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
특별기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
  • 시정일보
  • 승인 2016.12.0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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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광 선일 스님 법명사 주지
   
 

[시정일보]한해가 가는 길목에 서서 또다시 뜨거운 지구의 모습들을 바라보니 매년 그렇듯이 대형사건의 연속이었습니다. 첫 번째가 전쟁과 테러의 희생, 두 번째가 행복을 찾아 떠나는 수많은 난민과 그들의 죽음, 세 번째가 자연의 피해와 지진과 태풍으로 인한 죽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국의 땅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남북갈등, 여야간 정치싸움과 권력형 비리, 교통사고와 화재사건, 사기행각, 사이비종교의 피해, 살인과 폭력, 자살 등입니다.

이런 세상의 어두운 면은 인간의 마음속에 뿌리박힌 삼독심의 어리석음에서 비롯된다고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탐진치 삼독심은 세가지 무서운 독과 같은 마음으로서 삼독이란 탐욕(貪慾)과 진에(瞋 )와 우치(愚癡)를 가리킵니다.

탐욕은 본능적 욕구를 포함해서 탐내어 구하는 것을 말하고, 진에는 뜻에 맞지 않을 때 일어나는 증오심이나 노여움이며, 우치는 탐욕과 진에에 가려 사리분별에 어두운 것을 말합니다.

결국 세상은 이 세가지를 버려야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 자신의 욕망을 비우지 않고는 평화를 얻을 수 없고, 남에 대한 자비심과 사랑이 아닌 증오심이나 화는 결국 자신을 망가뜨리고 사회와 세상을 혼란으로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세상은 인연으로 만들어지고 자신이 지은 업에 의해서 태어난다는 이치를 믿지 않고 어떤 신이나 절대 존재에 의해 창조된다는 것은 우치 즉 어리석음이라고 봅니다.

만약 세상을 싸우지 않고 서로 존중하는 아름다운 국토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해답은 많은 경전에서 설했습니다. 특히 유마경 불국품에 “만약 보살이 정토 즉 맑은 세상을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그 마음을 맑게 해야 한다. 그의 마음이 맑음에 따라서 불국토도 곧 맑아지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전쟁과 테러,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 남을 속이고, 비방하고, 살인과 폭행과 마약과 쾌락으로의 질주를 막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쉼입니다. 잠시 나 자신을 쉬어야만 삼독심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마치 질주하는 자동차가 휴게소에 잠시 머물 듯 우리도 몸과 정신을 잠시 쉬고 맑은 마음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세상이 맑아진다고 경에서는 말씀하십니다. 모두 어렵지만 작은 욕망의 유혹이라도 잠시 벗어나야 합니다.잡아함경> 제50권 1338.화경(花經)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어떤 비구가 눈병을 고치려고 파드마꽃이 핀 못 곁으로 가서 바람받이에 앉아 꽃향기를 맡고 있었습니다. 그때 못을 맡고 있는 천신이 나타나 소리쳤습니다.

“왜 꽃을 훔치는가? 너는 곧 향기를 훔치는 도적이다.”

“다만 꽃향기를 맡을 뿐인데 도적이라 하다니, 너무 심하지 않소?”

비구가 묻자 천신이 대답했습니다.

“주지도 않는데 스스로 가지니, 너는 진실로 꽃향기를 훔치는 도적이다.”

그때 어떤 장정이 꽃의 뿌리를 캐어 무겁게 지고 갔습니다. 그 모습을 본 비구는 다시 항의했습니다.

“꽃을 뿌리째 뽑아 가지고 가는 사람도 있는데, 어찌해 저 사람은 막지 않고 나더러 꽃향기를 훔친다고 하는가?”

그러자 천신이 게송으로 답했습니다.

“검은 옷은 먹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법, 구태여 그에게 말해서 무엇하리. 흰 비단은 파리 발자국으로도 더럽혀지네. 마치 먹으로 흰 구슬에 점찍듯 밝은이에겐 작은 허물도 잘 나타나네. 비록 작더라도 모조리 나타나네.”

이것은 수행자란 청정하고 수승한 도를 닦는 사람이므로 작은 허물도 갖지 말라는 경계의 말씀입니다. 작은 허물이라도 업을 짓지 않는 방법은 일체를 놓아 버리는 것인데 그런 수행을 하도록 우리 불교에서는 하안거 3개월, 동안거 3개월의 기간을 둡니다. 이때 모든 것을 중단하고 참선 정진하거나, 염불수행, 독경과 108배 절이나, 명상의 시간 등으로 나 자신을 바로 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신도 여러분, 이번 겨울 동안거 삼동결제 백일기도에 모두 참석하셔서 “이 뭣고” 화두를 가지고 요동치는 이 마음의 실체를 찾아가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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