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몸가짐이 도리에 벗어나지 말아야
<시청앞>몸가짐이 도리에 벗어나지 말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16.06.0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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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詩云(시운), 其儀不 (기의불특)하매 正是四國(정시사국)이라 하니 其爲父子兄弟足法而后(기위부자형제족법이후)에 民法之也(민법지야)니라.

이 말은 大學(대학)에 나오는 말로서 ‘시경의 시에서 읊기를 그 몸가짐 도리를 벗어나지 않으면 사방의 나라를 바로잡으리라 하였으니 행실과 덕망이 부모자식 형제지간에 본받을 만하게 된 이후에 백성들이 본받게 되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시경 曹風(조풍) (시구)편의 시다. 위정자가 만인이 본받을 만한 의표를 지니고 있으면 사방의 나라를 교화하여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수 있다는 내용을 읊은 시로 이를 가족의 경우에 연계시켜 가족 구성원부터 자신의 행실과 덕망을 본받을 수 있게 되어야 만인이 본받을 수 있게 됨을 강조했다. 그러기에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자신의 집안을 화목하게 이끄는 것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의 말로도 일을 망치고 한 사람으로도 나라를 안정시킨다고 하고 나라를 잘 다스리는 것은 자신의 집안을 화목하게 이끄는 것에 달려 있다며 집안을 화목하게 이끄는 것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작금에 들어 정운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홍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절 전직 대통령들의 비리를 수사하며 특수통 검사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다. 그런 그가 한순간의 탐욕으로 인해 자기가 몸담았던 검찰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영장이 청구되는 참담한 신세가 됐다.

홍 변호사는 해외원정 도박으로 수사를 받던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검찰 관계자 등에게 청탁하겠다며 3억원을 챙긴 의혹과 네이처리퍼블릭의 지하철 매장 입점과 관련해 서울메트로 관계자 등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2억원을 받은 의혹도 받고 있다.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을 끝으로 2011년 8월 퇴임한 지 한 달 만에 청탁 로비 역할을 맡았다는데 대해 정말 놀랍기 그지없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개인 비리도 비리지만 법원과 검찰에 대한 로비 의혹의 실상을 밝혀내는 데 있다. 홍 변호사가 담당한 해외 원정도박 사건은 검찰에서 두 차례나 무혐의 처분됐다. 재수사를 통해 기소될 때는 뻔히 드러난 회사 돈 횡령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는 제외됐다.

전관예우를 이용해 현직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조직 내부의 썩어빠진 적폐를 과감히 도려내지 않고서는 검찰이 바로 설 수 없다. 차제에 검찰은 모든 의혹을 있는 그대로 명명백백히 밝힌다는 결연한 각오로 철저한 수사를 통해 혐의가 드러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