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진대비 철저한 유비무환의 태세 확립해야
<사설>지진대비 철저한 유비무환의 태세 확립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16.07.14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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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최근 울산 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우리나라 공식 기상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역대 5위 규모의 큰 지진이다.

진원지 부근 울산과 부산·경남 일부는 물론 대구·경북 등 전국에서 감지될 정도로 충격이 컸다. 이번 지진은 인근 지역인 부산 해운대에서는 80층짜리 고층 아파트가 흔들리고 일부 고층 아파트 주민들은 대피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 인명이나 재산 피해가 없었던 것은 그나마 무척 다행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전반적으로 총점검해야 할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된데 대해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지진과 폭우 등 큰 피해가 예상되는 재난 때 즉각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해 정확한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혼란과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안전처는 이번 지진 발생을 신속히 알리지 못했다.

지진 대처를 촉구하는 국민안전처의 긴급 재난 문자는 지진 발생 후 18분 지난 8시51분에 울산 4곳과 경남 4개 시·군 등 극히 일부 지역에만 송출됐으며 그나마 지진 발생 날짜가 7월5일이 아니라 7월4일로 잘못 찍혀 있어 혼선을 초래했다. 물론 5분 뒤 다시 날짜를 7월5일로 정정하는 재난 문자를 발송하는 해프닝도 연출했다. 지진발생 18분이면 초기 대응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는커녕 모든 상황이 끝났을 개연성이 농후하다.

이러한 상황을 볼 때 강력한 규모의 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해 국가적 대응 태세가 제대로 완비돼 있는지 우리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우리나라는 일본 등 지진이 잦은 환태평양 불의 고리 지역에서 비켜나 있어 대형 지진의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그동안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한반도도 결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자연재해는 완전 막을 수는 없지만 철저히 대비하면 그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차제에 정부는 지진이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는 인식아래 장기적으로 정부와 자치단체가 연대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지진전문기구설치와 활성단층 지도 작성 및 지진 다발지역의 지각 조사 등 피해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중장기 실행계획을 수립, 지진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진 관측과 분석, 내진설계 및 보강 계획의 차질 없는 추진과 조기경보·비상체계 구축, 주민 대피 계획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비상대책 매뉴얼을 마련, 철저한 유비무환의 태세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