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라의 집인 언어를 바로 세우자
<사설>나라의 집인 언어를 바로 세우자
  • 시정일보
  • 승인 2016.08.18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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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71주년을 맞아 8.15경축사에서 ‘헬조선’을 지적했다. ‘헬조선’은 ‘지옥’ ‘지옥조선’ ‘흙수저’ 같은 한국을 자조하는 언어다. 한국의 발전상에 비해 자조의 언어가 지나치다는 대통령의 인식에 동의한다. 언어는 나라의 집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언행은 여러 대통령 중에서 언어의 절제를 보였다. 문인들은 박 대통령이 수필가라는 동업자 인식보다는 언어에 대한 자의적인 존중 실천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 한글날도 아니고 8.15경축사에서 넘어져 가고 있는 언어를 일으켜 세웠다는 점에서 무한 찬사를 드린다.

우리의 한글은 무단히도 어려운 시련을 겪었다. 일제강점기에는 한글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기 일쑤였다. 우리말 말살 정책으로 우리말 교육을 금지시켰고 우리말 신문인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를 폐간하기도 했다. 창씨개명을 통해 일본이름을 갖도록 했다. 한글 학자인 최현배 선생은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살이를 했다. 그러한 우리언어가 점점 커지고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니고 넘어지고 있다는 현실이다.

해방이 된지 71주년이 됐지만 가압류, 주사보, 서기 같은 정부의 서류적인 단어가 양식 없이 사용되고 있다. 음식류에서도 닭도리탕, 가이바시, 오도리, 스시 등의 많은 단어들이 무감각하게 사용되고 있다.

광복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우리의 언어도 없어졌다. 태극기도 마음껏 게양할 수 없다. 올림픽에 나가서 우리의 언어와 국기도 달 수 없다. 손기정 선수는 마라톤의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일장기를 가슴에 달았다는 자조에 머리를 숙이고 사진을 찍었다. 우리의 언어는 이렇게 자랑스럽고 보배다. 우리의 언어가 아니었다면 한류도 없다. K팝도 없다. 지금 세계의 젊은이는 한글을 배우고자 독학을 한다. 나아가서 한국에 와서 한글을 읽히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내부에서는 ‘헬조선’ 같은 언어가 판을 치고, 도를 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자동차 철강 선박 스마트폰 같은 제품과 K팝의 예를 들며 “여러 나라를 방문할 때마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무한한 자긍심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의 경축사의 표현에서만이 아니라 한국인 모두가 한국의 제품과 한국의 스타를 보면서 자긍심을 갖지 않는 사람이 없다. 일부 무능한 정책자나 자존을 지키지 못하는 국민의 인식이 큰 대의를 저버리고 있다.

‘헬조선’ 같은 문제도 대통령이 나서기 보다는 한국의 각종 문인단체들이 나서야한다. 그래야만 구체적인 행동이 된다. 언어는 초등학교에서의 기초교육이 중요하다. 제도적으로 ‘헬조선’ 같이 무절제한 언어사용을 자제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문인 단체가 주최하는 청소년 백일장에서도 나라의 집인 언어 사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언어는 가진 것이 중요하지 않다.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는 일제 강점의 수많은 잔재 언어를 뽑아버리는 작업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