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동 삼총사’ 출격, 우리 동네 복지가 달라집니다
‘찾동 삼총사’ 출격, 우리 동네 복지가 달라집니다
  • 이승열
  • 승인 2016.06.3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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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움직이는 복지’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7월 확대
   
▲ 금천구 독산3동 김용희 방문간호사(오른쪽)와 최영록 복지플래너(가운데)가 어르신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 독산3동 제공)

복지플래너ㆍ방문간호사ㆍ우리동네 주무관

[시정일보]서울시가 7월부터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사업을 확대 시행한다. 지난해 7월 제도 시행 이후 13개 자치구 80개 동에서 시행하던 것을, 18개 자치구 283개 동으로 대폭 확대하는 것.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는 기존의 ‘기다리는 민원사무’ 중심의 동 행정을, ‘찾아가는 복지’ 중심의 적극적인 행정으로 전환해, 복지서비스 강화에 대한 시대적인 요구를 끌어안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복지담당자 수를 늘림으로써 기존에는 시행이 어려웠던 ‘적극적인 복지’를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측면이다.

이번 기사에서는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시행 1년과 7월 사업 확대를 맞아 사업의 내용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사업이 어떻게 확대되는지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편집자 주

 

洞 기능 ‘복지ㆍ주민자치 중심’ 대전환

적극적 복지로 ‘송파세모녀’ 불행 방지

 

금천구 시흥5동에서는 지난 3월 알콜중독 환자인 산모에게서 태어나 출생하자마자 방치된 아기가 발견되는 일이 발생했다.

시흥5동 주민센터는 즉시 현장을 찾아 아기의 건강을 위해 긴급한 보호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신속하게 조치를 취해, 결국 아기를 아동보호시설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알콜중독인 산모도 전문치료기관에 입소시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 4월에는 전기요금이 5달째 미납된 성동구 송정동의 한 가정에서 이틀째 식사도 하지 못하고 있던 주민이 발견됐다. 송정동 주민센터 복지플래너와 방문간호사가 즉시 방문해 이 주민에게 음식을 지원하고, 긴급복지지원과 기초생활보장 등 관련 복지제도를 안내해 상황이 악화되는 일을 막았다.

이와 같은 사례는 모두 서울시가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찾동) 사업을 통해 가능했다.

찾동은 동 주민센터의 기능을 민원·행정 중심에서 복지와 주민자치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을 목표로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과거 주민등록 등초본을 떼던 동사무소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찾아가는 적극적인 복지’를 실현하겠다는 것. ‘송파 세 모녀’ 사건과 같은 불행한 일을 방지하고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복지서비스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를 서울시가 수용한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찾동은 또한 복지담당 공무원을 대폭 충원함으로써, 복지업무가 급증해 동 주민센터에 집중되는 이른바 ‘깔때기 현상’을 이겨내지 못해 공무원이 자살하는 등의 부작용을 해소하겠다는 목적도 있다.

찾동 사업을 통해 각 동 주민센터에는 △복지플래너 △방문간호사 △우리동네 주무관 등의 직책을 가진 공무원들이 새롭게 배치된다.

우선 복지플래너는 △어르신 △임산부 및 영유아 가정 △빈곤위기 가정 등을 방문하며 주민들의 복지관련 욕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일을 맡는다.

방문간호사는 65세와 70세에 도래하는 어르신, 임신 20주 이후 임산부, 만 2세 이하 영유아 가정 등을 복지플래너와 방문해 주민의 건강을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동네 주무관은 동 전체를 몇 개의 구역으로 세분해 구역별로 가구별 생활실태를 파악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밖에 민원인 및 복지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를 포괄적으로 파악해 종합적으로 해법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는 복지상담전문관도 있다.

 

월 18개 자치구 283개 동으로 확대

서울시 복지직 1151명 충원 洞 배치

 

 찾동은 지난해 성동구, 성북구, 도봉구, 금천구 등 4개 구가 ‘시범구’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들 4개 구는 각 1개 동을 ‘시범동’으로 선정해 지난해 3월부터 갖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선도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이어 지난해 7월에는 13개 자치구 80개 동이 본격적으로 찾동 사업을 시작했다. 4개 시범구는 모든 동 주민센터가, 종로·노원·은평·서대문·마포·양천·구로·동작·강동 등 9곳은 각 2~3개 동 주민센터가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로 변모했다.

이어 서울시는 올해 7월, 18개 자치구 283개 동으로 사업을 더욱 확대한다. 4개 시범구는 물론, 2~3개 동씩 참여했던 9개 자치구도 전 동에서 찾동을 시행한다. 또한 지난해 참여하지 않았던 자치구 중 동대문·강서·영등포·관악·광진 등 5개 구가 새롭게 참여하는데, 이중 광진구를 제외한 4개 구는 모든 동에서, 광진구는 1개 시범동인 군자동에서 사업을 시행한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서울지역 424개 모든 동 주민센터를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한편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시는 올해 사회복지직 9급 공무원 1151명을 새롭게 충원했다. 합격자는 9급 일반 838명, 시간선택제 148명, 민간경력자 165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명단은 지난 6월15일 발표됐다.

이들 사회복지직 공무원 대부분은 직무교육을 이수한 후 7월부터 283개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에 배치돼 어려운 주민을 발굴하고 복지서비스를 상담하는 복지플래너로 활동하게 된다.

 

주민 그림 걸린 로비, 카페에서 휴식

동 주민센터 ‘주민자치 열린공간’ 거듭

 

찾동 사업을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서울시는 동 주민센터 공간개선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 민원·행정 중심이던 동 주민센터를 주민 누구나 드나들며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새단장하는 것.

동 주민센터 공간개선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은 찾동 사업에 따라 늘어나는 직원들의 업무공간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찾아가는 복지’와 함께 찾동의 또다른 목표 중 하나인 ‘주민자치 강화’를 위한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뜻이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는 동 주민센터마다 평균 5000만원의 공사비를 지원한다. 공사비는 동별 복지상황과 주민센터 청사 여건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설계에는 서울시 공공건축가들과, 서울시 총괄계획가의 추천을 받은 건축가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한다.

개 시범구 중 하나로 지난해 7월 동 주민센터 공간개선을 마무리한 금천구의 경우, 공간개선 전 과정에 주민을 참여시켜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려 애썼다.

독산3동 주민센터는 주민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민원대를 채웠고, 시흥5동 주민센터는 로비를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카페공간으로 꾸몄다.

또 동장이 업무를 보던 동장실은 대부분 없애거나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공간으로 바꿨다. 동장들은 개인 사무실에서 나와 주민들과 가까운 곳에서 직원들과 함께 근무한다.

공간개선을 완료한 이후에는 각 동별로 ‘동 주민센터 작은 준공식’을 열고 새롭게 태어난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의 탄생을 축하하기도 했다.

이승열 기자 /sijung1988@naver.com

 

   
▲ 관악구 삼성동 주민센터에서 찾동 전환을 위한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 찾동 준비 한창, 관악구 삼성동

복지2팀 신설, 1층에 전면배치

홀몸어르신·장애인 복지 ‘중점’

 

관악구 삼성동은 위로는 삼성산 자락, 아래로는 도림천을 두고, 대학동과 난곡·난향동 사이에 끼어 있는 동네다. 도시철도 이용이 불편하고 주거환경이 열악한 서울의 오지(奧地) 중 하나다. 재개발도 여러 사정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만큼 복지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도 많은 곳이다.

지난 28일 찾아간 삼성동 주민센터의 청사는 낡고 좁아 최근 지어진 다른 동의 현대식 청사와는 차이가 큰 모습이었다. 3층짜리 청사건물의 1층은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로 변모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먼저 공사가 완료된 2층에서 모든 민원업무가 임시로 이뤄지고 있었다.

삼성동 김이호 동장은 “찾동으로 새롭게 직원들이 올 경우 1층 공간만으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어 2층까지 활용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2층에는 동장실과 마을자치팀(현 행정민원팀)이 자리 잡으며, 1층에는 복지1,2팀과 민원담당자들이 일하게 된다. 3층에는 작은도서관, 중대본부, 요리교실이 그대로 운영된다. 공사는 7월8일 완료될 예정이다.

삼성동에는 총 8명의 인원이 11일부터 새롭게 충원된다. 그 중에는 신설되는 복지2팀의 팀장과 방문간호사 1명, 사회복지직원 6명이 포함된다. 김 동장은 “동 규모가 크고 복지수요도 많아 충원 인원도 다른 동보다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동의 인구는 올해 5월 기준으로 2만7745명인데 그 중 기초생활수급자가 1005명이다. 이는 관악구 21개 동 중 세 번째로 많은 수라고 한다. 또한 어르신이 4800명, 그 중 홀몸어르신이 1298명, 장애인이 1504명이나 된다. 이는 모두 관악구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관악구는 지난해 찾동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가 올해 전 동에서 사업을 실시하는 4개 자치구 중 하나다. 따라서 시행착오를 경험하지 않고 바로 사업에 뛰어드는 부분이 걱정되지 않을까 궁금했다. 하지만 김 동장은 “각 동별로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동의 사례를 그대로 접목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어차피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며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 동장은 “삼성동은 다른 동보다 홀몸어르신, 장애인 복지에 더욱 중점을 둬야 하는 곳”이라며 “새롭게 탈바꿈하는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를 통해 주민복지 향상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