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칼럼/ 서울의 맥쿼리 포인트, 용봉정 전망대
단체장 칼럼/ 서울의 맥쿼리 포인트, 용봉정 전망대
  • 시정일보
  • 승인 2016.04.14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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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우 동작구청장

[시정일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1323만명에 이른다. 문화관광연구원의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중 80.4%가 서울을 방문했다. 어림잡아 1000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서울의 매력은 어디 있을까 반문해 보면 선뜻 답변이 떠오르지 않는다. 고궁을 둘러보고 명동에서 쇼핑하는 시끌벅적한 중국인들의 모습이 서울의 관광자원을 대변한다. 사실 서울의 대표 관광 상품은 ‘쇼핑’으로 대체된 지 오래다. 근래 서울에 면세점 추가 특허를 둘러싼 유통업체 간 갈등이 이를 말해준다.

엄밀히 얘기하면 유커의 지갑을 둘러싼 경쟁이지만, 현재 서울의 관광을 면세쇼핑으로 치환해도 큰 무리는 없다. 마치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관광하면서 쇼핑하는 게 아니라 쇼핑하면서 관광을 한다. 600여년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의 현주소다. 게다가 서울은 한강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안고 있지 않은가. 바다와 같은 거대한 물줄기는 처음 보는 이에게 감탄을 주기에 충분하다.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는 책이 있지만, 우스갯소리로 쎄느강은 한강에 비하면 동네 냇가 수준이어서 함께 엮을 레벨도 되지 못한다. 그 만큼 한강의 가치는 특별하다.

다행히 최근 한강을 중심으로 쇼핑에 치우친 관광구조를 바꾸기 위한 움직임이 있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여의도를 중심으로 한 한강관광벨트 조성이 그것이다. 여의도~노량진~노들섬~용산의 수변부를 이어 파리 쎄느강과 런던 템즈강에 버금가는 관광명소로 키우는 게 목적이다. 이를 위해 노들섬에 복합공연시설을 세우고 노량진과 여의도를 잇는 보행교도 설치한다.

관광벨트의 한 축인 노량진은 서울시에서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세계에서 유일한 활어 도매시장인 노량진수산시장이 있으며, 인근에는 한강남쪽에서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용봉정 근린공원이 자리한다. 용봉정 근린공원은 동작충효길 산책로와 한강을 연결하는 접점이다. 수산시장에서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고 용봉정 근린공원에서 서울의 화려한 밤을 눈으로 만끽한다고 상상해 보라.

특히, 노들섬에 공연시설이 들어서면 용봉정 근린공원의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서울에서 공연시설 전체를 조망하는 유일무이한 입지이기 때문이다. 호주 시드니에 오페라하우스를 바라보는 맥쿼리 포인트가 있다면 서울에는 용봉정 전망대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사진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야경 촬영지로 알려져 있지만 접근성 문제로 아직 시민들이 발길이 많지는 않다. 동작구에서는 이 일대를 ‘누구나 꼭 한번 방문해야 할 서울의 명소’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인근 노들나루공원과 노들섬을 잇는 브릿지를 설치하고 용봉정 근린공원 부지에 한강을 내다보는 친환경 가족캠핑장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서울시 플랜과 맞물려 여의도와 노량진, 노들섬과 용봉정 사이를 한 블록으로 누비는 새로운 길이 열린다. 관악산까지 산책로가 연결되어 산과 강을 한 번에 즐기는 관광명소도 미래 용봉정의 모습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여의도 63빌딩 면세점에서 쇼핑하고 서울의 바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음식을 맛보며, 노들섬 문화공연 관람 후 용봉정에서 야경을 감상하는 모습을 머지않아 우리는 볼 수 있을 것이다. 

노량진을 둘러싼 서울의 변화는 용봉정에게 맥쿼리 포인트가 되어 달라 속삭인다. 이제 용봉정은 시민에게 다가갈 채비를 갖췄다. 용봉정 일대야 말로 서울의 관광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우리 곁에 숨은 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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