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군자는 자신에게 더욱 엄격해야
<시청앞>군자는 자신에게 더욱 엄격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16.08.1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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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堯舜帥天下以仁(요순솔천하이인)하매 而民從之(이민종지)하고 桀紂帥天下以暴(걸주솔천하이포)하매 而民從之(이민종지)하되 其所令(기소령)이 反其所好(반기소호)면 而民不從(이민불종)하니라.

이 말은 大學(대학)에 나오는 말로서 ‘요와 순이 어짐의 정치로 천하를 통솔하자 백성은 그들을 따랐고 걸과 주가 포악한 정치로 천하를 통솔했어도 백성은 그들을 따랐으되 그들이 내리는 명령이 그들이 좋아하는 것과 상반된 경우에는 백성은 따르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요와 순은 가장 이상적인 성왕으로 오래도록 칭송돼 왔으며 먼 옛날 그들이 통치했던 시절을 요순시대 또는 唐虞之治(당우지치)라고 하여 후대 사람들이 동경하고 꿈 꿔왔던 지상낙원의 시절이었다. 또한 역대의 왕은 요순의 정치를 재현해 요순시대가 다시 도래하게 하는 것이 통치의 최고 목표이자 이상이었다. 반면에 걸과 주는 극악무도한 폭군의 전형으로 걸은 하나라의 마지막 왕이었고 주는 상나라의 마지막 왕이었다. 성군의 전형 요순과 폭군의 전형 걸주를 대비해 윗물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걸주의 경우를 예로 보면 자기들은 포악한 정치를 일삼으면서 백성에게는 공경과 충성을 보이라고 요구했기 때문에 백성은 따르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한 마디의 말이나 한 인간의 행실이 일을 그르치고 나라를 멸망시키는 계기가 되는 바 특히 위정자를 비롯한 지도층들은 명심해 경계해야 할 의미이다.

작금에 들어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인 정운호씨의 구명청탁 로비가 현직 부장판사에게까지 이른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모 지방법원의 김모 부장판사 계좌에 정씨 명의로 발행된 수표 500만원이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당사자가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청탁은 없었다며 부인하고 있다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정확한 진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 사이를 연결해준 성형외과 원장 이 모씨는 김 부장판사에게 전달하겠다며 정씨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원장은 김모 부장판사와 정 전 대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와 외국 여행도 다녀오고 정 전 대표가 타던 외제 승용차를 시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한다. 김 부장판사의 부적절한 처신은 확인된 정황만으로도 지탄받아 마땅하다.

사법부는 그 어떤 곳보다도 고도의 청렴성과 윤리성이 요구된다. 그래야 재판의 공정성이 확보되고 판결의 권위가 선다. 무엇보다 청렴과 중용을 실천해야 할 고위 법관이 비리에 연루됐다는데 대해 우리는 아연해 하지 않을 수 없으며 한 점 의혹 없는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혐의가 드러나면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