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구당 전기료 폭탄으로 성과급 잔치라니
<사설>가구당 전기료 폭탄으로 성과급 잔치라니
  • 시정일보
  • 승인 2016.09.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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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일반적으로 공기업이 성과급을 듬뿍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경영을 잘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전의 성과급 잔치의 일등공신은 일반 가정의 전기료 폭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원유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요금을 내리기는커녕 국민에게 실제로 사용하지도 않은 살인적 누진세를 물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전의 영업이익은 11조3467억원으로 전년도보다 96.1% 증가했으며 금년 상반기만 작년보다 46% 증가한 6조3097억원에 이른다. 이는 하루에 347억원꼴로 영업이익을 올린 셈이다. 한전과 발전 자회사들의 영업이익률이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를 추월하는 웃지못할 기현상이 벌어졌다.

사용하지도 않은 가정용 전기료를 누진세란 명목으로 성수기에 마구 거둬들여 엄청난 수익을 올린 한전이 과연 공기업이 맞는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한전은 독점적 지위를 악용, 경영흑자를 냈다고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1인당 평균 1720만원씩 모두 3550억원의 성과급을 나눠 가졌다고 한다.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라도 있다면 전기료 폭탄으로 거둔 흑자를 성과급으로 책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렇듯 한전이 성과급으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사이 일반 서민들은 전기료 폭탄으로 살인적 고지서를 받아든 채 한숨만 내쉬며 탄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싶다.

성과금은 올 여름 찜통 더위 속에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누진제 요금이 겁이 나서 에어컨 켜는 것을 노심초사하며 가슴 졸인 서민들로부터 성과급을 강제 징수한 것이나 다름없다.

한전의 성과급 잔치는 경기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국민을 실의에 빠지게 하고 있으며 국민 호주머니를 털어 그들만의 배를 불린 것이 결코 경영 혁신일 수 없다.

결국 서민들은 생존 차원에서 냉방 기구를 쓴 것이 죄(?)가 돼 최대 11.7배의 징벌적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꼴이 됐다. 작금의 한전의 성과급잔치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고 싸늘하기만 하다는 사실을 직시, 자발적으로 성과급 액수를 삭감하거나 반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도리라 생각된다.

차제에 정부는 공기업의 독과점적 지위를 악용, 국민에게 요금을 덤터기 씌운 결과가 경영 성과로 둔갑하는 현실이 결코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 국민 누구도 납득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경영실적 평가와 성과급 기준을 조속히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차제에 정부는 전기요금 누진제를 현실에 맞도록 합리적인 전기요금 개선책을 마련, 시행해야 하며 임기응변식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공기업들의 과도한 성과급이 합당한지도 이번 기회에 심각하게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