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의정 칼럼>지역불균형 발전 해소에 우선 배려가 필요하다
<자치의정 칼럼>지역불균형 발전 해소에 우선 배려가 필요하다
  • 시정일보
  • 승인 2016.04.21 13:45
  • 댓글 0

박경준 성동구의회 의장
   
 

[시정일보]지난 4월 13일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는데 그 결과를 떠나서 필자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다양한 후보들이 내건 지역 균형 발전 공약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는 생활정치인으로서 지역의 균형발전이 가장 큰 현안이자 시급하게 개선하고 싶은 문제였기 때문이다. 물론 기초지방자치단체다 보니 대규모 개발과 공공사업 유치 등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보다는 지역의 현실을 잘 반영할 수 있는 공약들에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공약은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법’ 제정과 ‘불균형 지역 도시재생사업 우선 배려’ 공약이었다.

필자가 사는 성동구는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남구와 접한 서울 중심의 동북부에 위치해 있어 지정학적 이점이 타구에 비해 뛰어나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가와 사통팔달의 편리한 교통여건 등으로 서민주거지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최근 서울 도심 재개발사업이 활성화되면서 행당·금호·옥수지역과 왕십리 뉴타운 건설 등 대규모 재개발사업과 공공 보육·교육시설 확충이 이뤄지면서 신흥 중산층 주거지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서울숲과 한강을 사이에 둔 성수동은 오랜 역사의 준공업지역으로 인쇄, 가구, 염색공장 등이 밀집해 있어 발전에서 소외되었으나 근래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와 편리한 교통여건 등으로 사회적 기업, 공방, 레스토랑 등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자리 잡으면서 분위기 자체가 많이 젊어졌고, IT·BT산업센터 등 아파트형 공장들이 들어서며 새로운 변화와 발전의 과정에 있다.

이런 변화의 과정 속에서도 명암이 있기 마련인데 그 부작용의 첫째가 대규모 재개발에 따른 지가 상승으로 경제적 기반이 약한 원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타지역으로 떠난다는 것이고, 둘째가 발전에서 소외된 지역의 불균형 발전의 문제이다.

특히 성동구의 용답·송정·마장·사근동 지역은 중랑물재생센터와 용답동 자동차매매단지, 도시철도 정비창, 폐기물처리업체, 마장축산물시장 등 각종 혐오·기피시설들이 많이 들어서 있다 보니 주민 불편은 물론 발전에 많은 제약을 받아 왔고, 성동구 관내 타지역에 비해 지역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들은 서울시민의 공공 이익을 위해 불편과 희생을 감수해 왔는데 그로 인한 지역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으니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나 해결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의 주민들의 희생에 합당한 보상 방법은 무엇일까? 기존 혐오·기피 시설의 이전과 대규모 재개발보다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머리를 맞대고 사회적 희생을 감수한 주민들의 고충을 먼저 듣고 해결책을 도출해 내는 것이 현실적이자 합리적인 방법일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부동산과 전세가격이 치솟아 서민들의 주거공간이 점점 좁아지는 때에 대규모 개발 대신에 주민들이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즉 좁은 골목길을 넓힐 수 없다면 골목 구석구석에 주차된 차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공주차장을 만들어 골목길을 넓히고, 악취와 불쾌한 이미지의 중랑물재생센터는 현대화 시설로 개선하면서 주민들에게 운동시설이나 공유공간을 제공하고 빈 공간에는 주민 텃밭을 조성해서 주민에게 삶의 재미와 여유를 선물하는 것도 공존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 한 방법일 것이다. 또한 폐기물 수집운반 시설의 이전이 용이치 않다면 공공부문이 중심이 되어 전면적인 시설 개선과 함께 재활용 프라자를 조성하고 이곳에 폐자재를 수거, 가공, 판매하는 소재은행과 물품의 순환과정을 보여주는 재사용작업장 등을 만들어 주민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요즘처럼 환경과 자원의 재활용이 중요한 때 적극적인 친환경 체험 프로그램으로 개발한다면 교육적 효과는 물론 주민들의 자부심도 함께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님비(Not In my Back Yard), 핌비(Please In My Front Yard) 현상 등의 집단이기주의와 함께 지역 갈등을 유발하는 대규모 사업보다는 공공이익을 위해 희생하는 주민들에게 기존 지역의 특성을 잘 살려 주민들이 애정을 갖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사업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공존의 지혜를 찾는 우선적 배려가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느껴진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옛말처럼 옛것을 새롭게 발전시키는 것이 함께 사는 지혜로써 꼭 필요한 때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