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복’의 재발견
<기자수첩>‘한복’의 재발견
  • 윤종철
  • 승인 2016.07.1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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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철 기자
   
 

[시정일보]우리의 전통 의복인 ‘한복’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직선과 곡선이 어우러져 단아한 자태를 풍기는 치마와 저고리는 세계적으로도 그 아름다움을 인정받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그 가치를 외면하고 있지 않나 싶다.

‘한복’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경탄하고 있는 외국인들은 늘어나는 반면 우리는 결혼식 정도가 아니면 이젠 명절에도 한복을 입은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제는 오히려 외국인이 한복을 입는 것보다 자국민이 한복을 더 어색해 한다는 사실은 무척이나 씁쓸하다.

이렇게 한복이 골동품화 된 것은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우며 시대에 맞지 않다는 편견 때문이다.

일부 학자들 사이에선 민족 문화 말살을 시도한 일제의 농간 탓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복은 불편하고 멋이 없으며 심지어는 부끄러운 옷이라는 인식을 심어 민족 혼이 서린 한복을 멀리하게 했다는 주장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우리의 자랑스런 전통 복식문화인 ‘한복’이 평생 한두 번 입는 관혼상제복 쯤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한복의 멋’ 재조명 움직임이 만만찮게 일고 있다. 특히 종로구에서 나타나고 있는 한복에 대한 젊은이들의 새로운 시각은 꽤 주목할 만 하다.

경복궁이나 북촌, 인사동 일대에 삼삼오오 갖가지 한복을 차려입은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10대에서 30대에 이르기까지 ‘한복’의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현상에는 전통 문화거리로 만들려는 종로구의 정책적 노력이 한 몫을 했다. 특히 최근에는 한복에 대한 수요를 한 껏 늘리기 위한 전략도 세웠다.

한 종로구의회 의원은 ‘한복’을 입고 종로를 거닐면 학생들에게 ‘봉사점수’를 주자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연 20시간의 자원봉사를 해야 하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힘들게 점수를 채우고 있는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과 함께 봉사점수까지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이 아이디어는 급물살을 타고 진행돼 곧 전국 중ㆍ고등학교에 공문이 발송될 예정에 있다.

오는 8월부터는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에게 음식값 전 매뉴 10%이상 할인이라는 파격적인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불편하고 멋이 없다는 편견을 버리기 위해서는 우선 한복을 입어봐야 한다. 입어보면 생각만큼 불편하지 않고 생각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종로구의 이같은 마케팅 전략은 제대로 맥을 짚고 있는 듯하다.

자랑스러운 우리 대표 문화유산인 한복이 이렇게 우리 젊은이들 사이에서 재발견 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제는 젊은이들의 이같은 분위기가 더 나아가 우리의 자랑스런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