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6월의 끝, 호국보훈을 생각한다
<특별기고>6월의 끝, 호국보훈을 생각한다
  • 시정일보
  • 승인 2016.06.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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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근 서울지방보훈청장
   
 

[시정일보]아침 공기에도 한여름의 열기가 가득한 요즈음, 현충일을 시작으로 숨가쁘게 달려온 호국보훈의 달 6월도 어느덧 중반을 넘어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6월의 달력을 보면 1일 의병의 날을 시작으로, 4일 최익현 의병봉기(1906년), 6일 현충일, 7일 봉오동 전투(1920년), 10일 6·10만세운동(1926년), 15일 제1연평해전(1999년), 18일 반공포로 석방(1953년), 25일 6.25전쟁 발발(1950년), 29일 제2연평해전(2002년) 등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렇게 6월의 달력을 가득 채운 여러 기념일들은 대한민국 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반영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역사가 가르쳐주는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 한국전쟁은 동서 냉전시대의 이념적 대결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냉전시대는 끝났다고 하지만 한반도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도 지속되고 있다.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강조하면서 남측을 상대로 군사적 긴장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어떠한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다시는 민족의 독립과 자유가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각오와 결의를 새로이 다져야 한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서울행정학회와 공동으로 진행한 ‘국가보훈의 경제적 가치와 효과’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국민의 보훈의식 지수가 1%만 올라가도 사회갈등 요인이 줄어들어 약 11조9000억 원의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이는 우리 국민의 보훈의식 제고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이 즈음에, ‘국가보훈’이라는 가치를 ‘사회통합’ 및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대단히 의미있는 분석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호국보훈 행사를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25일에는 “안보가 무너지면 국가도 국민도 없습니다.”라는 슬로건을 기치로 전국 각지에서 6.25전쟁 발발 66주년 행사를 거행한다. 또한 29일에는 6.25전쟁 당시 북한군을 필사적으로 저지해 미군의 증원과 다른 유엔군의 참전을 가능케 했던 한강방어선 전투 기념식이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거행된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공훈을 세우고 희생한 분들을 진정으로 예우하고 그 숭고한 정신을 오늘에 되살려 그 분들의 은공에 보답한다는 호국보훈의 의미와 함께 안보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기회이다.

“용감한 이들이 조국을 위해 여기서 수행한 일들은 결코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싸워서 고결하게 전진시킨, 그러나 미완으로 남겨진 일을 수행해야 할 사람들은 우리 살아남은 자들입니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신의 가호 아래, 이 땅에 새로운 자유를 탄생시키고,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지구상에서 죽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로 손꼽히는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의 마지막 부분이다. 미국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896년 11월, 전몰자 국립묘지 봉헌식에서 행해진 이 연설은 “살아남은 자”의 의무를 강조하고 있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남긴 미완의 과제를 살아남은 자들이 수행해야 하며, 그들의 고결한 희생과 헌신을 결코 잊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링컨의 연설처럼, 오늘의 대한민국이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살아남은 자”로서 호국선열들이 지켜낸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한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자유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선열들의 희생으로 지켜낸 이 나라를 더 좋은 모습으로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각오를 되새기고, 경건한 마음으로 호국보훈의 달을 마무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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