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연 희 강남구청장, "강남의 도전은 계속된다"
신 연 희 강남구청장, "강남의 도전은 계속된다"
  • 정응호
  • 승인 2016.07.07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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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무허가 판자촌 난제 해결 ‘세계 도시 강남구’ 반석 위에

 

   
                                            신연희 강남구청장

[시정일보]2010년 7월1일 강남구는 최초의 여성구청장 신연희를 맞아 민선5기를 열었다. 서울시 최초의 여성행정국장, 여성정책보좌관 등을 두루 거친 행정전문가인 그는 취임하자마자 “대표도시 운운하는 강남에 집단 무허가 판자촌이 여태 방치된 것이 너무 부끄러운 일”이라며 정비에 나섰다.

그는 구룡마을, 재건마을, 수정마을, 달터마을 등 4곳의 집단 무허가 판자촌은 물론 넝마공동체가 자리잡고 있는 영동5교와 달터공원, 대모산 등의 비닐하우스까지 샅샅이 찾아내 정비하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사실 이곳은 강남구에서 ‘뜨거운 감자’와 같은 곳으로 그동안 많은 구청장들이 손을 대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30여년이 넘는 세월을 불법점유하고 안전과 관용에 호소하며 기득권을 누리던 거주민들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한 일인 데다 당면한 현안업무도 벅찬데 굳이 생색나지도 않을뿐더러 욕먹을게 뻔한 일을 벌이는 새 구청장에 대한 직원들의 볼멘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신 구청장은 직원들을 설득, T/F팀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고 사업을 구체화시키는 한편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이해를 구했다. 또 많은 민원인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고발조치를 취하는 원칙을 지켜왔다.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도시 강남

무허가 판자촌 난립 ‘아이러니’

   

구룡마을 개발계획.

이미지는 ‘부자동네’다. 패션문화를 선도한다, 대치동 학원가로 대표되는 사교육 1번지다, 룸살롱과 같은 유흥문화도시다 등일 것이다.

반면, 강남구가 알리고 싶은 대표 이미지는 테헤란밸리와 코엑스를 중심으로 365일 연중 쉼 없이 약동하는 경제도시, 대한민국 경제의 1번지, 대한민국의 경제의 심장부, 그리고 지난 2010년 ‘G20정상회의’와 2012년 ‘세계핵안보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로 세계적인 도시 반열에 오른 국제도시 이미지일 것이다.

더욱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세계가 열광함으로써 10억명 이상의 세계인이 찾고 싶어 하는 세계 최고의 인기도시로 급부상하며 대한민국 관광사업을 주도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새롭게 부각되는 한전부지를 현대차그룹에서 매입해 지상 105층 규모의 현대차그룹 본사(Global Business Center)를 2021년까지 건립할 예정이며, 이와 보조를 맞춰 강남구는 국토교통부, 서울시와 협력해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을 완공할 예정이다.

이제 인구 58만명의 기초지자체 강남구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는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우뚝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대한민국 대표도시라 자부하는 강남에 반세기 전에나 있을법한 집단무허가 판자촌이 한 군데도 아니고 4군데나 수십 년간 건재해오고 시민들의 휴식처인 양재천과 공원 한쪽에는 30여년도 더 된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가 버티고 있었다.

구룡마을, 재건마을, 수정마을, 달터마을, 영동5교 등인데 무려 1678세대 3512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1980년대 초중반 활발한 도시개발사업과 86아시안게임, 88올림픽 개최를 위한 각종 건설사업으로 서울시내 무허가 판자촌과 빈민지역이 철거되면서 갈 곳 없는 이주민들이 하나둘 찾아와 주거용 비닐하우스 등을 지으며 형성된 것인데 30여년이 넘도록 자리 잡고 농작물경작, 넝마주이 등 생활터전까지 일구며 생활해와 오랜 기간 방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룡마을 공영개발 끝까지 관철

2018년 착공, 2020년 12월 준공

개포동 567-1번지 일원(26만6304㎡/8만557평)에 자리 잡은 구룡마을은 1980년대 중반 활발한 도시개발사업과 각종 건설사업으로 서울시내 무허가 판자촌 등이 철거되면서 그곳 이주민들이 하나둘 정착해 촌락을 이룬 곳으로 1242세대 2529명(전입신고 1108세대 2138명)이 비닐하우스 등을 짓고 살고 있었는데 화재와 침수 등 재난재해에 취약해 개발이 시급한 대규모 판자촌 지역이었다.

또한 구룡마을은 국공유지뿐만 아니라 민간토지주들의 땅도 상당부분 포함돼 있어 개발방식을 두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차례에 걸쳐 대토지주의 민영개발 주장에(이곳은 자연녹지, 도시자연공원으로 1966년부터 개발이 묶인 지역임) 따른 서울시·강남구와 토지주들간의 갈등으로 개발이 지연된 곳이기도 하다.

강남구는 지난 1991년부터 현장에 무허가 건축물 신발생 방지 및 무단침투 예방활동을 벌이며 관리해오다 지난 2011년 4월28일 마침내 서울시로부터 구룡마을 공영개발 발표를 이끌어내기에 이른다. 이어 2011년 5월2일부터 거주민들의 전입신고를 받아줬다.

년 12월30일 SH공사는 개발이익 사유화에 대한 특혜논란 방지 및 외부 투기세력 차단 등을 위해 공영개발에 의한 수용방식이 적합하다는 의견과 함께 수용·사용 방식에 일부 환지방식을 추가하는 것으로 변경해 구룡마을 개발계획을 결정했다. 사유재산권 보호란 미명아래 그간 투기 의혹과 불법 로비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던 토지주들의 특혜요구를 일방적으로 서울시가 결정한 것이다. 이러고도 강남구로 보낸 심의결과 통보 공문에는 환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이후 강남구는 환지방식 수용불가와 함께 사업시행 방식을 최초 공영개발 발표안대로 변경해 줄 것을 통보하고 다각적으로 노력해 2014년 12월18일 결국 최초 공영개발 발표안대로 하는 데 성공했다. 2016년 8월에 사업시행자를 지정하고 실시계획에 착수해 2018년 3월에 착공하고 2020년 12월에 준공할 계획이다.

 

재건마을 2011년 6월 화재 발생

이재민 구호ㆍ33세대 이주 설득

개포동 1266번지(3760㎡)에 위치한 재건마을은 1980년대 초반 도시개발로 밀려난 재건대(일명 넝마주이)들이 하나둘 정착해 생긴 판자촌으로 96세대 187명이 살고 있었다. 특히 재건마을은 강남구의 자랑이자 58만 구민의 휴식처인 양재천과 천산길 입구에 위치하고 있어 강남구는 이곳의 정비를 위해 각별한 노력과 공을 들였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1년 6월12일 이곳에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하자 강남구는 신속한 구호와 함께 주민들을 설득해 이들 중 13세대는 임대주택, 20세대는 타 지역 등으로 이주토록 해 총 33세대와 총 13개 불법사업장을 정비완료했다.

향후 거주민들이 임대주택 등으로 이주가 완료되면 도시계획시설인 도서관이 건립될 예정이며 일부는 공원으로 조성돼 주민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탈바꿈할 것이다.

 

수정마을 68세대 130명 거주

임대주택 입주 지원, 26세대 정비

개포동 1197-1,4, 1187-5 및 1240-3번지(2839㎡)에 위치한 수정마을은 1989년 1월4일 개포택지개발사업 완료 후 사업지구 내 미매각토지(일명 체비지)에 자리잡아 68세대 130명이 거주하는 무허가판자촌으로, 이곳 주민들은 개발 이전부터 살던 사람과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파산한 사람들이 유입돼 마을이 형성됐다.

년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이 개정돼 이곳 주민들에게도 국민임대주택 우선공급대상자(비닐간이공작물거주자) 자격이 주어지면서, 대한주택공사(현 LH공사)에서 국민임대주택 입주를 추진했으나 이해 설득 부족으로 주민들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하지 못한 곳이기도 하다.

이후 강남구는 LH공사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세곡동 강남보금자리주택지구 내 국민임대주택 및 영구임대주택에 입주신청을 안내해 14가구가 당첨돼 2013년 12월24일까지 총 12가구가 입주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예비당첨된 2가구도 2016년 하반기 중에 입주할 수 있도록 적극 도움을 줬다.

그리고, LH공사에서 공급하는 다가구매입 임대주택에도 2016년 6월 현재까지 12가구가 입주하도록 도움을 줬다. 이 일을 계기로 그동안 이곳을 떠나지 않겠다던 주민들 중 일부가 이웃들이 입주한 새 아파트를 다녀온 후 구청을 신뢰하게 되고 일부 생각을 바꾸는 좋은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또한, 개포동 1240-3호 무허가 판자촌 한 블럭을 완전정비하고 희망공원을 조성해 지역주민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비탈진 임야에 지어진 달터마을

2017년까지 정비 완료 녹지 복원

   

달터마을 정비 전 모습.

개포동 156번지 일대(1만1274㎡) 공원부지에 넓게 흩어져 있는 달터마을은 1980년대 초 개포택지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개포동 일대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이 지역으로 불법이주하면서 무허가 건물이 집단화된 곳으로 218세대 570명이 거주하는 판자촌이다. 이곳은 양재천, 개포동 일대 몇몇 학교 등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편익시설과 근접해 주민들의 이용에 불편을 주고 도시미관을 크게 해칠 뿐 아니라 비탈진 임야에 지어져 강풍이나 폭우 등 자연재해에 매우 취약해 정비가 시급한 지역이지만 상대적으로 외지고 분산돼 있어 관리가 취약한 곳이었으나 2013년 3월 28일 달터근린공원 밀미리경로당 앞 무허가 건물 1동을 정비완료하고 거주세대를 이주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이후 지속적으로 주민이주지원을 추진한 결과, 지금까지 43세대를 이주시켰으며 2017년 말까지 달터마을 정비를 끝마치고 녹지를 복원할 계획이다.

 

영동5교 넝마 컨테이너 16세대 형성

불법시위 저항, 엄중대처 정비 완료

영동5교 넝마공동체는 대치동 508외 3필지 영동5교 교량하부(800㎡)에 컨테이너 형태로 30여년 전부터 형성된 불법무허가들로 앞서 언급한 재건마을에서 떨어져 나온 넝마들이 처음에는 작업장으로 쓰던 것을 언제부터인가 주거하기 시작해 16세대 17명이 살고 있었다.

이곳은 양재천, 탄천공원 등이 인접해 산책하는 시민들이 많고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통행량이 많은 곳인데 다리 밑이 어둡고 불결하고 냄새까지 난다며 주민들의 정비요청이 끊이지 않던 지역이다.

강남구가 해당지역의 실태를 파악한 후 대집행 계고장을 보내 자진철거토록 행정지도하자 수차례의 격렬한 집단시위와 언론플레이를 벌이며 강력하게 저항했다. 이 과정에서 직원 등이 폭행피해를 당하기도 했으며 이후에도 불법시위와 저항은 계속되었지만 구는 원칙과 소신으로 단호히 대처했다.

이후 구는 2012년 11월9일 영동5교 불법무허가 총 16세대의 정비를 모두 완료했다.

 

강남구의 도전은 계속된다

해묵은 불법무허가건물. 이것은 70~80년대 대한민국 대도시에 급속하게 진행됐던 도시개발과 각종 건설사업의 여파가 만들어낸 우리사회의 어두운 이면이다. 이제 국민소득 2만4000달러의 대한민국 도시라면 생명을 위협받는 주거환경에 노출된 시민과 도시미관을 해치는 불법무허가 건물의 정비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30여년 요지부동이던 구룡마을, 재건마을, 수정마을, 달터마을 등 불법 무허가 판자촌을 6년 만에 328가구나 정비하고 개발계획까지 이끌어낸 강남구청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할 것이다.

강남구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정응호 기자 / sijung198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