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력한 메피아 단절만이 사고 사회를 막는 길
<사설>강력한 메피아 단절만이 사고 사회를 막는 길
  • 시정일보
  • 승인 2016.06.0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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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방지법(공직자 윤리법)이 강화됐지만 여전히 관피아(관료+마피아)가 활개를 치고 있다.

특히 서울 구의역 메트로스크린 하청노동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서울메트로 출신들이 외주용역업체에 낙하산으로 내려가는 메피아(메트로+관피아)까지 등장하면서 구의역 사고 발생의 단초가 됐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서울메트로 자료에 의하면 스크린도어 유지, 보수 업체인 은성PSD 임직원 143명 중 정비자격증을 보유한 직원은 전체의 41%인 59명에 불과하다.

자격증이 없는 나머지 84명 상당수가 서울메트로에서 퇴직한 후 은성PSD에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 임직원인 메피아인 것으로 알려진다.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이 대거 은성PSD로 내려오면서 은성측이 매월 용역비로 지급받은 5억8000만원 중 4억원 가량이 서울메트로 출신 임직원의 임금으로 지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통합무산에 책임을 지고 지난달 물러난 이정원 서울메트로 사장은 전국증권산업 노조원장 출신이다. 이 전 사장은 2014년 2월 서울메트로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입사해 6개월 만에 사장으로 승진해 부적절한 인사라는 논란의 주인공이었다.

또 서울메트로 감사를 맡은 지용호 씨는 새정치연합 서울시당 수석부위원장출신이다. 안철수 대변인 출신인 이숙현 씨와 서울민주청년단체협의회 의장을 지낸 김종원 씨는 서울메트로에서 사외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의원보좌관을 지낸 오건호 씨도 서울메트로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이 같은 서울메트로의 관행은 일반직원에게도 이어졌다. 이처럼 낙하산인사에 의해 용역비의 대부분이 스크린도어와는 별관계 없는 메피아에게 지급되면서 구의역사고로 숨진 19살 김모군이 한 달에 쥘 수 있는 월급은 고작 144만원에 불과했다. 결국 메피아들이 낙하산 인사로 내려오면서 정비에 투입되는 인력들이 턱없이 부족해져 김군은 나홀로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열악한 환경에 내몰리다가 불행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로 세월호참사가 관료출신들이 낙하산으로 유관기관이나 기업에 내려가면서 관피아문제 때문에 발생했다는 진단에 따라 일명 ‘관피아방지법‘인 공직자윤리법을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관피아방지법이 강화된 뒤에도 관피아 낙하산은 여전했고, 특히 국가정보원과 대통령비서실, 대검찰정 등 권력기관의 낙하산 인사를 막는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관료의 취업 승인율을 살펴보면 2013년 90.7%, 2014년 80.4%에서 공직자 윤리법 개정후인 지난해에는 취업 승인율이 78.4%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른바 힘 있는 부처라는 대통령비서실과 경호실, 국가정보원, 대검찰청 등에서 퇴직한 관료들이 취업 승인율에 거의 100%에 가까워 이들 부처공무원들에게는 관피아방지법이 유명무실했다.

성난 민심은 구의역에서 시청까지 줄을 잊고 있다. 서울시장을 비롯한 정부, 나아가서 야당까지 성실하게 여론에 빗나가지 않게끔, 뼈를 깎아내며 메피아 단절은 물론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다시는 꽃다운 젊은이가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김군에 대한, 나아가서 국민의 불호령 여론에 보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