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
기자수첩/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
  • 李周映
  • 승인 2016.11.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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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기자

[시정일보 이주영 기자]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의견이 묵살되고 무시당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었을 것이다. ‘제 의견도 들어봐 주세요’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어른들에게 뭔가를 이야기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는 어른에게 ‘대들고 말대꾸하는 되바라진 아이’라는 인식이 크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다짐하곤 했다. ‘내가 어른이 되면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으로 행동하지 말아야지...’

최근 이런 아이들의 인권과 인격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아동친화도시 인증이라는 소식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성북구가 전국 최초로 유니셰프에서 인증하는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았고, 도봉구는 유니세프가 정한 아동친화도시 10가지 원칙을 조건 없이 모두 통과했다는 소식이 지난주에 전해졌다. 특히 도봉구의 아동친화도시는 ‘아동의 참여로부터’ 완성된다는 생각으로 아동ㆍ청소년 희망위원회 운영, 아동총회, 혁신교육지구 사업 청소년 토론회, 청소년 축제 ‘도발’ 등을 운영하며 아이들의 생각을 구정 곳곳에 반영하고 있다.

노원구에서도 2017년 아동친화도시인증을 목표로 구의 행정 업무 추진 과정에 아동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정책과정 전반에 아동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과 정책을 진행중이다.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아동이 행복한 도시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약자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 있어 성숙한 시민사회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기쁜 일이다.

그러나 현실 속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들여다보면 아이들이 스스로의 의사를 표현하고, 맘껏 뛰어놀며,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는 지 의문이다.

대입 입시전쟁에 휘둘려 초등학생 때부터 학교와 학원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진심으로 다가설 수 있는지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것은 지나친 우려일까. 교육제도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소리로 들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아동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고, 공부의 압박을 벗어나 행복한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아동친화도시는 매우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서울시 교육청과 몇 개의 자치구가 방과후 학교를 마을에서 책임지는 마을 방과후 학교를 위한 협약식을 체결한 것 또한 반가운 일이다. 아이들을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함께 하는 작은 발걸음부터 시작한다면 진정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가 생각보다 더 빨리 올 것이다.

아동친화도시 인증은 아동과 어른이 어우러져 함께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이 시작이 결국은 아이들이 활짝 웃는 세상을 만들어 낼 것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