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 걷기와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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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정일보
  • 승인 2016.10.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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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철 교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하루 한시간 빠른 걸음 걷기
뛰는 것보다 건강에 효과적
새벽ㆍ아침보다 오후시간 추천

폐경기 여성 한두시간 걷기
유방암 발병률 14% 낮아져

[시정일보] 이제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파란 하늘과 따스한 햇살아래 가을의 청취가 물씬 풍기는 계절이 왔다. 시원한 바람과 단풍이 물든 산의 풍경을 보며 산책을 즐기는 것도 무더위와 스트레스에 지쳤던 마음을 회복 시키며 건강을 지키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운동효과를 내려면 흔히 걷기보다는 뛰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빠른 걸음으로 걷기만 해도 건강에 매우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평소 하루에 1-2시간씩 걸으면 뇌졸중, 암,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 발생을 낮추고 기대 수명은 늘어난다. 뿐만 아니라 걷기는 지방연소를 도와 체지방을 감소시키고, 근육을 강화시킨다. 그리고 긴장완화, 스트레스 감소, 그리고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하루에 한 두 시간 걷는 생활 습관은 쉽고 간단하면서도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는 물론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운동이 되는 걷기의 중요한 요소는 걷는 속도와 시간이다. 즉 걷기가 운동이 되려면 다소 숨이 찰 정도의 속보로 걷는 것이 좋다. 그리고 시간은 30분이상 한 두 시간 정도를 일주일에 5일 이상 가능하면 매일 걷는 것이 좋다. 자세를 바르게 하고 온몸의 근육을 사용하여 걷는 것도 신체의 유연성과 운동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폐경기 여성 중 하루에 한 두 시간씩 걷는 사람은 유방암의 발생이 14% 낮아지고, 성인남자는 하루에 1-3시간 걷기를 하면 뇌졸중의 발생이 37%-64% 낮아졌는데, 이러한 효과는 걷기를 많이 할수록 강하게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서도 규칙적인 걷기 운동은 심혈관계 질환과 암의 발생을 각각 30% 정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증과 치매의 예방과 치료 효과도 있는데, 규칙적인 걷기를 하는 사람은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용적이 증가하고 인지기능과 삶의 질이 향상되며, 우울증의 개선 효과도 약 26% 있었다.

걷기는 중력을 받는 체중 부하 운동이기 때문에 뼈에 자극을 주어 뼈를 만들어 주는 조골세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뼈를 단단히 해 준다.

야외에서 걷는 도중 햇볕을 쬐면 피부에서 비타민D가 생산되므로 장내 칼슘 섭취가 많아져 뼈가 튼튼해진다. 또한 걷기는 전신 근육을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근육강화에 매우 효과적이다.

전신근육의 약 80% 정도를 강화시키는데, 특히 걸을 때 주로 사용하는 근육 중 약 30% 정도는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인데 꾸준한 걷기는 이들의 근육을 강화시킨다. 이들 근육은 대개 허리부터 하지에 3/4나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낙상과 골절의 위험을 줄여 준다.  

다른 운동에 비해 걷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개인의 특성이나 병력에 따라 걷는 시간이나 강도, 그리고 준비를 달리해야 한다.

노인들의 경우 이런 저런 이유로 걷기를 불편하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걷기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병이 있는 분들도 걸을 수만 있다면 적당한 강도로 걷기를 하면 질병의 치료와 예후에 좋은 영향을 준다. 처음 걷기를 시작할 때는 30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가볍게 하고, 그 이후 서서히 걷는 시간의 자신의 상태에 맞추어 늘려가는 것이 좋다. 새벽이나 아침보다는 오후에 걷는 것이 좋다.

노인이나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운 날에 탈수가 되지 않도록 걷기 운동 전후에 충분한 수분섭취가 필요하고, 심혈관계 질환 병력이 있는 분들은 아주 추운 날 아침 밖으로 나가면 갑자기 혈관이 수축되어 질병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걷기운동을 삼가야 한다.

그리고 걷기 도중 가슴, 목, 어깨, 팔에 통증이 있거나, 어지럽고, 메스껍고, 식은땀이 나거나 근육의 경련이 있을 때는 즉시 걷기를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 진찰과 검사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이나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특히 발을 잘 지지해주고 편안한 신발을 신고 걷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걷기 전후에 약 10-20분씩 준비 운동으로 몸을 풀어 주는 것이 신체 손상을 줄일 수 있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가 기술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전신운동으로 뇌기능 향상부터 전신의 근육의 강화와 정서적 안정을 줄 수 있는 좋은 운동법이다. 올 가을 걷기 운동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즐거움으로 활력 넘치는 삶이 있기를 기대한다. <대한노인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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