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자신의 능력에 맞는 벼슬이라야 민폐 안 끼쳐
<시청앞>자신의 능력에 맞는 벼슬이라야 민폐 안 끼쳐
  • 시정일보
  • 승인 2016.09.2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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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子張學干祿(자장학간록) 子曰(자왈) 多聞闕疑(다문궐의) 憤言其餘(분언기여) 則寡尤(즉과우) 多見闕殆(다견궐태) 憤行其餘(분행기여) 則寡悔(즉과회) 言寡尤行寡悔(언과우행과해) 祿在其中矣(녹재기중의).

이 말은 論語(논어)에 나오는 말로써 ‘자장이 벼슬을 얻는 법을 배우려고 하였다. 공자가 말씀하셨다. 많은 것에 귀를 기울여라. 그리고 납득이 안 가는 것은 가만두고 그렇지 않은 것을 신중히 말하라. 그리하면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적다. 많은 것을 보라. 그리고 모호한 것은 가만두고 그렇지 않은 것을 행동에 옮겨라. 그리하면 후회하는 일이 적다. 말에 허물이 적고 행동에 뉘우침이 적으면 벼슬은 저절로 그 가운데서 생기게 마련이다’라는 의미이다.

자장학간록에 학은 거의 問(문)과 같다. 史記(사기) 仲尼弟子列傳(중니제자열전)에는 學(학)이 問(문)으로 되어있다. 干祿(간록)은 원래 詩經(시경) 대아 한록편과 가락편에 나오는 말이다. 거기서 干(간)은 求(구), 祿(녹)은 福(복)의 뜻이다. 見(견)도 聞(문)도 다같이 疑(의)와 殆(태)를 결한다. 그것을 두구로 나누어 표현하고 있다. 수사상의 구성이다. 궐의 궐태하기 위해서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확고해져 있어야만 한다.

작금에 들어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실이 입수한 산업부의 ‘공공기관 인사채용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인사채용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빗발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추문에 연루된 산하기관이 17개나 된다는데 대해 우리는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예비합격자 순위를 조작해 최종합격자를 임의 변경했는가 하면 대한석탄공사는 구체적 전형절차나 심사방법을 공개하는 대신 전형별 일정만 공개했고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채용절차 진행 도중 합격기준을 바꿨다고 한다. 이는 모두 반칙이다. 이번 산업부 보고서는 지난해 10월12일부터 한 달 반 동안 벌인 17개 산하기관 실태 점검을 통해 나왔다.

산업부가 점검한 것은 스스로 원해서가 아니라 국무총리실 지시에 떠밀려서였다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 선을 넘는 부정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된 것도 놀랍지만 점검 대상 기관 모두에서 지적사항이 나온 것은 더더욱 놀랄 일이다.

이런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일자리가 없어 속앓이를 하는 전국의 수많은 젊은이와 부모가 신의 직장 관문에서 빚어지는 반칙을 어찌 볼지는 불문가지라 생각된다. 차제에 정부는 범정부 차원에 인사 채용의 정의를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총체적 점검으로 진상 파악을 실시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