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정욕과 의식은 모두가 망심이다
<시청앞>정욕과 의식은 모두가 망심이다
  • 시정일보
  • 승인 2016.06.09 14:29
  • 댓글 0

[시정일보]情欲意識(정욕의식)은 盡屬妄心(진속망심)하니 消殺得妄心盡(소쇄득망심진)하면 而後眞心(이후진심)이 現(현)하느니라.

이 말은 채근담에 나오는 말로 ‘정욕과 의식은 모두가 망심이다. 망심을 물리친 뒤에라야 진심이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자기자신을 깨우친다는 것, 자기자신을 다스린다는 것, 그리고 자기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조금씩 뽐내고 싶어 하고 조금은 금방지려고도 한다. 터무니없는 욕심을 내기도 하고 이것저것 분별없이 가려보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온갖 것이 도사리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자기의 마음속에는 옳은 것만 들어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남의 마음속에는 옳지 않은 것만 들어 있다고 고집한다.

객기와 정기는 나누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하나다. 객기가 이길 때 정기가 스러질 뿐, 망심이 이길 때 진심이 쓰러질 뿐 그것들은 그러나 하나다. 다만 대개의 경우 정기를 이기는 객기란 없다. 진심을 이기는 망심이 없는 것처럼 승패는 한결같다. 그런데도 왜 객기를 꺼려하는가. 왜 망심을 두려워하는가. 도무지 꺼려할 필요가 없는데도 말이다. 그것은 마음의 병 탓이다. 마음이 객기거나 망심 따위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간섭하지 말라. 사람은 너무도 자기 마음과는 관계없는 일에 머리를 쓰고 괴로워한다. 그따위 괴로움엔 시달릴 필요가 없다. 그대 뜻과 그대 마음은 다치는 일 없이 그대 자신이 지켜 나가면 된다. 온전한 그대 몫인 탓이다. 마음은 그대를 집으로 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작금에 들어 전남 신안군 흑산도의 한 섬에서 초임발령을 받아 근무하고 있던 여교사가 3명의 학부모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충격적이고 인면수심의 사건이 발생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자기자식의 교육을 맡은 교사를 상대로 이 같은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니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다.

목포경찰서는 섬지역 초등학교 관사에서 여교사를 성폭행한 혐의로 A(49) 씨 등 마을 주민 3명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구속 수감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발생한 학교 관사는 주말인 관계로 동료 교사들이 육지로 나간데다 CCTV가 설치돼있지 않고 다른 경비 인력도 없어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없었다고 하니 참으로 어이없고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들을 철저히 수사해 과거 여죄가 없었는지도 밝혀내야 하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가중 처벌해 준엄함을 보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무엇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벽지 교사들의 정확한 실태 파악과 취약한 범죄 대책 등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