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강진 대비책, 안전 위한 기본부터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사설>강진 대비책, 안전 위한 기본부터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 시정일보
  • 승인 2016.09.22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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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지난 7월5일 울산 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한지 불과 2개월여 만에 이번에는 경주에서 규모 5.1과 규모 5.8의 지진이 연이어 발생해 전국에서 감지될 정도로 충격이 컸다.

이번에 발생한 규모 5.8의 지진은 1978년 우리나라 기상청이 관측한 이후 가장 강력한 것으로 기록됐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는 월성원자력본부에서 27여㎞, 고리원자력본부에서 50여㎞정도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으며 무엇보다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폐기물처리장까지 위치한 원전벨트에서 국내 역사상 가장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금치 않을 수 없다. 그나마 지진이 원전 시설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진 발생 후 신속히 월성 1~4호기의 가동을 곧바로 중지시킨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한 조치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번 지진에서 보듯 전반적으로 총 점검해야 할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돼 충격을 주고 있으며 우리의 지진대응시스템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할 정도로 그 민낯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싶다. 규모 5.8의 강진이 전국을 강타했지만 정부 대책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으며 지진 발생에 대한 사전 예고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사후 대응 역시 일관된 매뉴얼에 따른 대비책도 없이 안일할 뿐만 아니라 허둥대기 일쑤였다.

이번 지진에서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인 국민안전처는 첫 지진이 발생한 지 9분이 지난 뒤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고 대다수 국민은 그조차도 받지 못했으며 안전처 홈페이지는 90분가량 서버가 다운돼 아예 접속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는 지진 발생 후에도 기존 오락 프로그램을 그대로 내보내고 있었다.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완전 시정돼야 한다. 또한 전국의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시설물의 보강 필요성 등 경주 연쇄 강진으로 인해 지진 무방비 모습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셈이다.

이번 사태에서 보듯 현재 우리 재난 방재 시스템을 기본부터 총체적으로 점검해 새롭게 짜는 전면적인 대책 마련이 급선무라 생각된다. 자연재해는 완전 막을 수는 없지만 철저히 대비하면 그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다.

그간 우리나라는 일본 등 지진이 잦은 환태평양 불의 고리 지역에서 비켜나 있어 대형 지진의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안일하게 대처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한반도도 결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아울러 지진 관측과 분석, 활성단층의 분포도 등 한반도 지질 전면 재조사를 비롯 내진설계 및 보강 계획의 적극적인 추진과 조기경보·비상체계 구축, 주민 대피 계획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비상대책 매뉴얼을 마련, 시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