독거어르신들에게 털목도리를 선물해 오던 모임에서 함께 봉사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강향화 팀장의 제안으로 ‘다솜타래’라는 이름을 짓고 탄생하게 됐다.

회장을 맡고 있는 강향화 팀장은 “처음 모임을 시작한 것도 어르신들에게 목도리를 나눠드리기 위한 봉사에서 시작한 만큼 다솜타래는 직원동아리보다는 자원봉사모임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현재는 30여명의 직원들이 일 년 동안 함께 열심히 목도리를 짜다보니 매년 고정적으로 어르신들에게 털목도리와 털모자를 선물할 수 있게 됐죠”라고 말했다.

매년 연말 자원봉사의 날 등에 맞춰 다솜타래에서는 일 년 동안 회원들이 짠 털목도리, 털모자 200여개를 관내 복지관 및 주민센터 등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2012년부터 이렇게 전달해 온 목도리와 모자가 벌써 800여개가 넘는다.

직원들은 제작에 사용되는 실도 직접 사비를 들여 구입하고, 매년 초 그해 어르신들에게 전달할 목도리와 모자의 디자인을 정하기 위한 디자인 회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다솜타래 총무를 맡고 있는 이슬비 주임은 “어르신들이 사용하시기 편한 디자인이나, 실의 종류에 대해서 의견을 듣기 위해 년초에 모든 회원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진행하고 있어요. 이때 직원들은 각자 다니면서 유심히 살펴본 그해 유행 목도리 디자인이나, 어르신들이 사용하면서 불편하신 점은 없었는지에 대해 들은 이야기들을 이 자리에서 의견을 나눠 최종 디자인과 실의 종류, 색깔도 결정합니다. 그래서 저희 목도리는 매년 다른 디자인으로 제작되고 있어요. 올해에는 어르신들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너음 목도리로 디자인을 정해서 열심히 실력들을 뽐내고 있습니다”고 설명했다.

모임 직원들은 겨울철 정성을 들여 직접 짠 어르신들을 길거리에서 만날 때면 뿌듯하기도 하고, 좀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겨울을 지내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많이 짜야겠다는 이야기들을 종종 나눈다고 했다.

이슬비 주임은 “회원들 중에는 뜨개질은 잘 못하지만 봉사의 취지에 공감해 동참하고 싶어 뜨개질을 배우면서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혹시 잘못 짜여진 곳이 없는지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기 전에 강향화 팀장님께서 검수하시면서 다시 손봐주시는 경우도 있는 만큼 퀄리티 면에서도 자신할 수 있죠. 가끔은 어르신들께서 올이 풀렸다거나 구멍이 난 부분들에 AS를 부탁하시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어르신들의 이야길 들어보면 손뜨개에 대한 향수들이 다 있으시더라구요. 직접 짜서 드렸다는 것에 정말 크게 감동하시고 소중히 오래 사용하시겠다고 말씀해 주시는데 저희에게도 이 순간은 정말 큰 감동이예요”라면서 짤막한 에피소드도 덧붙였다.

인터뷰를 진행한 생활보장과 강향화 팀장 책상과 주변 직원들 책상에는 알록달록 다양한 손뜨개 소품들이 책상을 장식하고 있었다. 화장실 휴지심지를 활용한 연필꽂이, 미니 화분 커버, 미니 연등 방향제 등... 이런 작음 소품들은 어려운 문제로 과를 찾아온 민원인들이 조금은 더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았다.

강향화 팀장은 얼마 전 손뜨개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방학2동에서 몇 년전부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손뜨개 강의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데 손가락을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이 치매 예방도 되고, 옛날 향수를 느끼면서 스스로 무언가를 만드신다는 것에 어르신들의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라고 했다.

취미로 시작한 손뜨개가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나눠줄 수 있는 봉사로 그리고 자기계발을 위한 또 하나의 활동으로...이런 강향화 팀장의 활동은 모임 직원들에게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다솜타래는 올 연말 직원들이 틈틈이 짠 소품들을 소개할 수 있는 작은 전시회를 구상 중에 있다. 뜨개바늘을 처음 잡던 직원들도 이젠 어느정도 실력을 쌓아 도안을 보고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실력이 갖춰진 만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들으면서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슬비 주임은 “젊은 직원들도 남자친구를 위해 작은 소품을 만들기부터 시작해 봉사에 함께 뜻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말로 젊은 여직원들이 많이 참여했르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따뜻한 손의 온기가 더해진 다솜타래의 털목도리와 털모자는 겨울이면 외로움으로 마음이 더 추워지는 어르신들에게 세상 어떤 난로보다도 따뜻함을 나눠주고 있다. 실과 실로 연결된 직원들 간의 연결고리, 주민들 간의 인연의 고리로 도봉구의 겨울은 2℃는 더 따뜻해 질 것 같다.     이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