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한 다음 제가하고 치국해야
<시청앞>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한 다음 제가하고 치국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16.05.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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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고지욕명명덕어천하자)는 先治其國(선치기국)하고 欲治其國者(욕치기국자)는 先齊其家(선제기가)하고 欲齊其家者(욕제기가자)는 先修其身(선수기신)하니라.

이 말은 대학에 나오는 말로써 ‘옛날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렸고 자신의 나라를 잘 다스리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관리했고 자신의 집안을 가지런히 관리하고자 했던 사람은 먼저 자신을 수양했다’는 의미이다.

옛날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고자 했던 사람이란 옛날의 성왕 堯(요)·舜(순)·禹(우)·湯(탕)·文武(문무) 등을 일컫는다. 이들은 완전한 인격을 갖추고 최고의 지위에 있었기 때문에 역사상 덕치주의를 완성시킨 전형적인 예로 등장한다. 근본과 말단을 알고 먼저 할 것과 나중에 할 것을 깨달아 실천에 옮기는 것이 군자의 모습이다. 군자의 수양은 여기서 끝나지 않으며 밝은 덕을 밝혀 백성을 새롭게 한다고 했는데 백성을 새롭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천하의 사람들이 모두 자신이 타고난 인격완성의 소질을 계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군자가 할 일의 마지막 단계이며 군자라면 누구나 이에 뜻을 두고 매진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뜻을 두었다고 해서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밝은 덕을 천하에 밝히는 것은 말단이요 나중에 할 일이기 때문이다. 천하 사람들이 밝은 덕을 밝힐 수 있게 하려면 먼저 천하보다는 작은 규모인 한 나라를 잘 다스려야 하며 한 나라를 잘 다스리려면 먼저 그보다 작은 규모인 한 집안을 문제없이 잘 관리해야 하며 한 집안을 문제없이 잘 관리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잘 수양해야 한다.

작금에 들어 교육부의 로스쿨 입시부정 실태조사 결과발표가 당초 우려했던 대로 축소 의혹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형식적 공개와 조치, 개선방안 등은 사회적 후폭풍을 우려해 짜맞춘 듯한 모습을 보였고 명백한 부정입시 사례로 적발된 이들의 실명마저 공개하지 않았다는데 대해 우리는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입학요강과 명백하게 어긋나게 자기소개서를 작성했던 이들에게도 입시부정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려 사법적 면죄부를 주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발표를 보면서 우리는 항간에 나돌고 있는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논란으로 자괴감을 갖는 젊은이들이 있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교육부의 부실한 발표는 로스쿨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교육부는 로스쿨들을 감쌀 게 아니라 명백한 입시부정에 대해서는 전면 공개와 함께 위법자에 대해 일벌백계하고 입시의 공정성을 확보하도록 제도를 고치는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