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검찰권력, 사과를 넘어 책임지는 자세로 거듭나라
<사설>검찰권력, 사과를 넘어 책임지는 자세로 거듭나라
  • 시정일보
  • 승인 2016.07.2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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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나라의 미래가 달린 비리 스캔들이 터졌다. ‘주식대박’ 진경준 검사장 구속으로 김현웅 법무부장관이 머리를 숙였다. “국민여러분께 커다란 충격과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김 장관은 비판과 질책을 겸허하게 수용해 검찰에 대한 국민신뢰를 조속히 회복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이쯤 되면 검찰은 바닥을 보였고 국민은 허망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진경준 검사장은 2005년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48)에게서 4억2500만원을 받아 넥슨의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산 뒤 이듬해인 11월 넥슨 제팬 주식 8537주로 교환했다. 이명박 정부 대통령인수위원회 파견을 마친 직후인 2008년 3월 넥슨으로부터 3000만원대 제네시스 차량을 처남 명의로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에 소환된 김 회장이 “‘검사’친구의 도움을 받기위해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대가성 의혹은 짙어졌다.

넥슨이 인수위에 파견된 진 검사장을 다용도로 활용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2006년, 2007년은 게임 관련 규제 법안이 강하게 대두되던 시기로, 진 검사장이 실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와 별도로 넥슨이 대관(對官) 창구로 진 검사장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

년 9200만원이던 넥슨의 접대비 지출은 2005년부터 작년말까지 총174억30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취득한 무렵 넥슨이 줄소송을 당했던 점도 눈길을 끈다.

진 검사장은 모친 명의로 등록된 벤츠 등 미신고 차명 재산도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진 검사장은 한진그룹 ‘일감몰아주기’ 사건에 연루된 진 검사장의 처남 등이 대준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나왔다. 이뿐만 아니라 2011년에는 국내보안업체 파수닷컴의 주식을 친인척 명의로 투자해 차명 소유했다가 지난해 매각해 수억원대의 차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밖에도 진 검사장은 2005년 ‘바다이야기’ 수사정보 유출 의혹도 사고 있다.

진 검사장의 전횡은 검찰 사회에서도 혀를 두르는 현실이다. 그는 세번의 거짓말로 국민의 공분도 더 크게 했다. 지금 국민은 세번을 넘어서 국민이 모르는 비리사슬까지를 의심한다. 검찰의 민낯을 보이고 말았다.

모름지기 잘못이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때 수습이 된다. 그리고 국민의 용서를 받을 수 있다. 청마 유치환 시인은 절망이고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로 가슴을 쳤다.

검찰은 이번 기회에 통렬한 성찰로 가슴 치는 반성이 되길 바란다. 사법질서의 새로운 정기의 틀을 만들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의 국민은 어려운 시기에 유난히 강인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기회가 사법부에 새로운 일기장을 새로 쓰는 기회가 돼야 한다. 법무부장관의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책임지는 자세로 임하라. 사표를 내 놓고 처리하는 것이 옳다. 정치권도 비판의 기회로 삼지 말라. 부패는 나라의 패망을 가져온다는 교훈을 새기며 인사, 제도의 새로운 틀을 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