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앞>세력있는 자들의 횡포를 막아야
<시청앞>세력있는 자들의 횡포를 막아야
  • 시정일보
  • 승인 2016.10.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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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일보]禁暴止亂(금포지란) 所以安民(소이안민) 搏擊豪强(박격호강) 毋憚貴近(무탄귀근) 亦民牧之攸勉也(역민목지유면야)

이 말은 牧民心書(목민심서) 刑典六條(형전육조)에 나오는 말로써 ‘횡포를 막고 난동을 금지하는 것은 백성들을 편히 살게 하는 바탕이니 호강한 자들을 누르고 귀족의 측근들을 두려워 하지 않는 것 또한 백성을 기르는 사람이 꾸준히 힘써야 할 바이다’라는 의미이다.

호강한 자들의 무리는 모두 일곱 부류가 있는데 貴戚(귀척), 權門(권문), 禁軍(금군), 內臣(내신), 土豪(토호), 奸吏(간리), 遊俠(유협)이 그것이다. 무릇 이 일곱부류의 족속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고 억눌러 백성들을 편하게 살게 해 줘야 한다. 후한 때에 동선이 낙양령이 됐는데 호양공주의 종놈이 사람을 죽이고 공주의 집으로 숨어버리자 동선은 공주가 외출하기를 기다렸다가 그 수레에서 종놈을 끌어내려 쳐 죽였다. 임금이 동선으로 하여금 공주에게 사죄토록 했으나 따르지 않자 강제로 그의 머리를 숙이려 함에도 끝내 듣지 않았다. 임금이 ‘강항령을 풀어 보내도록 하라’하고는 오히려 돈 30만전을 하사하니 이로 인해 토호들과 교활한 자들이 벌벌 떨며 동선을 누워있는 호랑이라고 불렀다.

작금에 들어 제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야당의 김재수 농림수산부 장관 해임건의안 단독 처리로 여당이 국감을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시작부터 파행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 국감도 민생과 정책은 뒷전이고 미르·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공방에만 매달려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국감이었지만 막말과 고성, 정회로 점철된 파행의 늪에서 허우적대기 일쑤였다.

정쟁으로 얼룩진 과거 관행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했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국정감사는 헌법 제61조 ‘①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 것처럼 국민을 대신해 국회의원들이 철저히 감사해 잘잘못을 따져야 한다. 그러나 작금의 국회는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국민이 위임해 준 책무를 등한시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대해 국회의장은 물론 여야 대표들은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목민심서에 제시한 것처럼 세력 있는 자들이 준동하고 마음대로 재단해 횡포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두 눈 부릅뜨고 감사를 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정쟁으로만 허송세월만 보냈다는데 대해 우리는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으며 국감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을 위정자들은 직시해 정신 차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