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여야 협치로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기자수첩>여야 협치로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 정칠석
  • 승인 2016.09.2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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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거대 야당이 여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하자 새누리당은 국정감사를 비롯한 모든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며 정국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은 “임명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장관에게 직무능력과 무관하게 해임을 건의했다는 점 등을 감안해 대통령은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이 사실상 해소됐는데도 야당이 해임건의안을 가결시킨 것은 해임건의의 형식과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정치공세라고 판단하고 있다.

해임건의안은 말 그대로 건의일 뿐이며 대통령이 이를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이번 해임건의안은 본회의 처리 시 발생한 이른바 차수 및 의사일정 순서 변경 등 문제가 없지 않다.

국회법 규정대로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 단체 간 협의 절차를 준수했느냐도 논란의 여지가 있어 위헌적 결의라는 시비를 면키 어렵게 됐다. 물론 해임건의 요건이 헌법에 명시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관의 직무수행이나 태도가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거나 정책 수립과 집행 시 중대과실을 범하는 등의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장관 임명 후의 문제가 있어야 해임건의가 가능하다”며 당초 발의에 동참하지 않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나 야당이 해임건의서에 기재한 해임 사유는 직무 수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수신제가에 실패한 인물이며 모독적 표현으로 국회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문회에서 제기된 황제 전세, 특혜 대출, 친모 방치 등은 상당 부분 오해였음이 드러나 해명이 됐다. 그런데도 강행한 것은 ‘기분 나쁘니 해임하라는 식’(?)의 다수야당의 횡포가 아닌가 싶다. 이렇듯 20대 국회가 출범한지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새 정치에 대한 국민 기대를 저버리며 실망과 실소를 자아내게 하고 있다.

총선의 민의였던 협치는 온데 간 데 없고 여야 극한 대립으로 치달으며 역대 최악의 오명을 쓴 19대 국회보다 더 못하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작금의 우리나라는 엄청난 청년실업률과 12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 해운·조선 구조조정 등 경제 현안, 경주 지진 대책 등 민생현안과 북한의 6차 핵실험 징후 등 안보 위기가 팽배한 상황에서 정쟁으로 인해 국정이 발목 잡히는 형국을 맞고 있어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현 시국을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처리해도 모자랄 판에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있으니 국민들의 탄식만 저절로 나올 뿐이다. 국회는 하루속히 정신 차려 4.13 총선의 민의였던 여야 협치로 돌아가 진정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