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썩어 빠진 기득권층, 테레사수녀를 바라보라
<사설>썩어 빠진 기득권층, 테레사수녀를 바라보라
  • 시정일보
  • 승인 2016.09.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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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김재수 신임 농축산부 장관이 모교 동문 커뮤니티에 청문회과정에서 벌어진 일들이 억울하다며 법적대응의 글을 올려 청문회보다 더 뜨거운 상황이 되고 있다.

같은 시간 바티칸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빈자의 성녀’ 테레사 수녀(1910-1997)를 성인으로 추대했다.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는 10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테레사 수녀가 생전에 보여준 자비는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이 됐다면서 테레사 수녀를 사모했다. 교황은 “나는 그들의 언어를 알지 못하지만 미소를 지을 수 있다”고 테레사 수녀의 발언을 소개하며 “그의 미소를 마음에 담아 전 세계 고통 받는 이들에게 전하자”고 말했다. 시성식을 보러온 신자 수백명은 철야기도를 하며 전날부터 밤새 성베드로 광장을 지켰다.

반면에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갖은 의혹에도 불구하고 농림축산부 장관 자리에 오르게 된 김재수 신임장관이 자신은 이른바 흙수저에 대한 모함과 음해로 몰아 새운 건 지나친 ‘피해자 코스프레‘ 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가 주장하는 지방출신 흙수저 논리의 경북대학교 비하 발언에 국민은 동의하지 않고 있다. 김 장관이 대학을 나온 70년대의 국립대학은 그야말로 명문대학으로 평가를 받았던 시절이다. 경제가 어려웠던 시절의 국립대학은 등록금이 사립대학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인재들은 국립대학을 선호했다. 문교부 장관을 지낸 유기춘 장관은 서울대학교는 서울의 지방대이며 경북대는 경북지방의 지방대학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던 시절이다. 당시는 서울대,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가 명문으로 꼽혔다. 김 장관이 흙수저 논리를 펼치는 것은 비판을 스스로 자초하는 발언이다.

김 장관은 청문회과정에서 용인의 수지구의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전세금 1억9000만원을 7년간 유지했다는 점과 CJ그룹 계열사인 CJ건설이 지은 빌라를 농협에서 대출받아 시세보다 싸게 구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은 김 장관의 청문회에서 불거진 부적절한 전세에 대해 공분을 샀다. 특히 공직자가 90평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에도 국민은 박탈감을 가진다. 야당은 물론 국민은 90평에 사는 김 장관이 흙수저면 국민은 무슨 수저냐고 반문을 하고 있다. 야당은 즉각 해임안을 제출한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야당의 해임안과 국민의 공분, 썩어빠진 기득권 계층에 국민의 여론이 들불과 같이 일어서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청렴한 복지국가 스웨덴도 1700년대까지는 부패한 나라였다. 이 나라의 개벽은 1793년 왕이 살해되고 1809년 정보공개법을 헌법에 넣는 등 기득권 세력의 특권을 없애고 부패를 척결함으로 가능했다. 국민은 김 장관이 기득권 계층의 썩어빠진 하나의 사례라는 여론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썩어빠진 기득권층은 빈자의 중심이 된 성녀 테레사수녀가 19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세계인의 가슴에 뜨겁게 숨 쉬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성찰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