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칼럼>청년, 아직 희망은 있다
<단체장칼럼>청년, 아직 희망은 있다
  • 시정일보
  • 승인 2016.06.3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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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양천구청장
   
 

[시정일보]꽃다운 열아홉 청춘이 우리 곁을 떠난 지 한 달이 지났다. 아직 청년보단 소년이 어울릴 것 같은 김군. 빡빡한 일정에 끼니를 거르는 일이 다반사였다는 주변의 증언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다 못해 참담하게 만들었다. 그날 이후 그가 떠나간 구의역 9-4 승강장에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마음이 담긴 메시지가 모아지고 있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며, 누군가는 울분을 토하며 명복을 빌었던 추모의 현장. 그곳에서 우리가 뼈저리게 찾아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일까. 모두를 참담하게 했던 그 현장에서 찾아야 할 것은 슬픔도 절망도 아닌, 희망이어야 한다. 수없이 다녀간 청년들의 메시지에 동병상련의 아픔을 넘어 변하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지역사회에선 청년에 의한 변화가 이어진지 꽤 됐다. 자신들의 위기라고 불리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청년들이 선택한 것은 사회와 함께 변하겠다는 움직임이었다.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양천구 또한 마찬가지다.

양천구 신정동에는 평범한 골목이 있다. 다른 동네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이 골목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동네발전소’라는 모임이 생기면서 부터다. 2014년 6월, 신정동 골목에서는 동네 가게 사장님과 청년 2명이 의기투합한 작은 모임이 만들어졌다. 3명의 작은 만남에서 시작된 이 모임은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며 골목을 특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는 지혜나눔아카데미 ‘동네 야학당’과 골목길 사장님들이 노하우를 공유하며 배우는 ‘장인가게 찾기’ 등은 다시 생각해봐도 참 아름다운 시도다. 결국 이러한 노력들은 동네발전소를 조합원 700명이 넘는 마을기업 협동조합으로 발돋움하게 했다. 청년들의 작은 시도가 주민모임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 만든 것이다.

청년들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구청 옆 해누리타운에 위치한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도 청년들의 고민과 참여가 만들어낸 걸작품이다. 2011년 문을 연 이곳은 ‘사람과 노동’의 가치를 우선하는 사회적경제기업가를 꿈꾸는 청년들이 미래를 키우는 공간이다. 센터에선 그저 돈을 많이 버는 길이 아닌, ‘사람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진 청년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사회와 마주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청년들을 위해 우리사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선 시선의 변화가 필요하다. 청년들의 위기를 개인적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사회구조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청춘을 버린 버거운 노력만을 강요해선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 또한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아닌 ‘청년들의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청년들을 오직 정책의 수혜자로만 보지 말잔 얘기다. 모든 청년정책은 청년들을 현 상황을 함께 타개하기 위한 동반자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시작돼야 한다.

이를 위해 양천구도 다양한 시도들을 계속하고 있다. 7월에는 지역의 기업가와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 일방적인 지식 전달 형식을 넘어 현 상황을 함께 타개해보자는 취지다. 여기서 함께 나눈 여러 제안들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양천구 청년기본조례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얼마 전엔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청년협동조합형 공공주택사업도 시작했다. ‘협동조합형’임에 주목하자. 청년들의 주거문제 해결은 물론 청년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지역사회로 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 본다. 방학마다 관행적으로 추진하던 대학생 아르바이트도 확 바꿨다. 그동안 단순보조 업무만 했던 참여자들이 이번 방학에는 숨겨진 양천의 유휴자원을 찾아 지역 곳곳을 누비게 된다. 이렇게 찾게 된 자원들은 앞으로 양천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밑거름으로 쓸 계획이다. 적어도 양천구에서만은 청년이 만드는 정책이 지역사회를 그리고 청년 정책을 변화시키게 되는 것이다.

청년문제! 아직 희망은 있다. 미안하다고, 바꾸겠다고 했던 구의역 9-4 승강장에서의 아픈 다짐을 잊지 말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던가. 청년문제라는 거대한 산을 넘기 위한 도전은 모두의 공감과 참여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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